(사진 = 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 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사진 = 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 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혁신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본질을 묻고 현실을 생각해 보니 혁신은 참으로 귀찮고 피곤한 것이다. 기존의 관행과 습관이 혁신에 수반되는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통계적 증명이나 학문적 분석이 없더라도 인간의 본능은 변화를 거부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혁신은 분명 도전할 가치가 있다. 익숙한 것에서 오는 안정감과 편안함은 꿀맛 같지만 동시에 밋밋한 것이기에 절대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발전이 없는 사람을 "매력이 없다~"라고 표현하는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전환 성공하려면... 강력한 '리더십' 필요

디지털 기술은 새롭고 빠른 데다 변화의 주기도 짧다. 이런 특성이 디지털 혁신으로 나타난 결과가 4차 산업혁명이다.

지금까지 변화란 선택의 문제이고 그 결과가 미치는 영향도 대부분 크지 않았다. 반면 기존 산업의 경계를 흔들고 뉴노멀과 함께 찾아온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혁신은 기업과 조직의 생존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변화를 거부하는 기존 관행과 습관을 이겨내고 기업이 혁신과 발전으로 나아갈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답이 있다. 기업이 가진 유무형의 요소들을 디지털 기술과 융합해 조직을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운영 방식과 서비스 등을 혁신하는 것이다.

IT 시대는 통합이 답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ICT 시대는 '융합'이 대세임이 분명하다. 참고로 필자는 ICT를 정보통신기술로 읽지 않고 정보융합(Convergence)기술로 읽는다.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방법은 그 기업의 형태와 속한 산업군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만약 디지털 전환을 단순히 추진하는 것을 넘어 성공에 이르기를 원한다면 강력한 리더십, 기존 조직원과의 협력 및 공유,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이 중 강력한 리더십 즉, 디지털 리더십은 디지털 전환과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스타벅스는 디지털 리더십을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때 스타벅스는 내·외부적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자사의 핵심 가치인 커피의 생산, 공급, 제공(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했고 외부적으로는 저가 커피를 앞세운 다수의 경쟁업체가 등장하며 위기의식이 가중됐다.

이때 스타벅스는 적극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많은 진통이 있었지만, 스타벅스의 핵심가치에 집중하기 위한 CEO의 강력한 리더십과 이를 뒷받침하는 디지털 기술의 조력이 있어 지금의 성공에 이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성숙도에 따른 초기-개발-성숙 과정에 이르는 단계적 측면이 중요 

MIT(SMR)와 Deloitte가 함께 전 세계 117개국 3,500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 혁신에 적응하기 위한 기업의 준비 정도’에 관한 조사 보고서를 보면 디지털 리더십이 디지털 전환의 성공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디지털 혁신 추진 시 전사 차원의 대규모 혁신보다는 경영진의 지원 하에 단위 조직, 업무 기능 단위의 단계별 혁신이 성공 확률을 높인다는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업의 소통과 협업 도구인 그룹웨어 도입 과정과 유사하다.

그룹웨어의 경우 보통 전사 차원에서 추진하기 때문에 구축 이후 안정 단계를 거쳐 성숙 단계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아울러, 그룹웨어와 같은 전사대상 적용, 구축 솔루션은 도입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데이터가 쌓이는 시점에 도입 효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디지털 전환 역시 전사 차원의 프로젝트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진이 주도하는 단계별 접근법이 유효한 이유를 쉽게 수긍할 수 있다.

보고서는 디지털에 의한 전략적 혁신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응답자들은 대부분(85%) 디지털 비즈니스가 기업의 성공에 중요한 요인임을 인식하고 있으나, 단 25%만이 자사가 디지털 성숙 단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나머지는 디지털 초기 및 개발 단계라고 응답했다. 디지털 성숙 단계에 있는 기업은 ICT기술 도입 등 기능의 수준이 아닌 디지털에 의한 전략적 혁신의 중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때 디지털 혁신 '성숙단계'에선 조직 관리 구조 및 관행이 성공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비중이 30~40%로 나타났으며, 디지털 혁신 초기 '추진단계' 기업에선 60~70%로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조직 문화 측면에서 디지털 혁신이 성공하기 위한 요소로서 변화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실패를 용인하며, 실험적인 시도를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며 기업의 디지털 성숙도에 따른 초기-개발-성숙 과정에 이르는 단계적 측면이 왜 중요한지 충분히 알게 됐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계획오류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계획오류란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목표를 세웠다가 이루지 못하고 끝내거나, 계획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치르는 것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스스로의 능력을 과대평가해 미래의 계획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세울 때 발생한다.즉, 혁신을 추진하는 모든 과정에는 '계획오류'가 포함돼 있으며 계획오류는 적용-구현 단계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실행하면서 수정/보완 하는 단계로서 실수나 실패로 인정하면 안 된다.   

그렇게 계획오류가 진로를 수정해 가며 배우는 과정이란 점을 깨닫는다면 크게 두려워할 요소는 아니다. 낙관적 사고와 현실적 사고를 병행하며 본질을 묻고 현실을 생각하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혁신의 방법으로 디지털 전환은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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