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문기봉 아세안비즈니스센터 대표 / 국제관세무역자문센터 이사)
(사진 = 문기봉 아세안비즈니스센터 대표 / 국제관세무역자문센터 이사)

2021년은 신축년으로 소의 해 입니다. 소의 걸음걸이는 느리고 둔하게 보이지만 기회가 오면 큰 힘을 발휘하곤 합니다. 느리지만 의미있는 큰 걸음을 걷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2021년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고려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포인트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미국시장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통상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2017년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미국이 주도한 메가 FTA인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의 탈퇴를 선언함에 따라 TPP에 가입한 동남아시아 4개국(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및 베트남) 중 특히 베트남의 경제가 영향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다자무역협정을 중시하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음으로 인해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도반자협정(TPP, 미국 탈퇴 이 후 TPP는 명칭이 CPTPP로 변경됨) 복귀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국가 중 TPP에 가입한 4개국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자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2021년 1월 미국의 FTA 정책은 큰 변화가 예상되고, 동남아시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아세안 10개국 중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의 경제 성장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현재까지 코로나 방역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 8월 EU와 FTA 협정 발효로 인해 EU 시장 확대를 위한 디딤돌을 놓은 바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이 CPTPP에 복귀하게 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입니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을 피해 중국 기업 및 중국에 투자한 외국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2021년 1월25일 개막되는 제13대 베트남 공산당 전국대표자대회(전당대회)에서는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정치권의 안정적인 세대교체와 함께 베트남 경제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 입니다.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는 농업, 관광 서비스 및 노동 집약적 제조업을 근간으로 경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4차산업이 동남아시아 경제의 한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글로벌이 주시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Grab 및 인도네시아의 Go-Jek은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기업 가치가 100억불 이상인 기업)의 반열에 접어 들었습니다.

중국의 알리바바가 인수한 전자상거래 기업인 Lazada도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도 웨이브머니(Wave money)라는 송금 전문 핀테크가 급성장 하고 있으며, 태국에 진출한 라인(Line)은 태국 메신저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핀테크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가난과 저개발의 상징이었던 동남아시아가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인터넷 경제는 2020년 1,000억달러를 넘어섰고, 2025년까지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인터넷 경제를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2015년 아세안 경제 공동체 출범으로 인해 역내 경제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상품, 인력 및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선적으로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아세안에서 만들어진 상품이 아세안 역내로 수출될 경우 대부분의 관세 장벽이 사라졌습니다. 비관세 장벽도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상품의 이동을 돕기 위한 아세안의 연계성도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아세안 경제 공동체에 대한 이해가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해 경쟁환경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같은 상품을 태국에서 생산해서 무관세로 베트남에 수출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상품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침체를 경험하고 있으며 2021년에도 코로나가 어떻게 경제에 영향을 미칠지 미래 전망이 불투명합니다. 주력산업의 하나인 관광업의 전망이 아직은 부정적이고,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는 외화수입도 코로나로 인해 줄어들고 있습니다.

노동집약산업도 코로나가 확산되면 가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코로나에 매우 취약합니다. 2021년에도 코로나 확산이 지속된다면 큰 경제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코로나 방역과 백신 보급 현황을 면밀하게 점검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오랜 식민지 지배를 당하고, 전쟁과 천재지변으로 인한 고통, 최근 들어서는 외환위기를 혹독하게 겪으면서도 중국, 인도와 함께 글로벌 경제 성장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2021년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로 인한 위기를 잘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딛게 될 것을 기대해 봅니다.

 

문기봉 대표

국내의 대표적인 아세안비지니스 전문가이다. 종합상사인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에서 근무하였으며 한-아세안센터 경제협력 총괄 부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아세안비지니스센터 대표이며 국제관세무역센터(ICTC)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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