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쇼피파이)
(사진 = 쇼피파이)

쇼피파이(Shopify)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2월 10일 종가 기준으로 약 193조원의 시가총액을 가진 이커머스 플랫폼 회사가 되었다. 무엇이 쇼피파이(Shopify)가 이미 전세계 1위 사업자임에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 세계의 투자자들을 기대하게 하는 것일까? 필자는 쇼피파이(Shopify)가 이커머스 사업자들에게 플랫폼 및 연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업이면서 글로벌 유통까지 확장이 가능할 수 있는 드랍쉬핑(Drop Shipping) 영역에서 글로벌 1등이라는 점이 미국내 경쟁사인 빅커머스(Bigcommerce)나 일본의 베이스(Base), 한국의 카페24(Cafe24) 등과는 크게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드랍쉬핑(Drop Shipping)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소매업자가 재고를 보유하지 않고, 소비자가 주문을 한 뒤에 공급자에게 구매자의 주소로 직접 배송을 의뢰하는 유통의 한 형태인데, 꽤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확실한 영역을 차지하기는 어려웠다. 우선 소매업자가 공급업자의 재고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고, 무재고 판매라는 특성 때문에 공급자들이 낮은 가격을 제공하지 않고, 상품 정보를 공급자에게 받아서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스토어에 등록하는데에 많은 시간이 들었기 때문에 드랍쉬핑(Drop Shipping)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 = 오벨로)
(사진 = 오벨로)

그런데, 이 어려운 드랍쉬핑(Drop Shipping) 비즈니스 영역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사례가 등장했으니 그 회사가 바로 오벨로(Oberlo)다.

오벨로(Oberlo)는 2015년에 설립된 리투아니아의 스타트업으로 초기에는 쇼피파이(Shopify)에서 드랍쉬핑 앱(Drop Shipping App)을 제공했는데, 쇼피파이(Shopify)에 인수된 뒤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오벨로(Oberlo)의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히 중국의 해외 판매 마켓플레이스인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com)에 있는 상품을 이용자의 쇼피파이(Shopify) 스토어에 쉽게 등록하게 도와 주는 것에서 시작했다.

쇼피파이(Shopify) 스토어에서 판매가 되면 오벨로(Oberlo)가 주문을 알리익스프레스로 전송하고, 알리익스프레스의 각각의 판매자는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국제 배송을 한다.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난이도가 높지 않은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지만 오벨로(Oberlo)는 쇼피파이(Shopify)의 자회사가 되었기 때문에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갖게 되었고 2017년에 7천만건 이상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주문을 처리했다. 그런데, 2019년 이후 부터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느린 배송으로 인한 한계를 해결하고자 공급자들을 직접 자기 플랫폼에 입점시키고 있고, 물류에도 일부 개입을 하기 위한 준비를 중국에서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주목해보면 쇼피파이(Shopify)의 한국 시장에의 침투 방법론을 예상해볼 수 있다.

한국은 직구 구매력 기준 전세계에서 상위 국가이지만 동시에 몇 안되는 제조 기반의 공급 국가이다. 아마존 코리아가 한국에 진출해서 수년째 해오고 있는 것은 한국 제조사, 브랜드, 셀러들을 아마존 플랫폼에 입점시켜서 아마존의 상품 공급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취하는 것임을 볼때, 쇼피파이(Shopify) 한국지사에서의 역할도 비슷한 것이 요구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드랍쉬핑(Drop Shipping)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한국발 공급은 매우 성공 가능성이 높은데 그 이유는 상품이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드랍쉬핑(Drop Shipping) 비즈니스를 리드하는 플랫폼들은 중국 기업들이거나 중국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패션 상품이나 화장품을 오벨로(Oberlo)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의 쇼피파이(Shopify) 스토어 기반 리셀러들이 판매를 한다고 하면, 역직구 시장 규모에 큰 변화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이베이나 아마존과 달리 오벨로(Oberlo)를 통한 판매는 결제나 언어 문제로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국가들로 판매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랍쉬핑(Drop Shipping) 모델은 현지 언어로 현지인들이 고객 대응을 하면서 현지 통화로 판매를 하기 때문에 다수의 리셀러 스토어가 존재하고, 결제, 물류가 완성이 되서 가격 경쟁력과 배송 속도가 개선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모델로 평가할만하다. 아무리 직구가 편해 졌다고 해도 한국 소비자들에게 아이허브보다는 쿠팡에서 구입하는 것이 더 편리한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며, 그 결과가 시장 진출 3,4년만에 쿠팡의 로켓직구 판매건수가 아이허브의 3배이상 성장으로 나타난 것이다.

한국시장에는 카페24라는 절대 강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쇼피파이(Shopify)가 일본에서 하는 것처럼 로컬 마켓에서 경쟁을 해서는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단순히 원화 결제PG사를 붙이는 것 만으로 한국의 독특한 이커머스 환경에서 이질감을 주지 않고 시장에 침투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급 측면에서 한국의 기업들에게 오벨로(Oberlo)를 적극 연결하는 영업을 하는 B2B사업에 집중한다면 한국 회사들의 신규 쇼피파이(Shopify) 스토어 갯수가 늘어나는 성과는 미미하겠지만 기존의 오벨로(Oberlo) 유저들을 통한 유통액이 크게 늘어날 수 있고, 미국에서 파일럿으로 시작한 쇼피파이 풀필먼트(Shopify Fulfillment)까지도 진화할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태계 구축을 통해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장기적으로 로컬 쇼핑몰 솔루션 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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