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한국 수출이 폭발적으로 신장, 미국 경기의 활황, 모건스탠리 올해 8% 성장 예측 
소비지에 공장을 세우는 새로운 글로벌 체인 현상에 주목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최근 사단법인 도전과나눔 조찬 강연에서 무역협회 최용민 국제무역연구원장의 강연이 큰 관심을 끌었다. 앞으로 전개되는 무역의 질적 변화와 디지털이 가져오는 글로벌 공급 체인의 변화에 대한 내용을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실제로 디지털 기술이 가져오는 양극화 현상을 설명했다.

▶ 중국·한국 수출 초호황, 미국경제 사상 최대 활황

최용민 원장은 현재 코로나 팬데믹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중국은 1, 2월달 일일 수출액이 60% 이상 신장하고 한국도 2월 수출실적의 경우 일일 25% 이상 증가하는 등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도 8% 성장을 예상하고 있고, 보수적인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파월 의장도 2021년 미국 경제 성장률을 6.5%로 예상하며 낙관론을 발표했다.

미국은 2020년에 -3.5%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를 고려하면 2021년의 8% 성장은 놀라운 예측이다. 미국에 비하면 3.3% 플러스를 예상하는 대한민국의 성장률은 크게 내세울 만한 수치는 아니다.

중국·한국의 수출 호황과 미국의 유례없는 활황의 중심에는 ‘디지털’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디지털을 잘 활용한 국가와 기업,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국가와 기업 사이에 양극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고 최용민 원장은 분석했다.

▶ 한국 수출 품목의 세대교체 진행 중

1, 2월 한국 수출 호황에서 눈여겨볼 것은 수출 주력 품목의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의 경우 SUV,  친환경차 등 새로운 품목의 수출이 늘고 있다. 특히 친환경차는 유럽 시장에서 160%의 성장률을 보였다.

반도체의 경우, 시스템반도체가 주도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는 2월 일일 수출실적 30.4% 증가했다.  

한국 냉장고 수출도 신기록을 기록하고 있는데, 기존의 냉장 기능을 가진 냉장고가 아니라, 요리법을 알려주고 물건을 주문해주며 생활 정보를 알려주는 '디지털'로 중무장한 냉장고가 수출 신기록을 세웠다.

LCD 디스플레이는 고전하지만  OLED의 수출은 원활하다.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화장품은 7,800여 개의 업체가 12만 개의 제품을 쏟아내며 80개 제조업체를 보유한 프랑스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일본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프랑스와 거의 비슷하다. 무선통신의 경우도 5G는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어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디지털로 무장한 제품들의 수출실적은 펄펄 날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 디지털과 제조업이 잘 결합돼 비약적인 수출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 광운대학교 국제통상학과 심상열 교수도 이 점을 강조했다. "'제조업'이라는 씨앗에 '디지털'이라는 기술이 합쳐져 절대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이러한 점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수출 돌파구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 디지털 환경에서 네거티브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 

최근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챗봇이 계속 진화하면서 화이트칼라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로봇을 조사해보면 99%의 만족도가 나온다. 고객의 모든 정보를 가지고 대응하기 때문에 실패가 없다. 인공지능 챗봇은 동시에 수천 건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전화 대기가 없다. 또한, 원격으로 일을 하는 것이 일상화된다. '재택'이라는 단단어가 없어지고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디지털이란 말은 현재 쓰고 있는 임시 용어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디지털이 아닌 것이 없는 세상이 올 것이기에 '디지털'이란 단어는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주도의 세상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이를 잘 대처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전체적으로 법 체계가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전까지 일체의 규제를 하지 않는다. 시장이 형성된 후 문제되는 부분만 제재를 가하는 식이다. 설사 중국 내에서 못한다고 해도 일단 고객의 반응을 얻은 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은 해외에 나가서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면, 한국은 모든 신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정부의 승인이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포지티브 시스템이다. 중국에 비하면 한국 스타트업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동남아사아 국가들도 창업을 자유롭게 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요즘 출시되는 새로운 제품은 모두 디지털이라는 옷을 입혀야 한다. 한국의 스타드업들은 주변 국가에 비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발 빠르게 디지털을 접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번 CES 쇼에서 혁신상을 받은 '루루랩'은 거울을 통해 피부 상태를 인지하고 개인별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마스크에 전류가 흐르게 해 20배 이상의 접착력이 이루어지는 마스크팩이 출시됐다. 거울, 마스크팩, 화장품 등 기존 제품에 디지털을 접목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 신(新) 글로벌 밸류체인의 형성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밸류 체인에 대한 인식은 동일본 대지진을 일어나면서 이미 입증됐다. 토요타의 경우 2011년 동일본 지진으로 국내 생산이 무려 63%나 감소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가격의 저렴함이나 효율성보다는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한 계기였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에서도 중국 공장 및 자국 부품공장의 셧다운으로 제조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생산공장을 중국에서 동남아로 이전하는 현상이 이뤄지고 있다. 복수의 생산체제로 안정성을 기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글로벌 밸류체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즉, 소비지에 공장이 만드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공장 생산의 유연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IoT 기술을 접목해 생산 단가는 내려간다.  

또한, 최근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빠른 배송의 니즈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의 발달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소비지와 가까운 곳에 공장을 이전전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규모의 공장보다는 소비지의 수요에 맞는 스마트형 공장의 밸류체인이 생겨난 것이다.  

LG전자의 경우 2019년에 미국 테네시에 세탁기 공장을 건립했고, 세계적인 매트리스 업체인 지누스도 작년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앞으로 생활밀착형 제품을 중심으로 소비지에 가까운 곳으로의 공장 진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최용민 원장은 디지털 변환의 특징에 대하여 새로운 디지털 혁신은 두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변환은 내부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초기에 시행착오를 감내하기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 인력을 채용하거나 컨설팅 회사를 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디지털 전환은 반드시 톱다운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로 인한 성장 양극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고, 더 큰 파장을 몰고 있다. 이제 국가든 기업이든 '디지털호에 승선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운명이 달라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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