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가장 강력한 거리두기 정책, 총리령 16호 연장
전 세계의 생산 기지로 통하는 베트남, 코로나19로 인해 운영 차질

[K글로벌타임스]베트남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제4차 대유행이 하노이를 비롯한 북부 지역에서는 진정세를 보이나, 남부 지역은 심각한 국면에 들어섰다. 6월부터 호찌민시를 비롯한 남부 19개 주[비롯한 롱안성(Long An), 띠엔장성(Tien Giang), 동탑성(Dong Thap), 푸옌성(Phu Yen), 벤쩨성(Ben Tre), 짜빈성(Tra Vinh)]에서 매일 9,000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와 200~3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심각성을 깨달은 베트남 정부는 7월 9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인 총리령 16호를 9월 15일까지 연장한다고 지난 8월 13일 발표했다.

▶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지속적으로 증가

8월 14일, 베트남의 신규 확진자는 지역 감염 9,710명, 해외 유입 6명 등 총 9,716명으로 종전 최대였던 지난 8일의 9,690명을 넘었고, 349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에 베트남은 중부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낭의 경우 16일 오전 8시부터 일주일간 집을 떠나지 말라는 강경책을 내놓았다.

8월 1일부터 14일까지 베트남의 확진자 현황을 살펴보면 총 확진자가 11만 9,581명(1일 평균 8,541명)으로 호찌민 발생자가 5만 5,763명(1일 3,983명)으로 전체 46.6%에 달한다. 확산세가 잡히지 않자 호찌민시는 9월 15일까지 총리령 16호를 연장 조치하고 최우선으로 백신을 접종한다는 계획하에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호찌민 인구 1,300만 명을 1일 20만 명씩 2개월에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의 1차 백신 접종자는 950만 명이고, 2차 백신 접종자는 100만 명에 불과하다.

(자료 = 베트남경제연구소)
(자료 = 베트남경제연구소)

베트남 총리령 16호는 베트남 보건 당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적용하는 가장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다. 16호가 적용되면 병원, 마트 등 생활 필수 시설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업의 영업이 중단되고 2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된다.

7월 9일부터 시행된 총리령 16호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식료품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은 문을 닫는다. 2)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통행금지를 시행한다. 3) 테이크아웃을 허용하던 식당도 폐쇄한다. 4) 생산 시설은 7월 15일부터 3가지 조건, 즉 취침, 식사, 생산 3가지가 한 장소에서 이루어질 때만 셧다운을 막을 수 있다.

호찌민시의 폐쇄된 주거 지역에 경비원들이 앉아 있다.<br>(사진 = Bloomberg)
호찌민시의 폐쇄된 주거 지역에 경비원들이 앉아 있다.
(사진 = Bloomberg)

▶ 현재 베트남 생산 공장은 가동을 멈췄거나 축소 운영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많은 공장이 셧다운에 돌입했다. 특히 한국의 삼성전자, 미국 인텔, 일본 니델 등 세계적인 제조업체 85곳이 입주해 있는 호찌민 동부 사이공하이테크파크 산업단지는 다수의 확진자가 속출해 공장 가동을 멈췄거나 축소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 베트남 호찌민 공장 (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 베트남 호찌민 공장 (사진 = 삼성전자)

베트남 호찌민의 삼성전자 공장은 가전 산업의 핵심 생산 기지로 통한다. 공장 면적만 70만㎡(21만 1,750평), 직원 수는 7,000여 명이고, 연간 1,900만 대의 TV와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등 생활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나 코로나19로 도시 전체에 봉쇄령이 내리면서 공장 가동률은 현저히 줄었다. 지난 7월 공장 가동률이 40%까지 떨어졌으며, 가용 인력 또한 7,000명에서 3,000명으로 감축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기업들에 ‘공장 봉쇄’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타격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호찌민시와 인근 빈즈엉성(Binh Duong)은 남부 공업지대의 핵심으로 삼성전자 가전 공장, 미국 인텔 반도체 공장 등 외국 투자 기업들이 몰려 있는 곳이어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장 내에 숙소를 마련하고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설상가상으로 항만 근로자들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이다. 최근 호찌민시에서 가장 큰 깟라이항구는 쌓여 있는 컨테이너를 정리할 수 없어서 수출입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호찌민시와 함께 공업지대이며 베트남 59개성 중 수출 경쟁력 1위인 빈즈엉성에도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호찌민을 비롯한 남부 공업지대(동나이, 롱안)가 타격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 수출 물량 선적에도 큰 애로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

▶ 베트남 정부의 경제 성장 목표치, 달성은 어려울 전망

현재 대다수 공장이 문을 닫고 코로나19 사태의 진정을 기다리는 상황이 2개월째 접어들고 있어 베트남 전체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공장 내에서 취침, 식사를 함께 해결하면서 운영하던 기업들도 1개월이 넘어서며 운영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공장을 폐쇄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통계로는 호찌민에서 7,435개 기업이 조업을 중단하여 18만 명이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현재 가동율은 30% 미만으로 예측한다.

이런 상황에서 금년도 베트남 정부가 꼭 달성하려고 노력한 6% 경제성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북부 지역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으나, 호찌민을 비롯한 남부 지역과 다낭을 비롯한 중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고, 백신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베트남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우선 베트남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최근 4개월간 크게 줄었다. 베트남 외국인투자청(Foreign Investment Agency)에 의하면 4월부터 7월까지 외국인 직접투자는 40억 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8%나 감소했다.

베트남은 2021년 7월 당월 수출액은 270억 달러로서 전월 대비 0.8% 감소하고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28.4%였으며 7월에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었다. 전문가들은 7월부터 본격적인 셧다운이 실시됐고, 셧다운의 실질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9월부터는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에서 포스트 차이나를 겨냥하여 세계적인 생산 공급 기지로 자리매김하려던 베트남 정부의 전략에 큰 타격을 입고 있으며 반도체 등 전략 산업은 본국으로의 리쇼어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베트남 생산 공장들, 미국은 긴급 온라인 회의 열어

지난 8월 5일,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있어서 베트남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주베트남 미국상공회의소 주관 온라인 세미나가 개최됐다. 베트남 하노이에 소재한 미국상공회의소는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포스트 차이나로서 미국의 중요한 생산 기지로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의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호찌민 국가산업전략단지에 위치한 사이공하이테크파크 내 인텔 공장은 반도체 생산 기지로, 차질이 생길 경우 미국 완제품 생산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 크리스토퍼 클레인(Christerpher Klein)은 “미국의 파트너 국가인 베트남은 다양한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미국은 파트너인 베트남이 위기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돕을 것”이라며 “백신 공급을 돕고 있으며 미국 국제개발처 USAID LinkSME(USAID Linkages for Small & Medium Enterprises) 프로젝트 지원(2,530만 달러)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또한 인텔 부회장 겸 베트남상품총괄 사장 킴 후앗 우이(Kim Huat Ooi)는 “반도체는 전자제품 제조에 필수적이기에 인텔은 계속해서 전면 가동 중이다”라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며, “건강과 경제의 균형이 중요하고, 안전은 유지하면서 운영에 제약이 되는 지시가 줄어들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트남 인텔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되는 인텔 반도체는 호찌민의 수출 30%를 책임지며 계속해서 국가 경제성장과 수출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호찌민시의 지시에 따라 인텔은 직원들을 위한 숙박시설을 마련하고 공장 가동 운영을 계속하도록 승인을 받았으며, 직원 약 1,000명이 호텔에서 공장으로 통근하고 있다. 인텔은 비록 경제적인 부담이 있지만 반도체 생산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며, 직원들을 보호하는 동시에 경제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중국 상하이의 절반에 해당하지 않는 규모지만,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중국과 베트남의 시장 규모가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수출 규모를 보면 베트남은 2020년 연간 성장률이 26%, 2021년에는 42%이지만, 중국은 2020년 연간 성장률 3.9%이고 2021년에는 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주요 수출국이면서 전 세계의 다양한 생산 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베트남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코로나19로 인한 베트남 생산 공장의 타격과 그 나비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한다.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둔 국내 기업은 수출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다각도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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