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트라, 30일 ‘해외 기업의 ESG 대응 성공 사례’ 보고서 발간
- 각 기업 환경에 맞는 ESG 요소 찾아 사업 모델 접목·ESG 금융 활용

기업의 성공 방정식이 바뀌고 있다. 전통적 잣대인 ‘재무 성과’보다 ‘非재무적 요소’인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 구조) 성적이 더욱 주목을 받으면서 ESG 트렌드에 민첩하게 적응한 기업들이 대세로 떠올랐다. 이제 기업에게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8월 30일 ‘해외 기업의 ESG 대응 성공 사례’ 보고서를 발간했다.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6개국 소재 31개 기업의 ESG 대응 성공 사례를 분석하고 우리 기업의 벤치마킹 모델로 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ESG 트렌드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해외 기업들의 이야기다.

▶ 미국 세븐스 제너레이션 “글로벌 기업 요구 대응을 위한 ESG 경영을 강화하다”

미국의 친환경 세제, 화장지 등 생활용품 제조 기업 세븐스 제너레이션(Seventh Generation)은 아마존(amazon)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해 왔다. 아마존이 2019년에 ‘2040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 서약(Climate Pledge) 캠페인’을 발족하면서 자사 벤더들에게도 참여를 독려하자, 세븐스 제너레이션도 동참하게 됐다.

아마존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플랫폼 내 지속 가능성 인증 제품 전용 코너인 ‘Climate Pledge Friendly’를 신설하자, 세븐스 제너레이션은 적극적인 인증 획득 활동을 통해 현재까지 55개가 넘는 제품을 등록하고 판매 중이다. 아마존의 동참 요구도 있었으나 자사의 친환경 제품 라인을 가장 잘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코너에 등록된 세븐스 제너레이션 제품은 미등록 제품 대비 클릭률이 6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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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미국 세븐스 제너레이션  홈페이지)

▶ 일본 윌스테이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신사업을 추진하다”

일본의 수질 정화 서비스 기업 윌스테이지(Willstage)는 사회적 과제 해결 사업에 자금을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시가(滋賀)은행에서 우대금리 대출을 받았다. 독자적인 수질 정화 기술을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고심하던 중,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 시가현(滋賀県)에서 시도된 바 없는 ‘양식업’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결국 기존 기술을 응용, 수조 내 물 교체 없이도 1년간 양식이 가능한 정화 시스템인 ‘완전 밀폐 순환형 육상 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이를 신규로 사업화하기 위한 자회사 아쿠아스테이지도 2017년에 설립하게 된다.

이 기술은 수조 내 사료 찌꺼기나 물고기의 배설물을 제거하는 박테리아를 활성화하여 깨끗한 물을 순환한다. 이에 수도 요금이 일반 육상 양식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깨끗한 물에서 양식이 이뤄지기 때문에 양식어의 생존율이 높고, 성장 속도도 바다 양식 대비 2배에 달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는 약 2,000마리의 복어를 시험 양식하고 있다. 특히 ‘복어 독(毒)’ 생성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성분을 박테리아를 이용해 수중에서 제거하여 양식에 성공한다면 ‘독 없는 복어’가 시가현의 새로운 특산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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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일본 윌스테이지 홈페이지)

▶ 미국 바이틀 팜스 “ESG 투자 자금을 스타트업 성장 자본으로 활용하다”

미국에서 동물 복지 달걀과 유제품을 판매하는 바이틀 팜스(Vital Farms)는 2007년 텍사스 농장에서 20마리의 암탉 방목 사육으로 출발했다. ‘윤리적 식품(ethical food)을 식탁에 내놓는다’는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 무분별한 농장 확장을 통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기보다 유사한 농장 철학을 고수하는 소규모 가족 농장과 장기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협력 농장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 납품 단가도 동종 업계 대비 높게 책정했다. ‘착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필요한 자금은 에스제이에프 벤처스(SJF Ventures), 선라이즈 스트라테직 파트너스(Sunrise Strategic Partners) 등 임팩트 투자 기관(재무적 수익과 함께 사회적·환경적 성과를 목표로 하는 투자 기관)으로부터 필요할 때마다 1~2년 주기로 조달해 나가면서 사업의 내실을 다졌다.

바이틀 팜스의 독립적인 가족 소유 목장에서 방목해 기르는 암탉<br>(사진=바이틀 팜스)
바이틀 팜스의 독립적인 가족 소유 목장에서 방목해 기르는 암탉
(사진 = 바이틀 팜스)

소비자들이 윤리적 식품에 호응하면서 바이틀 팜스의 매출도 급성장했다. 이제는 미국 내 생산된 방목 달걀 브랜드 중 가장 큰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초에는 나스닥 기업 공개 상장(IPO)을 통해 2억 달러 유치에 성공했다.

▶ ESG 금융 분야 “금융권에서 기업 대상으로 ESG 인센티브 제공해 ESG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지속 가능성 연계 대출(Sustainability Linked Loan) 프로그램과 같이 ESG 성과 우수 기업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의 각종 인센티브 제도를 내놓고 있다. 일례로 미국 HSBC USA는 기업별 온실가스 감축량, 종업원 다양성 등 지속가능성 실적 목표를 정해놓고 충족 여부에 따라 우대 대출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의 BNP Paribas에서는 ESG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대출 장려 분야와 배제 분야로 나누고, 장려 분야에는 우대금리 대출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무기 생산, 석탄 화력 생산, 광산 채굴 분야와 관련된 사업은 엄격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거나 배제 분야로 분류해 대출을 금지했다.

김태호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ESG가 기업 경영의 새로운 핵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우리 중소·중견 기업들이 ESG 요소를 경영 방식에 내재화할 수 있도록 코트라가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 기업의 ESG 대응 성공 사례’ 보고서는 8월 30일부터 코트라 해외시장뉴스 누리집(news.코트라.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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