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건축 자재와 스마트 빌딩 특별관 등 눈길
- 제로 에너지 빌딩 건설 위한 다양한 솔루션 제시해
- 정부가 건축 혁신 주도, 디지털 통합 시스템 구축

(사진 = 싱가포르 '2021 친환경 건축 전시회' 로고)
(사진 = 싱가포르 '2021 친환경 건축 전시회' 로고)

전 세계에서 ‘그린 도시’를 세우는 데 가장 적극적인 나라로 꼽히는 싱가포르에서 최근 ‘2021 친환경 건축 전시회’가 온라인으로 열렸다. 그린 인테리어와 조경, 건축 자재 등이 주요 분야로 전시됐고, 스마트 빌딩이 특별관으로 꾸며져 미래 건물의 모습을 보여줬다.

당초 전시회는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고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싱가포르 무역관은 밝혔다. 

‘2021 친환경 건축 전시회’ 온라인 전시 플랫폼 구성 화면<br>(자료 = 코트라 싱가포르 무역관)
‘2021 친환경 건축 전시회’ 온라인 전시 플랫폼 구성 화면
(자료 = 코트라 싱가포르 무역관)

이 전시회는 매년 세계 30여 개국에서 참여하는 동남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친환경 건축·건설업 행사다. 올해는 온라인 전시 형태로 200개 업체가 참가, 그린 도시와 에너지 절감을 구현하는 미래형 건축 시스템의 모든 것을 펼쳤다.

세계 각국의 업체들은 새로운 건축 기술과 건물 구조, 서비스·관리, HVAC(공기 조화 기술, Heating, Ventilation & Air Conditioning), 조명, 조경, 기계, 설비 등을 선보이는 한편 글로벌 건축 현황과 다양한 첨단 기술을 살폈다.

해외 출국과 대면 전시회가 제한된 상황에서 열리는 온라인 전시회는 외국 기업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시 기간 화상 회의와 비즈니스 매칭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2021 친환경 건축 전시회'의 주제는 코로나19로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높은 의존도, 지속 가능한 친환경 설계의 필요성 등이었다. 특히 제로 에너지 빌딩 등 그린 빌딩을 짓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과 아이디어가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 공공 부문 건축 혁신, 친환경 인프라 구축

싱가포르는 그린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역량을 쏟고 있다. 글로벌 도시 중 친환경 건물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지었다. 또한 정부의 공공 주택 보급 사업이 사회‧정치적 안정을 위한 필수 정책으로 추진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전시회에 참석한 데스몬드 리(Desmond Lee) 국가개발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정부의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며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공 부문 건축·건설 사업의 혁신을 추진, 생산성과 회복력을 제고하고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리 장관은 “지금까지 정부는 개별 기업 및 프로젝트 수준에서 광범위한 지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건설 가치 사슬에 다양한 참여자가 있는 것을 고려, 정부가 개발자로서 공공 부문 건축과 건설 사업의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복잡해지는 건설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건축·건설 부문의 혁신을 지원하는 규정을 재검토하고, 디지털 프로세스화로 모든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 승인 절차와 관련해 2001년 출시된 온라인 플랫폼을 개선, 모든 건물 개발에 관한 서류를 쉽게 제출·승인 받을 수 있는 원스톱 통합 디지털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리 장관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공공 주택 보급’을 주제로 온라인 화상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공 주택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싱가포르의 주택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1959년 싱가포르의 주택 자가 보유율은 9%에 불과했지만 반세기 만에 90.4%로 끌어올리는 등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데스몬드 리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장관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br>(사진 =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데스몬드 리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장관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 경기도)

▶ 2030년까지 모든 건물의 80% 그린 빌딩으로

최근 싱가포르 정부의 관심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친환경, 지속 가능성 건축에 집중돼 있다. 싱가포르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 등 친환경 건설 솔루션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상업용 건물의 친환경·고효율성 제고를 위해 운영 중인 그린 마크(Green Mark) 제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건물 인증이 됐다.

앞서 지난 4월 50여 명의 업계 전문가들이 2030년까지 신규 개발 건물의 80%가 초저에너지(SLE) 건물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2030년까지 모든 건물의 80%를 그린 빌딩으로 만들기 위한 계획이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건물주와 입주자들을 위한 인센티브 지원 등 여러 정책을 펴고 있어 친환경 건축·건설 품목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건설 프로젝트가 중단, 인력을 줄이거나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 시장도 더욱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 역시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야 할 분야다.

한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세계 각국이 친환경 건축을 추진하면서 제로 에너지 빌딩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제로 에너지 빌딩 시장이 2026년 474억 달러(약 5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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