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옥타(세계한인무역협회)의  타이베이지회 대외협력국장이자 대만한인회장을 맡고 있는 박세민 대표는 치킨 전문점 ‘푸다거’를 비롯해 한국 고기 전문점 ‘카이루비’와 대만 디저트와 음료 사업까지 사세를 확장했을 뿐 아니라 대만을 넘어 한국,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전역으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는 한국 외식업계의 라이징 스타다. 그가 탄생시킨 브랜드는 SNS에 검색만 해봐도 현지의 폭발적인 인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성공의 반열에 올렸다. 월드옥타 대만지회의 대외 협력을 담당하며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가한 박세민 대표를 무역경제신문이 만나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무역인으로서의 당찬 포부를 들어봤다.

박세민 월드옥타 타이페이지회 대외협력국장 겸 대만 한인회장(사진 = 무역경제신문)
박세민 월드옥타 타이베이지회 대외협력국장 겸 대만 한인회장 (사진 = 무역경제신문)

12년 전 교환학생 신분으로 대만에 첫발을 들인 박세민 대표는 그곳의 문화와 분위기에 흠뻑 빠졌다. 우리나라는 학벌, 지역, 집안 이런 백그라운드가 사회생활에서 크게 작용하는데, 대만 친구들은 외국인인 그에게 ‘넌 좋아하는 게 뭐야?’, ‘넌 어떤 사람이야?’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매우 신선했다. 이 땅에서는 오롯이 내 실력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심이 생겨 창업에 도전했다.

“자본금도 적고, 제조업과 판매는 어려울 것 같고, 낯선 땅에서 독보적인 우위에 있는 것이 제가 그들에게는 외국인이라는 거였어요. 불모지였던 대만에 매력적인 한국 음식을 소개하겠다는 의지로 작게 외식업을 시작했습니다. 메뉴 선택을 고심하다가 중독성이 뛰어난 대한민국 대표 음식인 치킨과 라면, 떡볶이를 대표 메뉴로 삼았죠.”

지금은 K-푸드, K-드라마, K-팝 등 다양한 콘텐츠로 한류 붐을 이끌고 있지만, 2012년 창업 당시만 해도 한류의 영향이 크게 미치지 않았던 때라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도 없었고, 개인적으로 준비도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6개월 고전을 하고 난 뒤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마케팅 관련 책들을 주야장천(晝夜長川) 읽기 시작했다. 책 속에서 얻은 지혜로 내가 가진 상품을 팔려고 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사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

“다양한 SNS 플랫폼 채널을 활용하고, 차별화된 음식과 서비스로 중무장해 대만 사람들의 입맛을 공략했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이 지역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꼽혔고, ‘푸다거’는 7시간을 기다려야만 먹을 수 있는 대만 맛집이 됐습니다. 수차례 대만 현지 방송에 매장이 소개됐고, 저 역시 대만에서 사업하는 한국 음식 전도사로 유명세를 치렀어요.”

푸다거(PUDAGE) 대만 매장 (사진 =  buuz공식홈페이지)
푸다거(PUDAGE) 대만 매장 (사진 = buuz공식홈페이지)

29세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초기부터 한국에 법인을 세워서 사업을 시작했다. 세금도 정확하게 내고, 사업을 확장하는 데 장애물이 없도록 자금의 출처나 회사의 설계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푸다거는 창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야말로 ‘잭팟’을 터뜨렸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대만 외식 브랜드로도 인기가 많지만, 낯선 대만 지역을 개척한 한국 외식업계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푸다거(PUDAGE) 대만 매장 (사진 = buuz공식 홈페이지)
푸다거(PUDAGE) 대만 매장 (사진 = buuz공식 홈페이지)

“대만 내에는 브랜드 3개, 매장이 15개 정도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매장 수를 줄이고 리뉴얼하는 시간으로 삼고 있어요. 그러는 사이 한양대 외식경영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하면서 가맹점 사업에 관한 공부를 철저하게 했습니다. 현장에서 경험한 것과 배운 지식들을 활용해 가맹점이 돈 잘 버는 건강한 구조의 외식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박세민 대표는 현재 한국에서 대만식 차이니스 비스트로를 준비 중이다. 대만에서 외식 사업을 시작했을 때 던졌던 질문과 똑같이 ‘한국에서 내가 독점적 우위에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따져봤고, 대만 현지 음식을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소개하는 것이라는 답을 냈기 때문이다.

“따로 R&D 팀을 꾸려서 맛을 객관화하고, 대중적인 맛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합니다. 매뉴얼화된 맛이 아니라 셰프의 손맛에 길들여질 경우 경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거든요. R&D 팀뿐 아니라 자체 제조 공장이 있어 음식 대부분을 조리해서 보냅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춰놓으면 직원들의 이직률도 적고, 서비스에 더 신경 쓸 수 있으며, 언제나 일관적인 맛을 손님들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푸다거(PUDAGE) 매장 K-푸드 메뉴 (사진 = buuz공식 홈페이지)
푸다거(PUDAGE) 매장 K-푸드 메뉴 (사진 = buuz공식 홈페이지)

10년 가까이 타지에서 사업을 한 박세민 대표는 초기에 주변 한인 경제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몰라서 물어보는 것들, 도움이 필요한 것들, 답답한 부분들에 대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는 선배들이 있어 타지에서 사업하는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저도 처음에 사업할 때 멘토가 없어서 정말 힘들고 답답했기에 후배들이 조금 더 쉽게 사업을 시작하고 꾸려갈 수 있도록 차세대 멘토로서 역할을 하고 있어요. 특히 예상보다 짧은 시간 안에 경제적인 안정을 이뤄 제 재능과 경험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차세대에게 좋은 멘토가 되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도록 앞으로 월드옥타 안팎으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현재 월드옥타의 차세대 대표이자 대만에서 한인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학생으로 공부하러 갔다가 현지에서 창업해 성공한 케이스다. 그는 자신의 독특한 이력과 경험을 많은 청춘들에게 알려주고,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창창한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월드옥타가 전 세계 무역인들을 하나로 잇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대만에서 성공시킨 브랜드들이 아시아의 맥도날드가 될 수 있도록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또한 한국에 있는 외식업 브랜드들이 대만에 진출하고 싶을 때 혹은 아시아 주변 국가로 진출하고 싶을 때 도움을 주는 컨설팅을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전 세계 무역인과 경제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들어주는 월드옥타 안에서 뚝심 있는 한국 사람들이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작고 큰 역할들을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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