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베트남 웹툰 시장,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 네이버·카카오, 글로벌 시장에 K웹툰 영향력 확대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고 모바일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웹툰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가 대거 등장하고, 해외로 그 인기를 확장해가고 있다. 필리핀과 베트남 웹툰 시장의 경우, 아직은 성장 단계이지만 향후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웹툰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웹툰 활성화에 대한 고민과 함께 저작권법 개선, 문화적 차이 해결 등이 과제로 남아있다. 현지 작가 육성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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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ipunera Warrior(카티푸네라 워리어)(자료 = penlab.ink)

필리핀의 웹툰 시장은 지속 성장 중... 로맨스·스릴러·모험 장르가 인기

필리핀의 현지 웹툰 시장은 2010년부터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0년대에 들어선 후 필리핀의 웹툰 산업 플랫폼 구축 시도와 친환경적인 디지털 산업의 장점으로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제작사와 출판사는 성인층과 청소년층을 주로 공략하고 있으며,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동화책에 활용해 청소년층에게 접근하고, 설화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성인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필리핀 독자의 54%가 로맨스 장르를 선호하며 33%가 스릴러, 31%가 모험 장르를 선ㅎㅎ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전에는 현지 작품들이 서점과 컨벤션에서 주로 판매됐으며, 인쇄된 웹툰작들은 주로 Secret HQ(시크릿 HQ)와 Komiket(코믹켓)을 통해 판매. Penlab(펜랩)과 같은 현지 플랫폼과 Tapas(타파스) 혹은 Webtoons.com(라인웹툰)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라인웹툰 홈페이지(자료 = 홈페이지 캡처)
라인웹툰 홈페이지(자료 = 홈페이지 캡처)

작가들의 저작권 침해 우려 때문에 디지털화에 대한 움직임이 더디지만, 점차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필리핀의 주요 웹툰 플랫폼으로는 코미켓, 펜랩, 부코, 웹콤 얼라이언스, 아이퀜토, 아이리스 코믹스 등이 있다.

현재 필리핀에는 저작권에 대한 법이 존재하지만,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와 같이 작품 공유 방지에만 초점을 맞춘 법률은 작품을 인터넷에 업로드해 공유해야 하는 작가들에게는 실질적으로 비효율적이다. 이에 작가들이 안전하게 작품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공유할 방법에 대한 법률 제정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필리핀 작가들과 출판사들은 해결책을 모색 중이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한류의 인기를 바탕으로 한국 웹툰이 필리핀 만화가들에게 큰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Lipura(리푸라)의 연구 'K팝 팬덤이 문화 증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필리핀 사람들은 한류의 특성을 문화적 유사성, 혼종성, 역동성, 신선함이라고 응답하며 마닐라에 거주하는 한인들로 인해 K팝에 대한 친근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필리핀에서 인기를 한국 웹툰은 ‘후레자식’, ‘갓오브하이스쿨’, ‘기기괴괴’, ‘신의 탑’, ‘닥터프로스트’, ‘스위트홈’, ‘치즈인더트랩’, ‘외모지상주의’, ‘노블레스’ 등이 있다.

(좌)치즈인더트랩 (우)외모지상주의 (자료 = 네이버웹툰)
(좌)치즈인더트랩 (우)외모지상주의 (자료 = 네이버웹툰)

필리핀 일부 플랫폼은 해외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플랫폼은 현지 고객만 공략 중이다. 아직 어떠한 플랫폼도 다른 동남아 유통 업체들과 협업하지 못했기에 해외 및 현지 시장 모두에 초점을 맞추면 협업 가능성이 상승할 수 있다.

베트남, 웹툰 잠재 수요 늘어날 것으로 기대... 한국 웹툰의 압도적 파워 

베트남의 전체 출판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3억 2,100만 달러로, 도이머이 혁명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이다. 전자책 시장도 점진적으로 발전을 하고 있어, 다양한 사업자들이 개발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으며 지불수단 등의 편의도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서점업체인 비나북에서 출시한 비나북 리더스(Vinabook Reader), 쩨 출판사에서 출시한 와이북스(Ybook.vn), 호치민 출판사에서 출시한 싸이웹(Sachweb.vn) 등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에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전자책이 일반 책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가격은 현지 통화 기준 약 5만 동(VND) 내외에 형성되어 있다. 이렇듯, 모바일 보급이 빠른 장점에 이어 전자책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어 웹툰에 대한 잠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최대 만화기업 코미콜라 홈페이지(자료 = 홈페이지 캡처)
베트남 최대 만화기업 코미콜라 홈페이지(자료 = 홈페이지 캡처)

베트남의 주요 유료웹툰 플랫폼은 코미콜라, 비나툰, 토리코믹스, 망가툰 등이다. 이 같은 웹툰 플랫폼에 웹툰을 공급하는 한국의 웹툰 스튜디오 및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베트남어 웹툰을 제공하는 플랫폼은 아직 그 숫자가 적지만 베트남의 인터넷 및 모바일 인프라의 발전 정도를 볼 때, 빠른 확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 웹툰 플랫폼 코미콜라에서의 11월 마지막주 기준 구매 순위를 보면, 상위 5개 작품 중 1~4위가 모두 한국 작품이다. 5위는 베트남 현지 작품이다.

한국 웹툰의 인기는 진출 성공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웹소설 기반 콘텐츠 기업인 피플앤스토리는 베트남 웹툰 시장진출의 선두주자이자 성공케이스로 꼽힌다. 2019년 호찌민에 지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시작해 2020년 7월 웹툰 서비스 플랫폼인 '코믹툰'을 오픈했고, 이를 통해 K-웹툰 및 웹소설, 그리고 일본과 중국의 작품들을 공급했다. 또한, 베트남 현지 콘텐츠들도 다양하게 선보이며 현지화 전략을 추진했다. 현지 파트너 '예원'과 함께 베트남 내수시장을 공략하며, 실제 베트남 문화산업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한류를 웹툰 시장의 성공 비결로 맹신해서는 안 무조건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아니다. 베트남은 인도네시아나 태국에 비해 아직은 구매력이 부족한 만큼, 대규모 콘서트나 공연 등에 대한 소비효과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웹툰은 구매 단위가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해 구매까지의 결정과정도 신속할 뿐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비용도 크지 않아 충분히 매력적이다.

▶ 네이버·카카오, 글로벌 웹툰 시장 공략 박차

스마트폰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웹툰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국내 대표 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웹툰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웹툰은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2차 콘텐츠 제작도 활발하게 진행되어 수익성이 좋은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원작 웹툰 '지옥' (자료 = 네이버웹툰)<br>
넷플릭스 시리즈 원작 웹툰 '지옥' (자료 =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됐던 웹툰 ‘지옥’은 최근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로 전 세계적 성공을 거두며 주목받기도 했다. 웹툰 ‘유미의 세포들’도 지난 9월 티빙을 통해 공개된 데 이어 해외 플랫폼사와의 콘텐츠 유통 계약을 통해 유럽, 북미, 동남아시아 등 세계 160여 개국에 방영됐다.

네이버는 올해 5월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이수하며 북미와 영미권 최대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일본에서는 네이버웹툰의 일본 법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가 일본 전자책 회사인 이북이니셔티브 재팬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온라인 망가 1등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웹소설 기반의 스토리 사업의 글로벌 통합 거래액을 3년 내에 3배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카카오엔터는 북미, 아세안에 재원을 집중 투자하고, 픽코마와 프랑스에 공동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엔터는 올해 카카오웹툰을 태국과 대만, 국내에 차례로 론칭했으며,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하기도 했다.

캔버스 어워즈(자료 =네이버웹툰)<br>
캔버스 어워즈(자료 =네이버웹툰)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지의 새로운 작가와 작품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공모전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는데, 해외에서도 ‘캔버스(CANVAS)’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통해 창작자를 모으고 있다. 프랑스어 서비스에서는 작품 수가 1만 개, 스페인어 서비스에서는 아마추어 창작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아마추어 창작자 수는 75만 명에 이른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웹툰에서 지난달 새로운 웹툰 공모전 '파일럿 웹툰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파일럿 웹툰 프로젝트는 중장편 웹툰 정식 연재를 위한 '파일럿' 형태의 단편 웹툰을 선발하는 것으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인 후 정규 편성을 진행하는 방송 업계처럼, 10화 분량의 파일럿 단편 웹툰을 선발한 후 내부 심사와 독자 반응을 검토해 중장편 웹툰 정식 연재 기회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매력을 지닌 작품들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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