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베트남 전자상거래, 전자결제 활발
- 건강·친환경에 대한 관심 높아져… 건설 산업 훈풍 기대

코로나19로 생활 방식이 변화하면서 베트남에서 뉴노멀 시대가 열리고 있다. 외출 금지와 같은 강력한 봉쇄 조치로 전자상거래와 전자 결제 등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어났고, 건강기능식품과 가정 간편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22년에는 여행‧관광과 건설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상거래 이미지(사진 = 게티이미지)
전자상거래 이미지(사진 = 게티이미지)

베트남, 2025년까지 전자상거래 성장률 동남아서 가장 높을 전망

비대면 트렌드의 확산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다. 2021년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전년대비 10% 증가한 130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베트남의 상위 10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총 방문 횟수는 태국의 2배, 말레이시아의 3배에 달하며,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35%에 이를 전망이다.

베트남 1위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사진 = 쇼피)
베트남 1위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사진 = 쇼피)

베트남 1위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Shopee)의 짠 투안 안(Tran Tuan Anh) CEO는 "지난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일용소비재 수요가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의료 및 보건 용품, 가전제품 등의 판매의 성장이 돋보였다”며, "향후 베트남 소비자들의 온라인 생필품 구매가 보편화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활성화로 결제 방식도 현금 결제에서 전자 결제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현금없는 사회’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베트남의 전자 결제 서비스 1위 기업 모모(MoMo)의 이용자 수는 약 2,300만 명으로, 2020년 상반기 베트남 전체 전자 결제 이용자가 1,30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증가라고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전자 결제 기업 VNPay가 2020년 베트남에서 두 번째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에 등극했는데, 향후 베트남 전자 결제 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자 상품 배송을 위한 종이류 포장재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2020년 베트남 종이류 포장재 생산량은 434만 톤으로 2019년 대비 16% 증가했다. 향후에는 최소 포장 및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건강기능식품과 가정간편식 수요 증가

또한 베트남에서는 환경오염 심화와 서구식 고칼로리 식습관 확산에 따른 비만율 증가로 인해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트렌드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더욱 확산됐다. 기존 베트남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 시 가격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건강 및 위생을 중시하게 됐다. 코로나19 발생 첫 해인 지난 2019년 시장조사업체 닐슨이 실시한 소비자 관심사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가 주요 관심사로 ‘건강’을 선택하기도 했다.

특히 비타민과 제비집, 홍삼 등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이는 베트남의 건강기능식품(HS Code 210609) 수입 규모 추이로 확인해 볼 수 있는데, 2020년 기준 베트남의 건강기능식품 수입액은 약 7억 7,000만 달러 수준으로 지난 2016년(4억 7,000만 달러)에 비해 62.5% 증가했다. 건강기능식품 외에도 고가의 수입식품, 유기농,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가정 간편식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식료품 구매가 줄었고, 냉동 즉석 식품 비축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1년 베트남의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는 1억5,000만 달러 수준으로 2019년(1억 4,000만 달러) 대비 8.63% 확대됐으며, 수입 규모 역시 2019년 대비 9% 성장한 약 2,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가정 간편식은 떡볶이, 라면 등 매운맛을 강조한 제품들과 만두가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냉동 제품 유통에 필수인 콜드체인(냉장·냉동 유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향후 밀키트, 즉석조리식품 시장 역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건강·친환경 관심 커진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베트남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1년 베트남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보고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가 식품 및 음료 구매 시 건강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응답자의 38%가 향후 의료 비용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52%는 건강 유지를 위한 건강검진, 영양제 복용, 주기적 운동 등을 하고 있으며, 향후 건강과 웰빙 분야의 지출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베트남에서 인기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미용 및 다이어트 보조제와 디톡스 제품이다. 주로 여성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다. 또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노화 방지 및 뼈 건강 관리 제품의 인기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 지난 2016년 12억1,000만 달러 규모였던 베트남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21년 21억 900만 달러로 5년 만에 73% 이상 성장한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한 기후 변화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 호찌민시 호아센(Hoa Sen) 대학교 심리학과 판 뜨엉 옌(Phan Tuong Yen) 교수에 따르면 베트남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Z세대는 향후 사회환경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향후 이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기업들도 친환경 트렌드를 적극 수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베트남 2위 유제품 생산기업인 TH True Milk(TH 트루 밀크)는 우유팩과 플라스틱 용기 등 포장재를 모두 친환경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의 포장재 100%를 수거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외에도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빨대와 접시는 종이로 대체되고 있으며, 하이랜드 커피(Highlands Coffee)의 경우에는 비닐 포장재의 사용을 중단하고 생분해 성분의 포장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친환경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일 개정 환경보호법(No. 72/2020/QH14)을 발효했으며, 환경보호 정책, 생산 제조 기업의 환경 보호 책임, 환경 영향 평가(EIA) 대상 사업 등에 대한 세부 규정이 마련될 전망이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탄소 배출 규제에 대한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베트남 역시 전기차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 완성차 제조업체인 빈패스트(Vinfast)는 지난 11월 2021 LA오토쇼에서 전기차 SUV 모델을 공개했으며, 하띤(Ha Tinh)성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발표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전기차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오토바이의 매연으로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3,850만 톤)을 기록하고 있는 호찌민시는 5개의 전기버스 노선을 2년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다낭시 역시 지난 2017년 공용 충전소를 설치한 이후 향후 10년 동안 300여 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추가 건설하는 등 친환경 인프라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첫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인 빈패스트는 빈홈(Vinhomes), 빈컴센터(Vincom Centre) 등에 2,000개 이상의 전기차 충전소 ‘그린 스테이션’을 설치할 계획이어서 베트남의 변화가 예상된다. 향후 전기차 충전소 등 친환경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기 오토바이와 전기차의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 인프라 투자… 건설 인프라 활기

베트남은 아세안 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이어 3번째로 큰 건설시장(178억 달러)을 가지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5.7%의 견고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21년에도 8.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업체 피치 솔루션(Fitch Solution)에 따르면 베트남의 2022년 건설시장은 경제 정상화와 세계 건설시장의 호조에 따라 7.9%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로 향후 인프라 산업은 10년간 5%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봉쇄로 올해 3분기까지 베트남의 인프라 산업 지출액은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따라서 2022년에는 베트남 정부가 올해보다 공격적인 공공투자를 통한 경제 회복에 나서며, 건설·인프라 산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단 및 연기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재개되면서 건설용 자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의 경우 지난해 4월 시작된 4차 팬데믹으로 하노이, 호찌민 등과 남부 19개성 지역의 건설 현장이 중단되면서 수요 감소를 겪었다. 다만, 봉쇄 조치 해제와 정부의 인프라 건설 투자 가속화로 인해 5월부터 11월까지 시멘트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22년에도 건설 프로젝트 재개에 따른 시멘트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프로젝트가 재개되면서 건설용 페인트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건설용 페인트는 베트남 페인트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베트남 페인트인쇄잉크협회(VPIA)에 따르면 베트남 페인트 시장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향후 중산층 확대와 1인 가구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인테리어 페인트 시장 역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저가 제품의 수요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방수 및 곰팡이 방지 등 기능성 페인트와 휘발성 유기 화합물과 같은 유해 물질 함유량이 적은 친환경 페인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푸드에 관심 많은 베트남, 한국 홍삼·김치 글로벌 인기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대표 건강식품인 홍삼의 인기도 증가세다.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휴대와 섭취가 간편한 스틱형 홍삼제품 ‘에브리타임’은 일본,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6개 지역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사진 = 정관장몰)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사진 = 정관장몰)

해외 홍삼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한국에서 생산되는 홍삼을 ‘고려삼’이라고 따로 지칭하며 한국의 홍삼을 중국산 인삼과는 다른 고급 약재로 인식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를 제외하고 미국과 호주, 중동 지역에서도 홍삼의 인기가 높다. KGC인삼공사는 코로나 이후 홍삼의 수요가 더욱 높아짐에 따라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홍삼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해외 법인들의 홈페이지를 모두 온라인 쇼핑몰 형태로 바꾸고, 티몰이나 아마존 등 해외 대형 온라인 커머스에 정관장 제품 판매를 늘리는 중이다.

김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에서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의 확산과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인기가 뜨겁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전년보다 10.7% 증가한 1억 5,992만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영토 넓히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상 종가집 김치는 현재 미주와 유럽, 대만, 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진출해있다. 종가집의 김치 수출액은 2016년 2,900만 달러(약 346억원)에서 2020년 5,900만 달러(약 704억원)로 103% 이상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2016년부터 베트남에서 현지 생산을 통해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일본, 유럽연합,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미국 등의 국가에 김치를 수출 중이다. CJ제일제당은 북미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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