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수출 553.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2% 증가, 작년 2월 이래 가장 낮은 증가율 기록
금융 위기 이후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올해 무역 적자는 불가피할 것

[K글로벌타임스]

수출 선박 이미지(사진 = UNPLASH)
수출 선박 이미지(사진 = UNPLASH)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1일 2022년도 1월 수출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553.2억 달러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월 수출실적으로 볼 때 1월 규모로는 최대 실적이지만, 작년 2월 9.3% 증가한 이래 가장 낮은 증가율로 보였다. 2022년 두자리 수출 증가율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연초부터 나오고 있다. 

월별 수출액 추이/월별 수출증감률 추이(자료 = 산업자원통상부)
월별 수출액 추이/월별 수출증감률 추이(자료 = 산업자원통상부)

경기에 민감한 4개 품목, 전체 수출 증가에 88%를 차지

2022년 1월 수출실적을 보면, 경기에 민감하고 고유가 영향 하에 있는 반도체, 석유제품, 철강 ,석유화학이 작년 1월 대비 전체 수출 증가액 73억 달러 중 64.4억 달러를 차지했다. 전체 수출 증가분 중 88%를 차지하고 있어 특정 4개 품목이 한국 수출의 증가를 좌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도체의 경우 여전히 높은 D램 고정가격과 중국 등의 나라에서 모바일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파운드리 업황 호조에 따른 수율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19개월 연속 수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철강이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수출 단가가 인상돼 수출 실적이 상승했다. 

4대 품목 수출액(억달러) 및 증감률(%)(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4대 품목 수출액(억달러) 및 증감률(%)(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신성장 품목 4개 분야, 여전히 3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

2021년도에 이어 신성장 품목 6개 중 시스템 반도체 33.0%, 바이오·헬스 30.0%, 전기차 53.0%, SSD 71.7%의 성장세를 보이며, 모두 30% 이상의 高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도체의 경우 1월이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시스템 반도체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수출 호조세를 이어갔다. 전체 반도체 수출 중 38%를 시스템 반도체가 담당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도 오미크론 변이 신규 확산의 영향으로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신규 유망품목인 OLED이 15.7%, 농수산식품이 21.1% 성장세를 나타냈다. 

선박, 자동차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 혹은 저조한 증가세

선박의 경우 물동량의 증가, 글로벌 친환경 정책 확대 영향으로 국내기업 수주는 호조를 보였으자, 수주-인도간의 시차 차이로 1월 선박 수출은 감소했다.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난 지속과 국내공장 라인 증설에 따른 가동 중단 여파로 2.3% 증가하는데 그쳤다. 자동차의 경우 작년 9월부터 반도체 수급난과 미국 항만 적체로 인해 수출이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5대 소비재 품목 중 화장품이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

5대 유망 소비재 품목인 농수산식품 21.1%, 패션의류 13.4%, 생활유아용품 16.2%, 의약품 67%로  견조한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화장품은 24%가 감소한 5억 7,20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화장품은 2021년도 한 해 동안 91억 7,900만 달러 수출실적을 기록해 전년 대비 21.4% 증가한 유망 품목이었으나, 1월 기록한 5억 달러대 수출은 최근 들어서 가장 저조한 실적으로 기록됐다. 2021년 한류 붐을 타고 탄탄한 수출 성장세를 보여줬던 농수산식품은 1월에도 21% 증가한 8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함으로써 2022년에도 수출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수출 1.3% 증가에 그쳐... 아세안은 28.9% 증가

미국 항만 적체의 문제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향 수출이 원활지 않음을 보여 주고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보도에 따르며 2021년 11월 미국 서안 7개 항구의 물동량이 전년 동월 대비 9.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이후 지속해서 물동량이 감소해 당분간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서부에서 화물 운송업을 하고 있는 NGL의 김승범 부사장은 "최소한 2022년 상반기는 지나야 적체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월 9대 주요 지역별 수출액 및 증감률(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1월 9대 주요 지역별 수출액 및 증감률(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2월부터 RCEP 발효로 무역이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되는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은 반도체, 석유제품, 바이오 등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28.9%가 증가한 102억 6,00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외에 중동 25%, CIS 27.7%, 중남미 30.7% 수출 증가로, 성적표가 좋은 수출국가로 꼽혔다. 

▶ 2개월 연속 이어진 무역 적자의 지속 여부가 최대 관심

2008년 금융 위기 때 6~9월에 걸친 무역수지 적자 이래 처음으로 2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12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4억 5,000만 달러에 비해 10배를 웃도는 48억 9,000만 달러로 우려가 되는 수준이다.

정부는 "최근 무역수지 적자는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발표했다. 한국과 산업 구조가 비슷한 일본도 에너지 수입이 급증해 12월 무역 수지 적자가 5,824억 엔을 기록하며 5개월 연속 적자 상태다.

주요 에너지 수입국인 프랑스도 11월 무역수지 적자가 97억 3,000만 유로 적자를 나타냈고, 수출 주도형국가인 베트남도 1월 수출액이 290억 달러로 1.6% 증가했으나 에너지 수입 등으로 수입이 늘어나 5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글로벌 추이를 볼 때 고공 행진하는 에너지 가격이 당분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아 최소한 2022년 상반기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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