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 사내벤처로 2018년 시작, 2년후 분사해 회사 차려
- 20년 사내벤처 역사상 최연소…'화물차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 물류플랫폼 '코코트럭' 통해 베트남 가장 먼저 진출…시장 공략
- "베트남 교두보, 동남아 공략…우루과이에 JV 설립해 추가 진출"

코코넛사일로 김승용 대표가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무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br>(사진 = 무역경제신문)
코코넛사일로 김승용 대표가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무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코코스야자 열매인 코코넛은 동남아를 비롯한 열대지방이 원산지다. 특히 동남아에선 코코넛을 요리에 많이 사용해 풍미를 높인다.

이 '코코넛'(Coconut)이란 단어를 회사명에 넣어 태생부터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코코넛사일로다. 사일로(Silo)는 씨앗이나 작물 등을 보관하는 창고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우주선, 미사일을 발사하기에 앞서 격납하기위한 설비를 뜻하기도 한다.

"농업을 하시는 조부께서 회사이름을 들으시더니 손자가 무슨 농업 관련 회사를 차린 것으로 이해하셨다(웃음). 코코넛은 물에 잘 뜬다. 코코넛의 원산지는 또 동남아시아다. 동남아 지역 곳곳에서 우리의 사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관련 사업을 통해 로켓(업적)을 한번 쏴보겠다(이루겠다)는 마음으로 사명을 그렇게 지었다."

코코넛사일로를 창업한 김승용 대표(사진)의 설명이다.

그래서 코코넛사일로는 동남아 중에서도 베트남을 가장 먼저 타깃으로 했다.

걸음마 단계인 스타트업이 태생부터 아예 글로벌 시장을 목표하고 사업하는 경우가 극히 적은데 코코넛사일로는 그 드문 한국의 창업기업 중 하나다.

"베트남과 같은 개발도상국은 경제 발전 속도는 빠르지만 '관리'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물류분야가 대표적이다. 한국은 화물·택배 운전기사들이 차량을 직접 소유하는 일본식의 지입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베트남은 운전기사가 물류회사에 취업해 회사의 차량을 운행하는 구조다. 그런데 2중·3중 취업 제한이 없다보니 운전사들이 회사차를 갖고 투잡, 쓰리잡을 하기도 한다. 위치추적시스템, 전산화, 결제모듈 등이 잘 갖춰져있지 않아 제대로된 관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승용 대표(사진 = 무역경제신문)
김승용 대표(사진 = 무역경제신문)

코코넛사일로의 대표 사업인 '코코트럭'(COCO TRUCK)은 물류 흐름에서 생기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인공지능(AI)를 통해 트럭 정보, 최적 경로 안내 알고리즘, 혼적 알고리즘 등을 제공해 기업이 운송 비용을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게 코코넛사일로는 창업 초기부터 베트남에서 첫 사업의 닻을 올렸다.

김 대표는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현지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베트남 호치민에 지사를 만들었다. 코코넛사일로는 한국에서 3명을 파견하고 현재 12명의 현지인을 채용해 베트남에서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을 교두보로 해 향후엔 동남아 주변국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객사가 원하는 방향이면 어떤 것이든 플랫폼에 적용해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논의가 진행중인 베트남의 또다른 고객사의 경우 라스트마일(Last Mile) 배송 서비스까지 관리가 가능한 플랫폼을 원하고 있다. 물론 우리는 할 수 있고 가능하다."

코코트럭은 현재 베트남에서 하루 약 100건 정도의 물동량을 처리하며 관련 수수료를 통해 시장을 서서히 파고들고 있다.

코코넛사일로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권 외에도 대부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채비도 갖추고 있다.

김 대표는 "베트남은 100% 자회사다. 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우루과이를 선택했다. 여기서 아르헨티나의 물류기업 아반까르고(Avancargo)와 50대50으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브라질을 제외한 나머지 스페인어권 나라들로 사업을 넓혀나갈 것이다. 우리의 관련 플랫폼을 아반까르고가 운영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승용 대표(사진 = 무역경제신문)

코코넛사일로는 한국에선 트럭 정비 플랫폼 '트럭닥터'(TRUCK DOCTOR)를 선보이며 향후 코코트럭과의 시너지도 모색해나가고 있다.

그는 "트럭닥터는 현재 한국에 있는 360만 트럭 기사님들이 고객이다. 트럭닥터 플랫폼을 통해 기사들은 언제, 어디서든 정비 예약을 편리하게 하고 차량 상태에 대해 진단도 받아볼 수 있다"면서 "주·야간 정비 뿐만 아니라 비대면 예약도 가능해 시간에 쫓기는 기사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트럭닥터' 플랫폼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대한민국 스타트업을 세계적인 스타트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스타트업 아우토반'에도 선정돼 벤츠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코코넛사일로는 당초엔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H-START UP'에서 태동했다.

90년생인 김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현대차에 입사했다. 그때가 2016년이다.

"대학시절 베트남을 처음 가본 후 회사에 들어가면 꼭 베트남 비즈니스를 하고 싶었다. 현대차에선 상용차 파트에 입사해 업무를 했다. 신입사원의 업무라고 해봐야 뭐 그렇지만 회사에서 베트남과 중남미 시장 상용차를 담당했다."

그런데 입사 3년차인 2018년에 김 대표는 사내 벤처 공고를 보고 대뜸 아이템을 냈다. 그의 운명은 그렇게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화물차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사내 벤처 아이디어로 냈는데 선발될 줄 정말 몰랐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승용차 관련 아이템이었는데 드믄 상용차 관련 내용이다보니 뽑힌 것 같다"며 웃었다.

현대차의 20년 사내 벤처 역사상 김 대표는 최연소 리더가 됐다.

2년후인 2020년에 김 대표의 코코넛사일로는 분사를 했다. 현대차에 다니던 같은과 출신 동기들도 뜻을 함께 했다.

김 대표는 "현대차 사내벤처 2년간은 본격적인 사업을 하기위한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사업을 어떻게 하는지, 돈을 어디에 써야하는지도 알지 못했던 내게 큰 도움이 됐다. '삽질'을 해도 방어를 할 수 있는 그런 기간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90년생인 김 대표와 그의 친구들은 그렇게 일을 내기 시작했다.

김승용 대표(오른쪽)가 이금룡 무역경제신문 발행인에게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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