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어 처리로 관련 문서와 레퍼런스까지 시각화해 관리하는 타입드
해외 바이어를 만나려면 사업 메카 지역 가야
기업의 철학과 비전, 미션 확고하다면 잔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아

[K글로벌타임스] 누구나 시작할 때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하얀 캔버스 앞에 선다. 밑그림 작업을 어떻게 하고, 컬러 조합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캔버스는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다. 캔버스 앞에서는 모두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다. 비즈니스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의 비즈니스를 명작으로 만들어주게끔 도와주는 게 비즈니스캔버스의 업무 협업 서비스 ‘타입드(Typed)’다.

최근 많은 기업이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협업 툴을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노션(Notion)과 슬랙(Slack) 등이 있다. 비즈니스캔버스는 이들과 결을 달리하면서도 최상의 업무 효율성을 위해 문서를 기반으로 지식관리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의 꿈은 비즈니스캔버스의 타입드가 워드(Word)를 대체하는 비즈니스 문서의 글로벌 표준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2022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및 국내 최대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 ‘컴업(COMEUP) 2022’에 참가해 타입드를 세상에 각인시켰다. 유민승 비즈니스캔버스 사업총괄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유민승 비즈니스캔버스 사업총괄. [사진:=비즈니스캔버스]<br>
유민승 비즈니스캔버스 사업총괄. [사진:=비즈니스캔버스]

 

Q. 테크크런치, 컴업 등 참가하시면서 최근 많이 바쁘셨을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 동남아 시장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답사 차 베트남을 다녀왔고요. 또 싱가포르도 찾아가는 등 시간을 쪼개서 살고 있어요. 귀국한 지 일주일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투자유치도 마무리 단계여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신경 쓸 일이 많았어요.

 

Q. 요즘 많은 기업들이 구글 문서나 슬랙으로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타입드는 이 서비스들과 어떠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나요?

슬랙은 일단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이기에 타입드와는 분야가 다릅니다. 구글 문서는 타입드와 비슷한 면이 있죠. 하지만 그 상위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희가 주안을 둔 부분은 ‘지식관리 자동화’예요. 직장인들이 보통 2.5시간 정도 자료를 찾는 데 시간을 낭비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왜 이전의 문서를 찾을까요? 사내에서 만드는 문서와 문서는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타입드는 문서를 단순히 작성하고 조직원과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문서와 문서를 연결하고 문서 간 관계를 함께 저장합니다.

하나의 문서를 클릭하면 관련 문서를 함께 파악할 수 있죠. 나아가 관련 문서를 작성했을 때 참고한 자료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료 서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서비스죠. 많은 분들이 마인드맵이 떠오른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필요한 자료를 찾는 일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배타적이고 수직적인 폴더에 자료를 저장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타입드는 차별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인터페이스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시각화해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죠.

또한 문서를 누가 열었는지, 또 얼마나 보았는지 시간 체크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관계 데이터를 알고리즘화해 (사용자가 필요한 자료를) 추천도 해주고 있고요.

 

Q. 처음에는 사내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었다고요.

비즈니스캔버스의 설립 목적은 창업가의 핵심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서에 잘 구현해주는 데 맞춰져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제도가 상당히 많아요. 하지만 사업계획서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죠.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도 문서의 툴이 중요하지만 필요한 정보를 찾아 적재적소에 넣는 센스도 필요해요. 문제라면 정보는 무수히 많고, 내게 필요한 정보를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죠. 이는 비단 사업계획서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핵심은 결국 문서 관리죠.

만일 이 데이터베이스들을 시각화해 네트워크로 연결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타입드 개발에 들어갔고, 처음에는 사내에서 사용했어요. 제가 이용해보니 알겠더라고요. 타입드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비즈니스 모델일 것이라는 사실을요.

 

Q. 창업 멤버의 이력이 굉장히 화려합니다. 다들 어떻게 모이게 되신 거예요?

창업자인 김우진 CEO와는 대학 동기예요. 또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신(Brian Shin) 은 필리핀에서 성장했는데, 뉴욕에서 공부하다가 한국으로 넘어온 케이스고요. 데이터를 총괄하고 있는 조민우님은 브라이언님과 필리핀 시절부터 친구 사이예요. 저희는 이력보다는 넓은 세계를 경험했다는 사실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컨설턴트를 경험한 분도 계시고, 디자이너 일을 하신 분도 계시고, 창업을 두 번 하신 분도 계시죠. 저는 로펌에서 일했었어요. 그래서 구성원들이 시야가 굉장히 넓어요.

또한 저희 회사는 구성원 3분의 1 이상이 영어를 원어민 수준을 잘해요. 국내에만 있을 땐 잘 몰랐는데, 해외진출을 하니까 이 점이 굉장히 강점이더라고요. 테크크런치 경우에는 Top 50위에 선정되어 배틀필드 무대에 올랐는데요. 만일 영어를 잘하지 못했더라면 기회조차 없었겠죠.

 

Q. 테크크런치에서 많은 고객사와 접점을 이루었다고 들었습니다. 스타트업은 특히 해외 바이어와의 관계 구축이 쉽지 않은데요. 해외 바이어와의 스킨십을 늘리는 타입드만의 비결이 있을까요?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지역에 관련 업계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지역을 반드시 방문해야 하고요. 예를 들면 저희는 기업 간 SaaS 회사다 보니 실리콘밸리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커요. SaaS의 메카죠. 정말 그냥 길을 걷다 보면 관련 업계 사람들을 많이 만나요. 투자자가 되었든, 업종 사람이 되었든 말이죠. 그러면서 얻는 지식이 많아요.

제가 경험한 바를 말씀드리면, 대부분 사업의 메카인 곳에 파운더 레벨이 아닌 사람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그건 좋지 못한 방식인 것 같아요. 해외진출을 쉽게 보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이 해외진출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리고 스타트업은 모든 시장을 타깃할 수 없고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 군데를 설정하고 난 후, 그곳에 파운더가 직접 가서 자사 제품과 비전을 자신감 있게 설명해야 해요. 저는 이 방식이 해외 바이어와의 스킨십을 늘리는 가장 첫번째 전략인 것 같아요.

그리고 네트워킹이 구시대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실리콘밸리에는 도와주는 페이 잇 포어드(Pay it forward) 문화가 있어요. 나중에 그 도움이 자신에게 돌아올지도 모르니까요. 실리콘밸리에 직접 가면 이 문화가 피부로 와 닿아요. ‘왜 이렇게까지 도와주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만나는 사람마다 이런 부분이 고민이라고 털어놓으면,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을 소개해주기도 해요. 그런 문화가 아주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어요. 이 네트워킹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어떤 사업이든 빅플레이어와 만날 수도 있어요.

특히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자신이 있어야 해요. 기업 비전도 명확해야 하죠. 이런 부분이 확고하지 않다면 아무리 좋은 해외 바이어를 만나도 기회를 얻지 못한 거나 다름이 없다는 것을 국내 스타트업들이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Q. 테크크런치나 프로덕트 헌트(Product Hunt)를 통해서 해외 바이어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향후 관계구축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테크크런치에서의 비즈니스캔버스 전경. [사진=비즈니스캔버스]
테크크런치에서의 비즈니스캔버스 전경. [사진=비즈니스캔버스]

테크크런치에는 배틀필드 (TOP 50)에 올랐고, 프로덕트 헌트에서는 저희가 (Product of the day) 1위를 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실제로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천천히 관계를 쌓아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저희에게 자문을 구해요. ‘어떻게 해야 해외 VC와 만날 수 있는가’를요.

그런데 많은스타트업이 어떻게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야 할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테크크런치에 배틀필드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더라고요. 이런 건 스스로 찾아보고 알아가야 해요. 프로덕트 헌트는 실리콘밸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낮죠. 이렇듯 발품을 팔고 현장에 가서 배우고 느끼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Q. 앞서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출장을 다녀오셨다고 하셨습니다. 해외진출을 목적으로 현지답사를 하신 걸까요?

기업 간 SaaS 스타트업은 곧장 미국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미국이 시장의 메카니까 이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유럽이나 북미, 동남아시아 등을 거쳐서 서비스 경쟁력을 인정받고 미국으로 진출하는 방식 또한 하나의 방법인 것 같아요. 물론 아예 산업과 연계가 없는 지역으로 진출하는 건 지양해야 하죠. 싱가포르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APAC HQ가 소재해 있는 국가고, 베트남은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어요.

 

Q. 타입드에 대한 피드백을 각국의 사용자에게서 많이 받으셨을 텐데요. 간혹 모든 피드백을 수렴하다가 기업의 정체성을 잃는 경우도 생기는데, 비즈니스캔버스는 어떠한가요?

일단 기업의 비전이 명확해야 하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고, 마찬가지로 피드백이 제품에 유용하지 않을 때도 있어요. 특히 저희는 새로운 서비스로 시장을 만들어가기 때문에 절대로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그렇기에 회사의 철학, 비전, 미션이 무척 중요해요. 그 바운더리 안에서 유용한 피드백은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지만, 그 외는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도 하죠.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니에요. 그래도 스타트업의 장점이라면, 잘못된 길을 빠른 시간 내에 수정해 선회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업의 철학, 비전, 미션을 한번 더 곱씹는 거죠.

비즈니스캔버스의 철학은 명확하다. ‘인류의 일하는 방식을 선도’하는 것. 전에 없던 지식관리로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하고, 연결에 기반한 새로운 지식체계를 제공해 지식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끊임없이 발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최근 투자유치를 마친 비즈니스캔버스는 다음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그때에는 해외 VC의 투자를 받아 보다 전투적으로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타입드를 사용하는 날, 비즈니스캔버스가 그려온 캔버스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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