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처리 속도 가장 빠른 파이낸스 AI 반도체 개발
2년 만에 투자유치 1000억 원 돌파, 기업가치 3500억 원
퀄컴 부사장 출신 이태원 박사 영입, 글로벌 시장 공략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사진=리벨리온]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사진=리벨리온]

[K글로벌타임스] 리벨리온(대표 박성현)은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회사) 스타트업 중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타트업임에도 글로벌 반도체 공룡기업 인텔을 꺾은 기술력을 보유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리벨리온은 기술력과 정부의 국산 반도체 성장기조의 흐름을 타고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고 있다.

 

'골리앗' 인텔 넘어선 다윗의 저력

인텔의 기술력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은 리벨리온의 AI반도체 '아이온'.[사진=리벨리온]
인텔의 기술력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은 리벨리온의 AI반도체 '아이온'.[사진=리벨리온]

리벨리온은 지난 2020년 출범한 신생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그러나 저력만큼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업력이 이제 3년에 불과하지만 이미 세계적인 기업과 AI반도체 기술력이 대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AI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국내외 기업들 역시 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기술개발 및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리벨리온의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글로벌 최고 반도체 기업으로 불리는 인텔의 기술력을 넘어선 것이다. 파이낸스 AI 반도체는 리벨리온의 주력분야다.

인텔은 이미 세계 최고의 처리속도를 자랑하는 '고야'라는 상품을 보유해 세계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그러나 리벨리온 AI 반도체 '아이온'은 고야보다 처리 속도가 30% 빠르고, 전력 소비 효율도 높이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리벨리온의 기술력의 원동력은 핵심 인재영입이다. 사진은 리벨리온 임직원들의 모습.[사진=리벨리온]
리벨리온의 기술력의 원동력은 핵심 인재영입이다. 사진은 리벨리온 임직원들의 모습.[사진=리벨리온]

리벨리온의 이 같은 성과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인텔, 삼성, 스페이스X를 거쳐 모건스탠리에서 퀀트(계량 분석) 개발자로 근무했던 박상현 대표는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에서 반도체 전문가로 활약하던 인재들을 대거 영입해 경쟁력 키우기에 집중했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성능 좋은 파이낸스 AI 반도체로 불리는 아이온으로 나타난 것이다.

아이온은 아직 양산을 본격화 하기도 전에 이미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금융투자사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다.

 

기업들의 러브콜, 대규모 투자유치로 이어져

리벨리온과 비브스튜디오가 AI반도체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사진=리벨리온]
리벨리온과 비브스튜디오가 AI반도체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사진=리벨리온]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리벨리온은 기업들로부터 협업을 위한 러브콜을 받는 등 의미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통신기업 KT와 일찌감치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KT가 외국산 반도체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국산 반도체를 채택했고, 그 주인공이 바로 리벨리온인 것이다.

리벨리온은 KT가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의 구조와 규격에 맞는 맞춤형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기로 했다.

KT 뿐 만 아니라 AI기반 메타버스 콘텐츠 아트테크기업 비브스튜디오스와도 손을 잡고 보폭을 늘려가고 있다. 양 사는 협력을 통해 메타버스 콘텐츠 사업을 위한 생성형(Generative) AI 공동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처리속도가 빠르고 정확도가 높은 AI반도체를 개발함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이들의 목표다. GPU보다 적은 전력으로 보다 빠른 연산을 가능케 하는 것이 AI 반도체의 특징이기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넘어 대규모 투자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KT로부터 300억 원을 투자받았고, 카카오벤처스·신한캐피탈과 서울대 기술지주, KDB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누적 투자액 1000억 원을 유치했다.

기업가치 역시 35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핵심 반도체인 아이온의 본격적인 양산과 공급이 이어지면 기업가치 1조 원을 넘어서는 '유니콘' 등극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정부 성장정책 업고 글로벌 시장 진격

정부의 국산 반도체 성장전략.[사진=과기정통부]
정부의 국산 반도체 성장전략.[사진=과기정통부]

리벨리온의 무서운 성장세와 더불어 정부의 국산 반도체 성장지원 기조 역시 든든한 힘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의 골자는 2030년까지 3단계에 걸쳐 국산 AI 반도체의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국내외에서 AI 기술·서비스 영향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이 이어지는 만큼 이에 발맞추겠다는 취지다. 2028년엔 중국을, 2030년까진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내건 정부인 만큼 대규모 투자로도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으로 불릴정도로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 경쟁이 뜨거운 상황"이라며 "특히 AI반도체 분야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불리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우위를 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발맞춰 리벨리온은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대만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7나노 공정에서 생산을 맡기로 했고,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AI반도체 '아톰'을 생산하기로 예정돼 있다.

AI반도체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핵심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분야다. 전세계가 AI반도체 기술경쟁력 우위 및 선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사진=픽사베이]
AI반도체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핵심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분야다. 전세계가 AI반도체 기술경쟁력 우위 및 선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사진=픽사베이]

이처럼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리벨리온이 해외진출을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다. 이미 글로벌 금융기관으로과 공급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수요가 높지만, 이를 넘어 글로벌 시장 활로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 리벨리온의 목표다.

이를 위해 리벨리온은 퀄컴 부사장을 역임한 이태원 박사를 이사로 선임하고 미국시장 및 글로벌시장 비즈니스 개척을 위한 준비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성현 대표는 "CPU(중앙처리장치)나 GPU는 전량 미국에서 수입해 사용했고, 미국의 규제로 수입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 국가적인 위기에 봉착했던 경험이 있다"며 "그러나 4차산업의 핵심으로 불리는 AI반도체는 이런 전철을 겪지 않도록 기술력 우위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