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실리콘밸리 싱가포르, 동남아 스타트업 생태계의 거점
시장조사부터 현지화전략 수립, 해외진출 돕는 킬사글로벌 주목
한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 지사 두고 동남아 연결하는 구심점
싱가포르 및 한국 정부기관들과 협업,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확립

바야흐로 스타트업 전성시대다.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벤처 붐은 네이버, 넥슨, 옥션 등 수많은 기업을 중견기업으로 만들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글로벌 무대를 장악할 유니콘 기업을 바라보는 스타트업들의 열정으로 제2의 벤처 붐이 일고 있다. 차세대 유니콘을 꿈꾸는 우리 스타트업들이 기댈 수 있는,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옆에 있으니 언제든 ‘K-스타트업 서포터즈’의 문을 두드리기 바란다. 

 

<K스타트업 서포터즈> 시리즈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함께하는 킬사글로벌이 한국과 싱가포르, 나아가 동남아를 연결하는 허브가 되고 있다. [사진=킬사코리아]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함께하는 킬사글로벌이 한국과 싱가포르, 나아가 동남아를 연결하는 허브가 되고 있다. [사진=킬사코리아]

[K글로벌타임스] ‘미니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중심으로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 세계 100대 기술 기업 중 80여 개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고, 스타트업 협력사 300여 기업이 들어서 있을 정도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제치고 스타트업을 유치하는 최고의 중심지로 꼽히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고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유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실제로 스타트업들이 싱가포르에 진출하기란 그리 녹록지 않다. 투자 유치가 쉽지 않고, 전문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진입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에서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고 정착하는 것이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BPO 기업 ‘킬사글로벌’은 싱가포르와 우리나라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문을 연 한국법인 킬사코리아(대표 권오숭)를 통해 한층 원활한 가교가 되었다. 킬사글로벌은 한국법인 외에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에 지사를 두고 동남아시아 전체를 무대로 글로벌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해외 진출에 필요한 전 과정 지원하는 BPO 기업

킬사는 동남아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에 정보 제공, 시장 검증, 파트너 연결 등 해외 진출에 필요한 전 과정을 지원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아웃소싱한다고 보면 된다. 기존의 BPO 기업들이 파이낸스, 시장조사 등 특정한 영역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킬사는 비즈니스 개발 및 매니지먼트에 초점을 두고 영업, 마케팅, 파트너십 개발, 펀딩 등 해외 지사가 해야 할 업무를 대신해준다.

권오숭 킬사코리아 대표는 당초 싱가포르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을 대상으로 싱가포르 진출을 지원하는 컨설팅 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나 개인기업으로서는 활동에 제약이 많아 싱가포르 투자기업 등의 제안에 따라 킬사글로벌을 만들게 됐다. 킬사는 싱가포르 정부, 관련 기관들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갖추고 국내외를 잇는 스타트업 네트워크를 종합적으로 중개하고 있다.

킬사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코트라 등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있는 정부 기관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정부 기관들이 더 많은 기업에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문을 열어주고, 기업 하나하나에 대한 후속지원을 민간에서 진행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다. 실제로 킬사는 최근 중진공 해외 민간 네트워크로서 동남아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권오숭 대표는 “지금까지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서비스는 시장조사나 진입 전략 컨설팅 등 한정적인 정보 제공 위주였다. 실제로 해외 진출에 필요한 것은 현지화 전략, 현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인데 이걸 해주는 곳은 없었다. 킬사글로벌은 비즈니스 디벨럽먼트, 파트너십, 펀딩, 마케팅 등 해외 진출을 위한 A to Z를 담당하는 랩 오피스 아웃소싱 기업이다”라고 밝혔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킬사글로벌은 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에 지사를 두고 동남아 스타트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킬사코리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킬사글로벌은 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에 지사를 두고 동남아 스타트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킬사코리아]

 

정확한 현지정보 등 ‘킬사베이스’ 통한 빠른 성장곡선

스타트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매출을 내기까지는 통상 3년 정도 걸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안정화 및 매출 창출까지 견인하는 데 약 5억 원이 든다. 해외 진출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권오숭 대표는 정보가 부족하고 현지 파트너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 해외 진출의 가장 큰 장벽인 만큼, 킬사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스타트업들은 킬사를 통해 현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른바 ‘구글링’을 통한 단순한 검색정보가 아니라, 현지 필드에서 오는 피드백을 담은 정확한 정보다. 현지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진출전략이 나와야 하는 만큼 ‘고퀄’의 시장조사 및 검증이 이루어진다는 설명이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 나와도 실행이 안 되면 ‘말짱 도루묵’인 법. 킬사는 정보수집부터 전략 수립, 수행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권 대표는 “킬사 팀들은 전반적인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로서 분야별 현지 전문가들을 섭외해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스타트업은 제로베이스가 아니라 ‘킬사베이스’를 통해 최대한 빠른 성장곡선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킬사에 따르면 최근 동남아 시장이 해외 진출의 주요 무대로 주목을 받고 있다. 마켓 사이즈가 작지 않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변했고, 전체 인구의 50%가 30대 이하 젊은 층이라 구매력도 높다. 이로 인해 예전에는 해외 진출의 목적지가 북미, 유럽 등이었는데 지금은 동남아로 눈을 옮기는 추세라고 한다.

권오숭 대표는 “트렌드가 이렇다 보니 혹자들은 경쟁에서 수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베트남이 좋다더라, 인도네시아가 뜬다더라 하는 소문만 듣고 무작정 진출하지는 않아야 한다. 현장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회사가 들어갈 타이밍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킬사는 시장조사, 비즈니스모델 개발, 마케팅 등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A to Z를 지원한다. [사진=킬사코리아]
킬사는 시장조사, 비즈니스모델 개발, 마케팅 등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A to Z를 지원한다. [사진=킬사코리아]

 

다양한 해외진출 성공지원 사례, 더 많은 기업발굴에 힘

킬사는 연간 150~200개의 기업과 접촉한다. 해외 진출을 원해서 킬사를 찾는 기업들도 있고, 국내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위해 킬사 측에서 직접 기업을 발굴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서울산업진흥원 등 정부 기관들과의 협업 사업을 통해 만나는 기업들도 많다. 이들 기업 중 연간 20개 내외의 국내외 기업과 계약을 체결해 해외 진출의 전 과정을 함께 하고 있다.

현재 국내의 자율주행 분야에서 탑으로 꼽히는 A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 중이다. 이 기업은 미국과 싱가포르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진출을 위해 킬사와 1년여 동안 준비해 왔다. 까다로운 현지 규제를 풀고 현재 싱가포르 현지 통신사 한 곳과 해외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싱가포르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에 합류할 수 있게 된다.

또 디지털 맵을 만들어 맵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B 기업과도 재작년부터 협업해 싱가포르 시장 안착을 지원하고 있다. 현지 맞춤형 전략에 따라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고 협업에 나섰고, 싱가포르 정부와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해 입찰 없이 정부 산하 기관과 계약할 수 있는 ‘그린 레인’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싱가포르 조달청에 등록되어 실질적인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의 스핀오프 기업과도 협업하고 있다. 에어컨 필터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코팅으로 필터의 냄새를 제거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기업은 킬사와 함께 싱가포르에 진출,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동남아의 우버라 불리는 ‘그랩’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가 높아져 싱가포르 렌터카 3위 기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권오숭 대표는 “지난해부터 이스라엘 기업의 국내 진출을 돕는 등 한국 인바운드도 본격화하고 있다. F&B 분야에서 건강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기업의 국내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찾아서 매칭, 올 하반기에 첫 번째 숍을 오픈할 예정이다. 대체식품을 만드는 기업에 주목하고 있으며, 국내외를 아우르는 기업을 발굴해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킬사는 싱가포르와 한국을 오가며 스타트업에 필요한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킬사코리아]
킬사는 싱가포르와 한국을 오가며 스타트업에 필요한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킬사코리아]

 

현지화 전략 수립부터 실행, 투자까지 해외진출의 든든한 동반자

킬사는 올해 브랜드 인지도 높이기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더 많은 기업을 만나고 해외 시장에 나아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더 좋은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단기적인 지원을 넘어 투자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체계를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싱가포르 현지에 투자사를 만들어 직접투자까지 진행하는 진정한 액셀러레이터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지원 기업도 확장한다. 지금까지 킬사는 하이테크 기업을 위주로 해외 진출을 도왔다. 하지만 국내 스타트업의 경우 테크 기업 못지않게 화장품, 식품 등 제조기업이 많다. 대기업들은 자체 마케팅을 통해 현지화하고 매출을 내는 게 어렵지 않지만, 스타트업은 수출로 매출을 견인하는 게 쉽지 않다. 제조기업들의 진출에도 눈을 돌린 이유다.

나아가 올해 신경을 쓰고자 하는 분야 중 하나가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전 세계가 개방형 혁신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만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독자적 알고리즘을 개발해 해외 진출 프로세스의 자동화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정확한 기본 정보들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권오숭 대표는 “지금까지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데 한정적이었다. 마켓 개발, 비즈니스모델 개발 등에 국한되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부터 해외 안착까지 A to Z를 함께 하겠다는 목표에 걸맞게 펀딩까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보다 많은 기업들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K글로벌타임스 황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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