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얇고 강한 신소재, 그래핀…미래를 선도할 획기적인 신소재
그래핀 이용한 키친 스타일러로 타임지 ‘올해의 발명품’ 선정 및 난방가전으로 CES 혁신상 수상
ESG 선도하는 그래핀, 바이오 의학 등 앞으로 사용 가능한 분야 무궁무진

[K글로벌타임스] 토스터 등 전열제품은 에디슨 시대의 발명품이다. 1세기 가까이 기술에는 진보가 없었다. 여전히 니크롬 소재 등의 금속 코일을 활용해 조리 및 난방기구가 생산되고 있는데, 니크롬선은 높은 저항에 의해 발열이 된다. 즉, 효율성이 높지 않다는 뜻이다.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신소재가 바로 ‘그래핀’이다. 낮은 저항에서도 원자층에 많은 전류가 흐르면서 기존의 전열제품보다 효율적으로 발열이 일어나는 것.

그래핀스퀘어(대표 홍병희)는 이 ‘그래핀’을 국산에서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특히 그래핀 양산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흑연에서 발견된 그래핀,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이유

그래핀스퀘어 홍병희 대표 [사진=그래핀스퀘어]
그래핀스퀘어 홍병희 대표 [사진=그래핀스퀘어]

그래핀은 흑연의 한 겹에 해당하는 물질이다.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그래핀 한 층을 만드는 것을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겼다. 그러던 중 2000년대 초반 러시아 출신 영국 과학자들이 스카치테이프로 그래핀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고, 육각형 벌집 모양을 이루는 탄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꿈의 신소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육각 벌집 모양의 그래핀 [사진=그래핀스퀘어]
육각 벌집 모양의 그래핀 [사진=그래핀스퀘어]

그래핀이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가 좋으며, 육각형 벌집 모양은 무척 튼튼한데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다. 그러면서 한 겹의 탄소 원자막이기에 투명하면서도 유연하다. 히팅과 쿨링을 반복해도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무궁무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그야말로 꿈의 신소재인 셈이다.

하지만 양산에는 문제가 많았다. 흑연에서 분리해낸 그래핀이 아주 작아 실용화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를 그래핀스퀘어가 가능하게 했다. 그와 함께 그래핀을 활용한 다양한 가전제품을 선보이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는 포스코의 지원도 한몫했다. 포스코의 제안에 수도권에서 포항으로 본사를 이전한 그래핀스퀘어는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에 파일럿 공장을 준공했다. 또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그래핀 합성 시 발생하는 폐수의 저감 공정을 개발하며 포스코의 산학연 협력의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그래핀으로 세계 최초 양산 성공해 가전제품 선보인 그래핀스퀘어

그래핀 키친 스타일러 [사진=그래핀스퀘어]<br>
그래핀 키친 스타일러 [사진=그래핀스퀘어]

지난해 타임지가 ‘올해 최고의 발명’에 그래핀스퀘어가 개발한 ‘그래핀 키친 스타일러’가 올랐다. 토스터 기능을 포함해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그래핀 키친 스타일러의 가장 큰 장점은 투명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식빵을 굽는다 하자. 그간 토스터는 불투명했기 때문에 식빵이 얼마만큼 구워졌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래핀 키친 스타일러는 투명하기 때문에 식빵이 얼마나 익었는지, 혹은 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뒤집을 필요 없이 양쪽을 한꺼번에 구울 수 있다. 투명하면서도 300~400도까지 열이 오르는 가전은 그간 없었다는 게 그래핀스퀘어의 설명이다. 식빵만을 구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이나 생선 요리 등 다양한 요리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그래핀스퀘어는 그래핀 키친 스타일러를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더 그래핀 라디에이터 [사진=그래핀스퀘어]<br>
더 그래핀 라디에이터 [사진=그래핀스퀘어]

CES 2023에서 최고 혁신상을 거머쥔 제품도 있다. 바로 ‘더 그래핀 라디에이터’다. 열전도가 높은 그래핀으로 만들었다 보니 기존 코일 방식의 히터보다 30%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이 제품은 Z 형태의 폴더블로 접어서 휴대할 수 있다. 또한 그래핀의 투명한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결합해 일명 ‘불멍’도 가능하다.

 

“실리콘밸리? 우리는 그래핀밸리 만들겠다”

그래핀은 ESG의 한 획을 그을 신소재로 알려져 있다. 그래핀을 만드는 원료는 메탄가스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주범이다. 그래핀은 이 메탄가스를 합성해서 만들어지며, 나아가 부산물로 수소가 나온다. 저탄소에 청정에너지까지 가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전기자동차에도 그래핀이 사용될 수 있다. 전기자동차는 엔진이 뜨거운 편이 아니기에 겨울철에 제습이나 제상이 어렵다. 여기에 그래핀을 활용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배터리도 절약할 수 있다.

그래핀 연구하는 그래핀스퀘어 [사진=그래핀스퀘어]

그래핀의 가능성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래핀을 1나노미터 크기로 제작하면, 독성이 사라져 바이오 의학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그래핀스퀘어는 2014년부터 존스홉킨스대학교와 연구를 하던 중 그래핀의 가장 작은 물질인 그래핀 양자점이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차단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파킨슨은 완치가 불가능한 뇌질환으로, 그래핀이 파킨슨 치료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핀스퀘어 홍병희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는 3차,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다”라며 “그래핀이라는 탄소 소재가 하나의 산업군을 형성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으면 한다. 그리팬스퀘어 본사가 자리 잡은 포항을 ‘그래핀밸리’로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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