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대 학생들의 주도로 만들어진 창업지원 커뮤니티
‘스타트업 사우나’ 중심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 주도, 한국과의 교류 및 상생 도모

바야흐로 스타트업 전성시대다.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벤처 붐은 네이버, 넥슨, 옥션 등 수많은 기업을 중견기업으로 만들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글로벌 무대를 장악할 유니콘 기업을 바라보는 스타트업들의 열정으로 제2의 벤처 붐이 일고 있다. 차세대 유니콘을 꿈꾸는 우리 스타트업들이 기댈 수 있는,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옆에 있으니 언제든 ‘K-스타트업 서포터즈’의 문을 두드리기 바란다. 

 

<K스타트업 서포터즈> 시리즈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알토대학교 창업지원 커뮤니티 '알토이에스' 집행부가 한국 스타트업과의 교류를 위해 대표단을 꾸려 방한했다. [사진=K글로벌타임스]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알토대학교 창업지원 커뮤니티 '알토이에스' 집행부가 한국 스타트업과의 교류를 위해 대표단을 꾸려 방한했다. [사진=K글로벌타임스]

[K글로벌타임스] 작지만 스타트업이 강한 나라 핀란드. 핀란드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높이 평가받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과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등장,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주목을 받는 핀란드는 기술과 혁신에 대한 지원 및 인프라 구축, 벤처투자 등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핀란드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게임개발 등 기술과 혁신 분야에서 강점을 지녔다. 혁신과 창의력을 장려하는 문화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 분야에 대한 교육을 강화, 기술 역량을 갖춘 창의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핀란드의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적인 네트워킹과 협력을 통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핀란드 스타트업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는 요소다. 핀란드 정부는 스타트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초기 투자, 인재 양성, 인프라 개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를 토대로 핀란드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은 4000여 개에 이른다.

 

핀란드 스타트업의 든든한 동반자 ‘알토이에스’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에는 알토 대학교가 있다. 알토대는 핀란드경영대학, 헬싱키공과대학, 헬싱키예술디자인대학 등이 2010년 합병해 설립된 대학이다. 세계적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기술대학으로, 창업과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과 인프라를 통해 창업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사업을 성장시킨다.

그중에서 ‘알토이에스(Aaltoes, Aalto Entrepreneurship Society)’는 알토대에서 운영되는 학생 주도의 창업지원 조직이다. 학생들의 창업 열정을 지원하고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이벤트,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 알토이에스는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성장을 지원한다.

알토이에스는 매년 ‘스타트업 주간’을 운영한다. 학생과 기업들이 참여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가교의 장이다.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학생 창업자들을 위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업가정신을 키우고 성공적인 창업을 이룰 수 있도록 워크숍, 스타트업 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핀란드 학생 창업의 든든한 동반자이자 학생 주도의 커뮤니티가 되고 있는 알토이에스 집행부 관계자들이 지난 5월말 한국을 찾았다. 핀란드와 한국 스타트업의 교류와 연계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열흘간의 방한 일정 동안 서울대 캠퍼스타운사업단을 방문하고 핀란드·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관련 세미나를 여는 등 양국 활성화를 위한 시간을 마련했다.

 

핀란드-한국 스타트업 교류 위한 특별세미나

핀란드 내 창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비영리단체로 꼽히는 알토이에스는 지난 5월 31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핀란드타워에서 ‘핀란드와 한국 스타트업의 교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특별세미나에서 알토이에스는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와 알토대 창업가정신을 소개하고, 알토이에스가 독립된 기관으로서 자리 잡도록 견인한 성공 프로젝트를 알렸다.

알토이에스 집행부 대표단을 이끈 메리 하이키넨 부대표는 “2000년대 후반까지 핀란드 최고의 직장은 노키아였다. 하지만 노키아가 무너지면서 핀란드에 미래인재가 필요하게 되었고, 기업가정신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주목받았다.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고 창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대학생들이 모여 커뮤니티 알토이에스를 만들었다”라고 소개했다.

대표단은 알토이에스에 대해 대학생 주도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로서, 핀란드의 더 많은 학생에게 고성장을 향한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키아의 몰락 이후 핀란드를 되살릴 미래인재의 역량으로 기업가정신에 두고 학생창업을 위한 커뮤니티를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알토이에스는 워크숍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기업가정신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알토이에스의 난테 키비넨 재무책임자는 “알토이에스는 초기 단계 창업자를 지원한다. 다양한 워크숍과 세미나를 통해 사람들이 큰 꿈을 꾸고 자신의 꿈을 믿도록 영감을 준다. 열정을 공유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 스타트업을 잘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학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관련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밀어주고 끌어준다”라고 밝혔다.

알토이에스 대표단은 한국 파트너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과 함께 핀란드-한국 스타트업 교류를 위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K글로벌타임스]
알토이에스 대표단은 한국 파트너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과 함께 핀란드-한국 스타트업 교류를 위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K글로벌타임스]

 

슈퍼셀·월트·로비오 등 글로벌 유니콘 배출

핀란드는 인구 554만여 명의 작은 나라다. 알토이에스에 따르면 핀란드는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산업지원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전 세계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잘 갖춰진 나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유니콘이 8개나 배출됐고, 그런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에 학생과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알토이에스 등의 커뮤니티가 있다.

알토이에스는 알토대 학생들이 ‘핀란드 국민에게 기업가정신과 혁신을 심어주자’라는 목표 아래 세운 단체다. ‘스타트업 사우나’라는 공간에서 10여 개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유럽 최대규모의 해커톤 ‘정션’, 디자인싱킹 해커톤 ‘대시’, 딥테크 문제해결대회 ‘딥다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인턴십 프로그램 ‘실타’, 딥테크 사업화 지원 ‘툴바’, 인큐베이팅 캠프 ‘이그나이트’도 이름나 있다.

난테 키비넨 재무책임자는 “핀란드에서는 누구나 기꺼이 배우고자 하는 문화가 있다. 더불어 누구에게나 쉽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알토이에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커뮤니티로, 열정을 가진 시민들에게 인기가 있다. 일례로 게임 개발자들이 금요일마다 모여 사례를 공유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맥주 파티를 연다”라고 말했다.

핀란드를 세계에 널리 알린 8대 유니콘은 ▲슈퍼셀(모바일 게임 개발사) ▲로비오 엔터테인먼트(앵그리 버드 게임 개발사) ▲월트(음식 배달 플랫폼) ▲릴랙스 솔루션(공급망 관리 소프트웨어) ▲서필로그(공급망 최적화 솔루션) ▲월트 엔터프라이즈(음식 배달 서비스) ▲바르조(가상현실·증강현실 헤드셋) ▲에이븐(클라우드 플랫폼) 등이다. 이중에서 슈퍼셀, 볼트 등이 알토이에스를 거쳐간 대표적 사례다.

 

‘실타’·‘웬즈데이’ 등 실질적 성공사례 공유

이번 세미나에서는 특히 알토이에스에서 운영 중인 두 가지 프로젝트에 대한 성공사례 발표가 이루어져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인 ‘실타(Silta)’와 여성 창업가들을 위한 커뮤니티 ‘웬즈데이(Wednesday)’ 등이다. 이들은 핀란드 학생들의 사고를 넓히고 글로벌 인재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실타의 베라 바나넨 브랜드 책임자는 “핀란드는 작은 나라여서 고성장 기업을 구축하려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살펴보고 목표로 삼아야 한다. 실타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3개월 동안 지내면서 그들의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사업화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글로벌 사고를 통해 성공적인 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웬즈데이의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엘리 사레스토 공동 리더는 “정보 공유가 많은 행사들을 경험하면서 상대적으로 여성 창업가들이 열세라는 걸 알았다. 기업가정신을 지닌 더 많은 여성들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들어올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만드는 것이 웬즈데이의 역할이다. 열린 마음만 있다면 우리 커뮤니티의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aSSIST, 한국-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 연결

이번 세미나는 알토대와 30년 가까이 교류하면서 공동학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의 주관으로 열렸다. aSSIST는 1995년부터 헬싱키경제대의 한국 파트너로 교류해왔다. 헬싱키경제대가 알토대로 합병하면서 공동 MBA 과정을 29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45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 동문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aSSIST는 주한핀란드대사관과 공동으로 후원해 이번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에서는 주제발표와 함께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해 양국 스타트업 관계자들 간 네트워킹을 주도했다. 알토이에스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스타트업 사우나’와 세계 스타트업 행사 ‘슬러시(SLUSH)’ 운영을 주도하는 만큼, 이번 세미나에는 1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다.

세미나에는 스타트업 관계자뿐 아니라 한국에서 알토대 MBA 과정을 공부한 졸업생, 재학생도 자리했다. 알토대 MBA 졸업생 김영준 동문은 대안학교 고등학생 14명과 함께 세미나에 참석해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기업가정신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데, 핀란드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기업가정신을 아이들과 같이 나눌 수 있어 유익한 기회였다”라고 전했다.

aSSIST는 앞으로도 핀란드와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대학 및 스타트업 등 민간주도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이루어진 핀란드와 국가 및 대기업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된 한국이 어떻게 상호 교류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글로벌타임스 황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