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룡 발행인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

지난 4월16일 동원산업의 김재철 회장이 50년의 경영활동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1935년생 창업 1세대가 매출 7조 2천억원의 동원산업그룹(차남 김남정 부회장)과 자산 64조의 한국투자금융그룹(장남 김남구 회장)을 남기고 명예롭게 은퇴하는 흔치 않은 경우다.

재계의 신사, 정도경영의 대명사 등으로 불리우면서 재계의 존경을 받아온 김재철 회장의 50년 경영 원동력은 무엇일까? 후배 경영인으로서 생각해 본다.

우선 김회장님은 기업의 속성을 환경적응산업으로 정의한다. 아무리 잘 나가는 기업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기업인은 이러한 변화에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김회장께서는 우리나라 최초 원양어선인 지남호에 1957년 실습생으로 승선하였고, 그 뒤에 선장 생활에서도 고기를 잡으면 반드시 배를 갈라 어느 지역에 있는 고기를 먹이로 했는지 분석했다고 한다. 세계지도를 거꾸로 걸어놓고 한반도는 대륙끝의 작은 반도가 아니라 태평양을 향하는 요충지라 생각한 것도 이러한 호기심의 발로이다. 미국 뉴욕타임즈 부국장인 아담 브라이언트가 '코너 오피스'라는 칼럼에서 CEO 500명을 인터뷰하고 내린 결론으로 이들의 가장 많은 공통점은 '호기심'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호기심이 있으면 청년이고 나이가 젊어도 호기심이 없으면 노인이다.

두번째로 김회장께서 평생을 가지고 계신 것은 학습능력이다. 이러한 호기심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가지고 있지 않고 지속적으로 학습하여 자신의 무기로 만든다. 그리고 일반기업에서는 유례가 없는 동원 목요세미나를 매월 1974년부터 시행하여 현재 2100회가 넘었다고 한다. 한달에 한번 외부강사를 초빙하고 나머지는 자체강사로 진행하는데 나도 2000년도에 옥션 사장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현재 주력기업인 동원산업의 이명우 대표이사(2014년부터 재직)도 이 세미나의 강사로 초빙되었다가 스카웃되었다.

월평균 20권 이상의 책을 읽는 것도 새로운 트랜드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된다.

특히 김회장꼐서 1981년에 수학하였던 하버드대 최고경영자과정은 동원그룹 도약의 일대 전기를 마련해준다. 이때 교수들로부터 앞으로의 시대는 금융산업이 유망하고 국민소득 2000불이 넘어가면 고급어종인 참치가 캔으로 팔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이에 19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하고 동원참치 캔이 시장에 선 보이게 된다.

그리고 김회장님의 최대의 강점은 도전정신이다. 절대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1973년 미증유의 오일쇼크 속에서도 4500톤급 동산호를 건조하여 사업확대에 크게 기여했고 2008년 리먼브라더스 금융위기에서도 세계최대의 참치캔 회사 스타키스트를 인수하였다. 인수 반년만에 흑자로 돌려 놓았다. 물론 삐삐산업이나 현미경사업등 실패한 사업도 있지만 김회장의 철학은 한결같았다. “본업을 버리는 자는 망하고 본업만 해도 망한다.” 결국 본업은 초일류격차 기업으로 만들고 신규사업을 통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도전정신이 1969년 창업이래 한번도 매출이 역신장하지 않고 43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끊임없는 스타기업을 배출하는 비결이다.

이외에도 김회장님의 기업철학을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사회공헌, 윤리경영, 철저한 2세교육 등 지난 50년간 우리 재계의 롤 모델이셨다.

이제 새로운 AI시대에 직원들을 믿고 떠나신다고 하였다. 직원들의 역량을 믿으셔도 될 것이다. 그 직원들 모두 공채출신이고 김재철회장께서 직접 면접보신 인재들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욱 건강하시고 후배들을 많이 응원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우리도 앞으로 회장님을 모델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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