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이금룡</strong> 도전과나눔 이사장
무역경제신문 발행인 /(사)도전과나눔 이사장 이금룡

 

한국인의 93.7%가 싫어하는 아베 전 총리가 7년 9개월의 재임 기간을 마치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후임에 아베 정책의 승계를 공언하는 스가 요시히데 전 관방장관이 99대 총리로 취임했다. 사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 정계에서 성골 중에 성골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인들의 자부심인 메이지유신의 발상지인 조슈번(현 야마구치현: 63명의 총리 중 9명을 배출) 출신이고 아버지는 외상을 역임하였고 외조부가 기시 전 수상이다. 아베 개인의 능력보다는 출신 지역과 가문의 후광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아베의 지역구인 야마쿠치현과 인근 가고시마현(샤츠마번)의  개혁적인 하급무사들은 동맹을 맺어(샷죠동맹)  토쿠카와 막부 체제를 무너뜨리고 1868년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키면서 근대 일본 국가를 건설한다.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사카모토 료마, 정한론의 요시다 쇼인, 유신 3걸 중 하나인 사이코 다카모리, 만엔권의 주인공 이토 히로부미, 후쿠자와 유키치도 모두 하급무사 출신이다. 
이들은 1840년 아편전쟁과 1853년 미국 페리 선장의 흑선 입항 등을 겪으면서 서세동점의 시기에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부국강병만이 살길이라고 판단하고 250년간 이어오던 막부체제를 무너뜨린다. 


항상 역사 시간에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조선은 왜 일본처럼 개혁과 개방의 길을 걷지 못하고 쇄국정책을 펴다가 온갖 치욕을 겪으며 무너졌는가? 
최근 “일본 극우의 탄생,메이지유신 이야기”의 저자인 서현섭 전 대사는 근본적으로 조선 사회는 과거시험이라는 의례를 통과해야 지배계층으로 진입하므로 실용과는 동떨어진 사서삼경 암송과 논문인 제술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고 지적 상상력이나 새로운 세상에 호기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조선 사회는 폐쇄적이고 닫힌 사회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1600년 풍랑으로 도착한 네덜란드 선박의 선장(윌리엄 애담스), 항해사( 안 요스텐)를 통상고문으로 임명하여 활용하고 당시 최선진국이었던 네덜란드의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1641년 나카사키에 인공섬 데지마를 만들어 네덜란드인을 수용한다. 
그러나 조선은 효종 4년 1653년에 조선에 표착한 하멜을 비롯한 18명의 세계 최강 기술을 가진 네덜란드인을 활용 못 하고 10년간 전라도 강진에 억류하다가 이들이 탈출하여 “하멜표류기”라는 책을 남기게 된다. 고인이 된 중앙일보 김영희 대기자는 2012년 "소설 하멜"을 집필하고 조선이 변화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잃었다고  한탄하였다.


또한 1800년 초부터 세계가 공업혁명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부국강병”으로 나아갈 때 조선은 여전히 농업을 중시하고 상업과 공업을 경시하며 관념적인 성리학으로 국가 엘리트를 선발하고 있었다.
당시 조선의 시스템으로는 경제발전은 불가능하고 제국주의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러면 현재의 대한민국 경제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
일본 메이지유신을 만든 개혁적인 하급무사들보다 더 기업가정신과 지적 호기심과 자신감으로 뭉친 20~30대의 스타트업들을 나는 매일 만난다.이들은 어느 나라 디지털 경제의 주역보다 더 능력 있고 탁월하다. 이들이 미래 우리 경제의 주역이 될 것이다. 사단법인 '도전과나눔'기업가정신 조찬 포럼에 매월  80명에 가까운 스타트업들이 참석하며 그들의 눈빛에서 미래의 희망을 가진다. 


그러나 현실을 돌아보면 과연 이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마음껏 꿈을 펼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우리는 아직도 법령에 규정이 없으면 신규사업을 할 수 없는 ‘Positive System’이 이들을 짓누른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면 이를 승인할 기준이 없다.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잠재적인 범법자인 것이다. Grey Area를 맴돈다.


'타다'의 경우에는 법원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 사업을  못하게 한다. 이제 싻을 돋우려고 하는 플랫폼사업은 벌써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태클을 걸어온다. 가장 혁신적이어야 할 금융 보험은 기존 사업자가 디지털화 할 때까지 온갖 이유로 신규 진입을 제한한다. 국회는 연일 규제입법을 양산한다. 규제입법 자판기라고 할 수 있다.
똑같은 시험지에 똑같은 면접으로 국가 엘리트를 선발하여 선배들이 걸어온 코스를 그대로 밟는다. 지적 상상력과 서로 다른 생각을 융합할 방법이 없다.


최근 코트라에서 해외 진출해 있는 스타트업 22개국 135개 기업을 조사했더니 40%가 국내 기반 없이 처음부터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이다. 동남아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훨씬 자유롭고 성공할 확률이 높다.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 1위부터 100위까지 기업 중 50%는 한국에서 사업이 불가능하다. 

코로나19로 세계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 중국 중심에서 다시 자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리쇼어링에 선진국들은 사활을 걸고 자국기업들을 본국으로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의하면 해외 한국기업들이 공급망이전에는 76%가 관심있지만 한국으로의 회귀에 관심있는 기업은 4,7%에 불과하였다. . .


토인비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그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였다,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라고 설파하였다. 당태종은 정관정요에서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흥망성쇠와 왕조교체의 원인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150년 전 일본이 개혁과 혁신으로 나갈 때 우리 선조들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 나는 치과의사 출신인 토스의 이승건대표나 외국컨설팅사 출신인 마켓컬리 김슬아대표, 중동으로 수출하는 컨테이너 농업 엔씽의  김혜연대표, 아시아 라디오시장을 석권한 스푼라디오의 최혁재대표등이   메이지유신 시대의  개혁적인 하급무사보다 더  도전적이고이고 진취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기성세대가 편협된 기득권 지키기 때문에 이들의 성장을 막는다면 우리는 또 한 번 역사의 낙오자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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