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경제학 박사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경제학 박사

코로나19 팬데믹이 선포된 지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전 세계 IPA(투자촉진기관) 관계자들은 2021년의 FDI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지난 7월 20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 계열의 ‘FDI Markets’이 전 세계 70개 이상의 국가, 100개의 IPA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가 일부 공개되어 이를 공유하고자 한다.

▶ 자국 내 투자 증가는 기대되지만, 글로벌 유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전 세계의 IPA 관계자들은 2021년 자국의 FDI(외국인직접투자)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의 53%가 2021년에 해당 국가로의 FDI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WIR(World Investment Report) 2021에서 2021년 10~15%가량 FDI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UNCTAD(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와 궤를 함께한다.

반대로 응답자의 18%만이 자국으로의 FDI 감소를 예측했으며, 상당한 수준의 FDI 감소를 전망한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 참고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해 4월 조사에서는 IPA 관계자 중 40%가 자국으로의 FDI 유입 감소를 전망했었다.

그런데 IPA 관계자들은 자국으로의 투자 증가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는 대조적으로 글로벌 FDI 전망에는 오히려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IPA의 49%만이 2021년 글로벌 FDI의 증가를 전망했다고 한다. 보고서에서는 이를 IPA 관계자들이 ‘자국 투자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이 FDI 유치에 녹록지 않은 환경’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 최고의 투자원(Source)은 중국

같은 설문조사에서는 2021년 가장 큰 투자원에 대한 질문도 수행하였는데, 중국이 세계 최고의 해외 투자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었다. IPA 응답자의 거의 4분의 3이 중국이 2021년 FDI 최대의 주요 원천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조사에서 중국과 미국이 공동 1위를 차지한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는 결과다.

보고서는 투자 원천으로서 중국의 부상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 관련 자금 조달을 위한 투자 원천으로서의 중국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IPA 응답자들은 중국에 이어 미국, 독일, 영국, 일본이 2021년 FDI의 주요한 투자 원천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참고로 2020년 조사에서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독일, 영국은 동일하나 프랑스가 5위를 차지했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투자 유치 산업 변화 전망

2021년 투자 유치 대상 산업에 대한 IPA의 기대치를 살펴보면, 팬데믹 이후의 변화가 반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투자 유치 목표 산업으로 농업과 식품 부문을 꼽았으며, ICT(정보통신 기술)와 제약이 2위(39%)와 3위(33%)를 차지해 새로운 포스트 팬데믹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는 "농업과 식품에 대한 높은 응답은 주로 개발도상국 및 과도기 경제권에서 희망하는 FDI에 대한 기대로 간주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응답자의 39%가 ‘팬데믹에 대응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2021년 FDI의 주요 대상 산업으로 ICT를 꼽았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의 재발에 대한 방지 측면에서 33%가 제약 산업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2019년 조사에서 제약 산업은 상위 5위 안에 들지 못한 업종이었으나, 2021년에는 IPA 응답자의 33%가 제약 산업이 FDI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팬데믹 이후 GVC(글로벌 가치 사슬) 재편 트렌드인 ‘복원력(resilience)’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확산으로 판단된다.

설문에 응한 전 세계 IPA 관계자들은 FDI 증가를 전망하면서도, 현 상황이 FDI 유치에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선진국 중심의 불균형한 경제회복 등 불확실성 속에 FDI의 하방 요인이 상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투자원과 투자 유치 상위 산업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GVC 재편 방향과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 투자가 중심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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