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드웨어 분야에선 스마트폰 성장세 이어질 전망
- 5G 기술, 향상된 오디오 기술, 헬스테크도 주목

코로나19를 겪으며 소비자와 기술 간 관계는 더욱 끈끈해졌다. 팬데믹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주춤하고, 집에서 머무르게 된 소비자들은 다양한 기술을 통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컴퓨터와 각종 네트워크 기기와 함께 사람들은 재택근무와 재택학습을 할 수 있었고, 스마트 홈·커넥티드 엔터테인먼트·원격진료·웨어러블 및 커넥티드 운동기기 등 다양한 기술 덕분에 집에서의 여가생활 및 건강관리도 가능해졌다.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및 기술 전시회 CES의 주최사인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이하 CTA)가 분석한 '2022년 미국 소비자 기술 시장 전망'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소비자 기술시장에 대해 살펴본다.

▶ 하드웨어 분야, 스마트폰이 주도

2020~2022년 Top 5 하드웨어 분야의 매출 및 전망 (단위: US$ 백만)&nbsp;<br>(자료 = CTA)
2020~2022년 Top 5 하드웨어 분야의 매출 및 전망 (단위: US$ 백만) 
(자료 = CTA)

소비자 기술 시장을 구성하는 핵심 분야는 하드웨어다. CTA는 하드웨어 분야 내에서 스마트폰, 랩톱PC, LCD TV, 자동차 기술 제품, 태블릿PC를 가장 존재감이 큰 영역으로 선정했다.

먼저 스마트폰은 하드웨어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미국에서 스마트폰 분야는 2020년 약 633억 700만 달러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기존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와 새로운 제품 구매 지연으로 전년 대비 다소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5G의 보급이 가속화로, 5G 기기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소비자 수요가 올해부터 늘어나고 있어 올해 말과 내년까지 전반적인 스마트폰 영역의 매출은 승승장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매출 규모는 올해 말까지 약 725억 8,300만 달러, 내년까지는 약 777억 3,3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7~2022년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G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 추이 2021년은 예상치, 2022년은 전망치 (자료 = CTA(U.S. Consumer Technology One-Year Industry Forecast, 2017-2022, 2021년 7월 발간))

다음으로는 랩톱 및 태블릿 PC다. 지난해부터 랩톱의 판매량은 엄청난 증가를 기록했는데, 이러한 성장세는 올해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원격 학습 등으로 미국 내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랩톱과 같은 교육용 장비를 제공하고 있으며, 상당수 기업들이 재택근무 혹은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하는 가운데 이러한 상업 분야에서의 랩톱 수요는 상당량을 차지한다. 지난해 약 401억 2,100만 달러 규모를 기록한 랩톱 PC의 매출은 올해 말까지 446억 달러로 11%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2년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수요 급증이 어느 정도 누그러지며 그 규모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원격 학습이나 재택근무 외에 가벼운 엔터테인먼트용으로 인기를 얻는 태블릿 PC 역시 전년 대비 6% 성장한 약 121억 달러 규모의 올해 말 매출이 예상되며, 내년에는 랩톱과 유사한 요인으로 인해 다시 2020년의 매출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TV 매출의 경우 팬데믹 기간 실내생활 증가와 비디오 스트리밍·홈 엔터테인먼트 등 수요 증가로 호조를 보였다. 특히 65인치 이상 대형 스크린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은 전년 대비 올해 15%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고화질과 HDMI 2.1 등 최신 성능을 갖춘 프리미엄 라인 제품들은 앞으로도 꾸준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LCD TV의 올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약 182억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기술 제품 영역은 스마트폰 분야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여기에는 자동차 운행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자동차용 음향기기, 원격 시동장치, 내비게이션 시스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대시캠 등 다양한 차량 기술 제품이 포함된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차량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같은 자동차 기술 제품 분야가 상당 부분 매출을 책임질 전망이다. 해당 분야는 지난해부터 성장을 거듭해 내년까지 약 176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차세대 기대되는 기술 분야는?

CTA는 차세대 기술로 5G 기술, 오디오 분야, 헬스테크를 선정했다.

이미 상용화가 진행 중인 5G는 전체 기술 업계와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로 꼽힌다. 무선 인프라 분야의 차세대 기술로 5G는 빠른 속도와 낮은 지연 속도를 통해 더 많은 전자기기끼리의 상호 연결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5G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할 전망이며, 2022년에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5G를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나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체험을 위한 각종 제품도 5G 기술 덕분에 성능 구현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팬데믹을 겪으며 큰 인기를 얻은 것은 비디오 스트리밍 분야만이 아니다. 비디오 스트리밍과 함께 오디오 스트리밍 시장 역시 크게 성장했다. 미국 음악 산업 시장은 과거 오랜 기간 이어진 CD 시대의 막을 내리고 ‘스트리밍 음악’ 시대에 돌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및 통계 전문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음악 산업 전체 매출 중 대부분인 약 83%가 스트리밍 매출이었다.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발전을 거듭하며 더욱더 고품질의 오디오 콘텐츠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가정용 및 휴대용 오디오 기기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특히 휴대용 오디오 기기에 속하는 헤드폰과 이어폰은 전체 휴대용 오디오 기기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2019년부터 지속된 무선 헤드폰 및 무선 이어폰의 인기는 2020년 가장 큰 성장을 기록했고, 2022년까지 그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2017년에는 전체 헤드폰 및 이어폰 시장에서 약 23%을 차지하던 무선 이어폰의 비중은 2022년 약 86%로 큰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무선 이어폰 제품들 (왼쪽부터)Sony WF-1000XM4, Apple AirPods Pro,&nbsp;Bose QuietComfort Earbuds, Samsung Galaxy Buds Pro (자료 = CNet 및&nbsp;각 사 웹사이트)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무선 이어폰 제품들 (왼쪽부터)Sony WF-1000XM4, Apple AirPods Pro, Bose QuietComfort Earbuds, Samsung Galaxy Buds Pro (자료 = CNet 및 각 사 웹사이트)

한편 코로나19의 악몽을 경험한 현대인들은 잊고 있던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됐고, 디지털 헬스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손목에 간단히 착용해 기본적인 건강 정보나 활동량을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 밴드나 스마트 워치 등 웨어러블에서부터 집에서도 안전하고 손쉽게 운동할 수 있는 스마트 피트니스 운동 기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감염병 확산에 대한 걱정 없이 편리하게 원격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텔레헬스(Telehealth) 서비스는 지난해 헬스케어 업계와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고, 다양한 디지털 테라퓨틱 서비스 역시 주목을 받았다.

▶ 디지털 헬스 한창인데, 국내에선 해결 과제 산적

이처럼 디지털 헬스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뛰어난 의료 기술에 비해 법제도 미비 등 시장 진출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모바일 의료용 앱 안전 관리 지침, 의료 기기와 개인용 건강관리 제품 판단 기준,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 등 다양한 규제 개선 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국내 디지털 헬스 산업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헬스의 범주를 명확히 정하고, 건강보험 수가 적용, 의료 기기 인허가 등 법제도 개선과 의료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2020년 12월에 발간한 보고서 따르면,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 산업 규모는 2019년 기준 6조 4,257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2020년 글로벌 디지털 헬스 산업 규모는 1,520억 달러(한화 약 174조 원)였으며 2027년까지 5,080억 달러(582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격리된 생활 속에서 환자나 일반인은 각자 집에서 디지털 치료제, 가상 임상 시험 및 진료, 질병 관리, 건강관리 등을 위한 다양한 디지털 헬스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2020년 한 해에만 9만 개 이상의 헬스케어 앱이 새로 서비스되었으며, 현재 35만 개 이상의 앱이 사용되고 있다.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