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원격의료 이용률 46%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높아져... 코로나19 영향 탓
- 초고속 인터넷 통신, 스마트 의료 기기 등장으로 가속화
- 보험 적용 혜택 범위 늘리는 등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 각국에서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원격의료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원격의료가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는 국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원격의료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진단과 처치부터 상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가 포함된다. 화상으로 환자와 의사 간 실시간 상담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이고 디지털 이미지 전송을 통해 환자의 건강 정보가 전달된다.

코로나19로 사태로 미국 원격의료 서비스 이용률은 4배 껑충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에 따르면 2019년 미국 전체 의료 시장의 11%가 원격의료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지난해 이용률은 46%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4배 이상 껑충 뛴 것이다.

과거 원격의료는 매우 제한적인 수준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리고 스마트 의료 기기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장치로 환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는 의료 서비스 부족 문제의 해결책으로 원격의료를 통한 디지털 헬스케어를 주목한다. 미국 역시 막대한 의료 비용 및 의료 서비스 인력 부족, 만성 질환자 진료를 위해 원격의료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과대학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 AAMC)는 2034년까지 의사가 3만 7,800~12만 4,000명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협회 측은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첨단 디지털 장비와 프로그램이 환자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격의료 기기, 하드웨어, 화상 진료 시스템 등의 수요 증가  

미국에서 원격의료에 사용되는 주요 제품으로는 원격의료 기기 및 하드웨어와 화상 진료 시스템 등이 있다. 지난해 의료 기기·하드웨어 제품은 전체 시장의 44.3%, 화상 진료 시스템은 36.2%를 차지했다.

하드웨어 제품은 당뇨 환자를 위한 혈당 모니터기처럼 환자의 정보를 직접 의사에게 전달해 주는 체내 삽입형 기기다. 미국의 경우 원격의료 이용자의 80%가 비만,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자로 관련 제품의 수요가 가장 높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대면 환자가 늘면서 화상 진료 시스템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상당수 환자들은 바이러스 감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스마트폰으로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어 화상 진료를 선호한다.

화상 시스템을 통한 정신과 상담도 인기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각종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정신과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화상 진료 확대에 힘을 싣는다. 미국은 제도적으로 원격의료를 장려한다. 2010년 제정된 ‘환자 보호 및 건강보험법(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PPACA)', 일명 ‘오바마케어‘에 따라 의료보험 적용 확대, 연방 정부의 원격의료 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늘었다.

정부의 지원 아래 성장 탄력을 받은 미국 원격의료 시장 

주 정부도 원격의료 서비스 이용을 활성화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2015년 뉴욕시는 병원에 직접 갈 때와 원격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 보험 혜택을 같은 비율로 적용하라는 내용을 원격의료 법안에 담았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격의료를 포함해 80가지 의료 서비스에 대해 일시적으로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의 지원 아래 성장한 미국 원격의료 시장이 최근 더욱 탄력을 받은 이유다.

시장조사 기관 아이비스 월드(IBIS World)에 따르면 미국 원격의료 산업의 지난 5년간 매출 규모는 연간 30.4% 증가했다. 지난해에만 9.7% 성장해 약 32억 달러(약 3조 7,02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요 업체들도 지난해에 상당히 몸집을 불렸다. 미국의 최대 원격의료 회사인 텔라닥(Teladoc)은 지난해 5억 5,300만 달러(약 6,398억 원) 규모로 24.2%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2002년 설립된 텔라닥에는 1,100명의 의료진이 소속돼 있으며, 가입 고객 수는 1,100만 명이다.

또한 텔라닥은 지난 1월 경쟁사인 인터치헬스(InTouch Health)를 인수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인터치헬스는 원격의료 기술과 소프트웨어 및 기기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종합 원격의료 플랫폼이다. 20여 개 국가에서 1,200개 이상의 병원에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화상 진료 등을 위한 소프웨어 개발 업체 글로벌미디어(Global Media)의 활약도 눈에 띈다. 글로벌미디어는 세계 60개국에 진출해 2,500만 건의 화상 진료를 진행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5,790만 달러(약 669억 원)였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다. 미국 원격의료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증가와 함께 고령 인구, 만성 질환자를 위한 효율적인 솔루션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비스월드는 미국 원격의료 시장이 연평균 8.3% 성장, 2025년 48억 달러(약 5조 5,536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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