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조셉 글로벌경영연구원 원장/TI Global 한국대표<br>
윤조셉 글로벌경영연구원 원장/TI Global 한국대표

2016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는 전역 후 실제 창업 및 취업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템 발굴과 사전교육, 기업가정신 함양 교육 등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국방부와 (사)스파크가 집중 멘토링 및 인큐베이팅을 하고 있다.

(사)스파크 민영서 대표는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는 장병들이 기업가정신을 기르고 4차산업 혁명 시대에 생존역량을 키우는 교육이자 훈련”이라며, “대대·연대별, 사단~군단급 대회는 각군 창업경진대회,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로 연결돼 장병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꿈을 키우는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의 주요 성과 중에 눈에 띄는 사례가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그동안 사단별 창업경진대회 및 육군 창업경진대회, 찾아가는 멘토링 프로그램 사업에서 장교와 병사보다 부사관의 참여율이 상당히 낮았지만 최근 관록이 많고 특수 분야의 능력이 뛰어난 부사관들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침몰 선박 위치 식별 체계 구축, 군 장비 수리 서비스 등 군인들이 만든 사업 모델

주식회사 오션플래닛은 선박의 해상 침몰 시 수중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식별체계(SVPIS)를 개발해 해양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해양수산부의 2021년 해양수산 창업 콘테스트 사업화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스피스의 작동 원리 (사진=오션플래닛)<br>
스피스의 작동 원리 (사진=오션플래닛)

상사 출신으로 올해 초까지 해군에서 20년간 함정 근무를 하며 선박 구조작업을 경험한 김동윤 대표는 침몰 선박의 구조 및 수색에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동원됨에도 불구하고, 조류나 기상 등의 특수한 해상여건으로 선체의 정확한 위치 파악이 불가해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막대한 수색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을 겪었다. 이 같은 경험으로 수중 위치 추적 장치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실제로 2020년 9월 기준 여객선만 9척, 어선은 무려 1,838척이나 침몰했지만, 이 중 인양이 된 경우는 30%가 채 되지 않는다.

침몰 선박의 수중 위치가 소실되면 이를 다시 찾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수색이 장기화될수록 선체 부식이 가속화됨에 따라 인양 후 선박 가치가 인양 비용보다 낮아지는 상황에 결국 인양을 포기하기가 일쑤다.

침몰 선박 위치 식별 체계(SVPIS)는 빠르게 침몰 선박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음에 따라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수색에 필요한 경제적 손실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력으로 평가된다. 오션플래닛의 김동윤 대표는 해군 부사관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선박의 구조 모델과 미국 등 글로벌 진출의 사업화를 진행 중이고, 이미 이 분야의 특허를 통해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전 2군지여단 준위였던 이종혁 디펜스타 대표도 2020년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뒤 2021년 평생 근무했던 군을 제대하고 춘천에서 과감하게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군에서 감시장비 정비 반장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욱 효율적이고 현장 중심적인 군 장비 수리 서비스의 사업 모델을 구축했고 2건의 특허를 통해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전역한 부사관들의 창업 성공 스토리, 사고의 전환의 창업 경쟁력을 갖춰야...

군에서 30년 가까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쌓은 부사관들이 전역 후 알맞은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원하지 않는 곳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보고 이들이 참여하는 지역별 전문 군 장비 서비스 센터를 만들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한화, 해병대 등 주요 관련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미 제대한 부사관 여러 명을 고용했다.

부대의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는 부사관의 사(士)는 오랫동안 많은 훈련을 거듭한 사람을 상징하며, 부사관은 장교와 힘을 합쳐 부대의 지휘와 통제를 담당한다. 장교가 회사의 임원, 병사가 실무자라면 부사관은 중간관리직이다.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장교가 가진 이론을 부사관이 받아들여 이를 그들만의 노하우와 실전경험에 조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출산율 저하 문제가 더욱 심화돼 2017년 35만 명이었던 20세 남자 인구는 2022년 이후 22~25만 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며 이후에도 자원 감소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국방 인력자원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병 중심의 병력구조가 더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 기술 중심의 부사관 역할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면에서 11월 22일~23일 이틀간 화천 사창리 장병쉼터에서 2군단과 (사)스파크가 주최한 ‘부사관 창업멘토 양성과정 시범사업’은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부사관, 군무원 중심의 창업 교육을 매개로, 향후 본인과 가족의 미래 설계를 위한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통한 더 큰 시장으로의 연계가 가능하리라 본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갖춘 기업가는 불확실한 환경에 신속ㆍ유연하게 대처할 뿐 아니라 혁신적 활동을 할 수 있다. 이제 군 복무가 사회와의 괴리가 아닌 독창적인 군 창업의 밀리-프러너쉽(Mili-preneurship)의 준비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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