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참가자들 "추가 상승 가능성 높아...FOMC와 당국 개입이 변수"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글로벌 달러의 강세와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분위기에 달러/원 환율이 2년여만에 1250원대를 넘어 1270원대까지 레벨을 높였다. 대한민국 경제와 수출입 기업들이 환율 급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에선 환율의 추가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0.90원 오른 1250.80원에 마감되며 지난2020년 3월23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은 이튿날인 27일 거래에서는 1260원대로 올랐고 28일엔 1270원대로 레벨을 더 높였다.

환율이 이처럼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통화정책을 긴축쪽으로 선회하면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과 동시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강화시킨 영향 등이 작용하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연준의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은 다음달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통상적인 금리 조정 폭인 25bp보다 큰 이른바 `빅 스텝’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한 번에 75bp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는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강세를 촉발시키고 있다. 달러화는 유로와 엔은 물론이고 최근 비교적 강세를 보여왔던 위안화 대비로도 랠리를 펼치고 있다. 달러인덱스의 경우 101.80포인트를 넘어 2020년 초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추가 봉쇄령 및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의 재료들이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하면서 원화 약세(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2년만에 1250원 넘어선 달러/원 환율,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2년만에 1250원 넘어선 달러/원 환율,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1300원 넘보는 환율…변수는 FOMC∙당국 개입

환율은 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기록한 고점 1282.50원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가운데 조만간 환율이 이 레벨을 1300원을 위협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외환당국 변수에 의해 속도가 조절될 가능성이 있다.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에 외환당국은 연일 시장의 달러 강세를 진화하기 위한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 28일 오전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환율 오름세가 매우 빠르다”면서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발언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환율이 1250원 부근까지 오르면서 구두 개입은 물론 실제 외환시장 개입도 단행하고 있다. 실 개입이란 외환당국이 한국은행을 통해 시장에 달러 물량을 공급하면서 환율의 상승을 막거나 끌어내리는 조치를 가리킨다.

한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당국이 환율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최근 며칠간 시장의 거래량이 크게 늘었는데 스펙 거래들도 많겠지만 당국도 상당한 물량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달 초 열리는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벤트를 중요한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연준의 매파적인 조치 및 발언에 이번 이벤트를 전후해 달러 강세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이벤트 재료가 어느 정도 선반영된 만큼 달러/원 환율의 오름세가 한 풀 꺾일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현재 분위기라면 1300원을 터치할 것 같기는 한데 미국 금리 인상을 꽤나 미리 반영한 부분이 있다. FOMC 결과에 따라 환율 상승세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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