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제로 시대, 일회용품에서 친환경 소재로 전 세계가 갈아타는 중
국내 소비자, 친환경 제품에 더 소비할 의향 있어...
친환경 소재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의 홍보 인프라 부족해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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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글로벌타임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와 자연재해가 일어나면서 친환경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2020년 7월 한국판 그린뉴딜을 발표했으며, 이어 같은 해 10월 문재인 정권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 친환경 타고 백억 원대 투자 유치

친환경 소재 기업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9월 친환경 소재 기업 엘디카본이 185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 업계를 발칵 뒤집었다. 엘디카본은 폐타이어를 열분해한 뒤 가공해 친환경 카본블랙을 만들어 국내외 타이어 제조사에 공급하는 기업이다. 카본블랙은 석유나 천연가스를 불완전 연소시켜 미세한 탄소 분말로 탈바꿈하는데, 주로 자동차 타이어, 인쇄용 잉크, 페인트 등에 사용된다.

유기성 폐자원에서 나노셀루로오스를 추출해 기능성 소재를 만드는 에이엔폴리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20년 35억 원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올해 106억 원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나노셀루로오스는 플라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합성 폴리머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원료 중 하나다.

자료: 더 브이씨(THE VC) (디자인=K글로벌타임스)
자료: 더 브이씨(THE VC) (디자인=K글로벌타임스)

 

◇ 친환경에 민감한 섬유패션업계, 정부가 나서

섬유패션업계도 친환경 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월 산업통산자원부는 친환경 섬유패션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여 관련 업계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다. 세계 섬유패션 시장은 유럽 등 선진국의 환경규제 강화와 소비자의 친환경 인식 확산 등으로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런 반면 국내 친환경 섬유패션 규모는 약 1조 원으로, 가격과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경쟁력이 낮은 편이다. 이에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모두발언에서 “친환경 섬유패션은 자동차 산업의 전기차와 비유할 수 있는데, 탄소중립과 환경 문제와 연계돼 우리 섬유패션업계가 피해갈 수 없는 과제”라고 역설했다.

특히 중국, 동남아 등의 해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며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간담회 자리에서 국내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오고 갔다.

▲친환경 섬유패션 수요 창출을 위한 국내 패션기업의 친환경 소재 사용 촉진 ▲공공조달 등에서 친환경 섬유제품의 우선 구매 확대 ▲해외 유명 전시회 출품 등 지원 ▲생분해·바이오매스 섬유, 폐섬유의 화학적 분리 및 재생 등 핵심기술개발 ▲고효율 설비 교체 지원 ▲패션 브랜드 매장을 활용한 헌옷 수거-재활용 시스템 활성화 ▲봉제업체 자투리 원단 분리수거를 위한 원단 소재 성분 표시제 도입 등이 언급됐다.

 

◇ 친환경 트렌드, 이제는 사회의 한 뿌리

한국무역협회의 최근 보고서 ‘우리 수출기업의 친환경 소비트렌드 대응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해 환경에 대한 관심은 기업의 친환경 경영 활동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환경 가치 실현으로 이어졌다.

자료: 중기이코모니(디자인=K글로벌타임스)
자료: 중기이코모니(디자인=K글로벌타임스)

한국무역협회가 국내 소비재 수출기업 409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51.3%의 기업이 친환경 트렌드가 수출 및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팬데믹 이후 친환경 제품 수요가 높아졌다는 기업도 절반이 넘는 52.1%에 달했다.

친환경 소재 기업 마린이노베이션 역시 친환경 트렌드에 유럽의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에 해외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생분해되는 친환경 해초 식품용기 등을 개발한 마린이노베이션은 최근 프랑스 유통회사 아그로 컨셉 엠발(Agro Concept Embal)에 3년간 총 3백만 유로(약 40억 원) 상당 해초 소재를 사용한 친환경 식품용기를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마린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영업을 담당하는 계획영업담당 노나영 이사는 “친환경 신소재 기업이 해외 진출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크다. 마린이노베이션은 국내외 각종 대회에 참가해 스스로 이름을 알렸다”며 “환경부를 비롯해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이 타 국가에 비교했을 때 굉장히 인프라가 잘 되어 있지만, 친환경 신소재 스타트업에 대한 홍보가 미흡하다. 이 부분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시장 생태계에 대한 아쉬움 남겼다.

 

◇ 기업은 친환경, 정부는 기업 지원 필요해

한국무역협회 보고서 ‘우리 수출기업의 친환경 소비트렌드 대응 현황과 시사점’은 친환경 소재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정부가 친환경 포장재 지원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출처: 서울경제
출처: 서울경제

2021년 6월부터 9월까지 KB국민카드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설문조사에 따르면,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의 54%가 친환경 제품 구매 시 10% 이내의 추가 비용을 지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친환경 포장재 등을 구매력으로 꼽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한국무역협회은 기업이 먼저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하며, 정부가 친환경 인증제도를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이 원활히 이용할 수 있도록 인증 비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나아가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 한해서는 인증 갱신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해외 진출을 위해 국내의 친환경 인증이 해외에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 협력을 확대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북유럽 등과 협정이 체결되어 있어 국내의 인증마크(환경성적표지)가 상호인증 되고 있다. 하지만 이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친환경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인정국가 수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 동시에 카본 트러스트와 같은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친환경 인증마크를 기업이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환경 소비 시대다. 그린슈머는 이제 그린슈머로만 남지 않는다. 그들은 특정 소비자가 아니라 일반적 소비자가 될 것이며, 친환경 이슈는 더욱더 그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보다 유럽 등 해외 선진국의 흐름이 더 가파르다. 친환경 소재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은 필수불가결하다. 정부의 재빠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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