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경쟁력, 인재 육성부터 시작
B2B SaaS 딥 테크 분야 집중 투자
K스타트업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할 것

[K글로벌타임스] “실리콘밸리에는 8000명이 넘는 훌륭한 한국 개발자들이 포진돼있다. 이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능력을 발굴하고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얼리 VC’가 되어 능력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역할까지 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겠다.”

미국 시장에서 빠져나간 중국 기업들의 빈 자리가 한국 스타트업에겐 기회라고 말하며 국내 스타트업의 ‘본투 글로벌’을 돕는 벤처캐피탈(VC)이 있다. 공경록 대표파트너가 소속된 K2G테크펀드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에 상주하는 8000여명의 석,박사 개발자들의 잠재된 욕구까지 끌어내고, 국내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을 해외 시장으로 진출시키는 ‘빅 피처’까지 그리고 있는 다소 특이한(?) 계획까지 내비친다

K2G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코리아 투 글로벌(Korea to Global)’ 즉 한국의 기업을 세계 시장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현재까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및 B2B 형태의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공 대표는 본지 기자를 만나 “넥스트 삼성은 B2B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탄생할 것”이라며 이 분야에 정성을 쏟는 이유부터 입을 열었다.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나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공경록 K2G테크펀드 대표 파트너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나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공경록 K2G테크펀드 대표 파트너

실리콘밸리 내 韓 엔지니어 8000명

창업의 꿈 키울 수 있는 디딤돌 역할

 글로벌 내 한국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을 직관적으로 알고 싶다.

-결국은 인재 발굴과 이들을 육성해 톱 티어의 반열에 올리는 것이 관건이 된다. 앞서 실리콘밸리에 8000명의 유능한 국내 개발자들이 상주한다고 말했다. 석박사 출신의 훌륭한 인재들이다. 모든 일은 인재를 발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지 않나. 이들의 잠재된 욕구를 끌어내 본투글로벌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설립의 디딤돌이 되어주고, 고점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처음부터 B2B 소프트웨어 육성에 집중하기 시작했나?

- 우선은 관련 시장의 성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오히려 폭발적이다. 시작은 ‘한국 스타트업은 왜 대부분 B2C일까. 나스닥 상장 기업 중 테크 중심 컴퍼니는 대부분 B2B인데.’ 라는 생각부터 출발했던 것 같다. 삼성SDS, LGCNS 등 대기업에 직접 몸담으며 일하다보니, B2B 시장의 성장을 자연스레 익혔다.

덧붙여 ‘본 투 글로벌’로 시작하는 기업들을 육성해 경쟁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검증된 아이템을 들고 해외로 나가는 부분도 생각할 수 있으나, 택스 이슈 등 따져야 할 부분이 있다. B2B는 직관적으로 ‘다이렉트’ 진출이 가능하다. 이 분야를 육성시킬 LP(유한책임조합원)들이 많이 합류한 상황이다.

미국 내 한국 스타트업의 진출 및 성장 기회가 지금이 적기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누구에게는 위기가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한국 기업의 우수성과 똑똑한 인재들이 없었다면 기회조차 엿보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 우리는 현재 미국 내에서 선봉장의 위치에 있다. 단순히 한국 VC라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편협한 생각보다는, 미국에서의 한국 스타트업의위상이나 시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K스타트업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제는 물건을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K스타트업의 ‘진출’을 돕는다는 취지다. 그래서 ‘수출이 아닌 진출’이라는 말에 매우 공감하다. K2G테크펀드는 좋은 기업을 발굴해 미국으로 진출시키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디자인=K글로벌타임스

GP 4인 중심, 유능한 LP 합류 늘어

투자와 동시에 ‘진출’ 돕는 혁신 VC

어떤 준비를 마쳤는지 궁금하다. 다른 VC와는 차별화된 K2G테크펀드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선 본인을 비롯한 투자 및 사업 전문가들이 합류했다. VC도 사업의 흐름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메타가 인수한 오큘러스 초기 투자자 구본웅 마음그룹 의장, 콩(Kong) 최고운영책임자인 한국계 미국인 켄 킴, 미래학자 정지훈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까지 총 4인이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4인 중 3인이 찬성하면 투자를 확정짔는데, 현재까지 티오리(블록체인 보안 스타트업), 어크로스비(크로스보더 로지스틱스 스타트업) 등에 투자했다.

그리고 단순 기업 투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이들과 함께 ‘진출’한다는 점에서 다른 VC와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 직접 내가 발굴해 키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함께 미국 등 해외로 나가는 것이다. 우리의 뜻을 좋게 보고 합류한 LP들도 점점 늘고 있고, 현재 30명 정도 된다. K2G테크펀드는 투명한 운영을 지향한다.

사실 우리의 사업 모델을 보면서 ‘코리안VC 중 이런 모델은 없다’는 피드백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 투자자로 우리와 손잡은 분들도 돈을 투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진출시킨다’는 부분에 보람을 많이 느끼시는 것 같다.

K2G테크펀드에서 투자한 스타트업 현황 (사진 K2G테크펀드)
K2G테크펀드에서 투자한 스타트업 현황 (사진: K2G테크펀드)

건축학도라고 들었다. 커리어부분에서 VC로서는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 같다.

-한양대학교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는데, 건축이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이지 않나. VC일을 하면서도 이런 생각을 사실 많이 한다. 그래서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는 한인 개발자 8000명의 디딤돌이 되어 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자고 생각한 것도, 좋은 기업은 결국 사람에서 나오고, 훌륭한 기업이 많아지는 것이 ‘국력이 강하지는 길’이라고 본다.

당시 건축공학 외에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 소프트웨어엔지니어로서 사회에서 커리어를 쌓았고,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석사를 마친 후 삼성SDS에 입사했다. 그 당시 ‘오픈 이노베이션 랩’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생소했는데, TF를 맡게 됐다. 실제로 회사에 3가지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를 만드는 것, 사내 벤처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그리고 창업 꿈나무인 대학생들에게 수업을 제공하는 부분이다. 3가지 모두 실행했고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

 

미-중 갈등 읽고 K스타트업 진출 기회 잡아

향후 투자 기업 전체 ‘유니콘’으로 성장 목표

 당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활약한 부분도 전환점이 됐겠다.

-이때부터 투자자로서 커리어를 시작한 것이다. 당시 5개 스타트업에 시드 투자를 진행했으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이때부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 큰 보람을 느껴 지금의 VC 커리어를 이어온 것 같다.

이제는 ‘우리만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구축하자’가 근본적인 목표다. 실리콘밸리의 한인 개발자 시장 잠재성에 눈을 뜬 계기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 실리콘밸리로 진출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5년간 현지에서 다이나믹하게 활동하며, 혁신 기술을 갖춘 미국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면서 몸소 부딪혔다. 그때의 짜릿함을 잊지 못해 한국으로 들어오고 2개월만에 다시 미국으로 갔다.

이후 중국PC기업 레노버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인 레노버 벤처스에서 미국 AI 투자 책임자로 일할 당시 미-중 갈등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읽을 수 있었다.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가 급격히 더뎌졌다. 이때 ‘기회다’라고 잡았다. 

빠르게 기회를 읽은 K2G테크펀드의 앞날이 기대된다. 한국 스타트업의 디딤돌로서, 앞으로의 포부 부탁한다.

-우리의 비전에 참여한 투자자 중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국내 투자자들도 있지만, 사실 외국인 투자자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조 론즈데일 페이팔 및 팔란티어 창업멤버, 연쇄창업자 성 량 에이콘 랩스 공동창업자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투자자들이 출자했다. 지금도 뜻을 함께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훌륭한 분들에게 러브콜이 온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단순히 자본만 투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육성시켜 ‘진출’ 시키려는 포부를 함께 키우고자 함이다. 우리는 이들의 손을 잡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짠다. 산발적으로 돈을 뿌려 투자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선수들을 제대로 키워 ‘유니콘’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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