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지속적 케어 받을 수 있는 투자 유치, 스타트업 경영 관리에 도움
투자 단계별로 알아보는 투자 유치 전략
국내 CVC 규제 풀리면서 CVC 투자 활성화 전망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K글로벌타임스] 위대한 예술가 뒤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인상파 창시자 클로드 모네에는 개인 전시회를 개최해주고 매달 작품 지원비를 준 뒤랑-뤼엘이 있었고, 현대 미술의 아버지 폴 세잔은 그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준 앙브루아즈 볼라르가 있었다. 벤처·스타트업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 바로 투자자다. 

한국벤처투자 투자유치가이드를 살펴보면, 벤처·스타트업은 투자자에게 투자 유치 외에도 인력 채용, 비즈니스 네트워킹, 창업자 멘탈 케어, 후속 투자 연결, 경영 관련 조언 등을 도움 받았다. 이로써 투자자와 벤처·스타트업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 있다. 

 

◇ 투자 초기 단계, 조직구성원의 역량을 끌어올려라

최근 초거대 생성 AI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가 38억원 규모의 Pre-A 시리즈 투자를 유치했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이 투자금으로 핵심 기술인 ‘뤼튼’을 고도화하는 한편, 인재 채용 및 사업 확장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렇듯 투자금은 벤처·스타트업의 성장에 밑거름된다.

가장 기본적인 스타트업 투자 유치 전략은 5가지다. ① 사업 매출 성과의 흐름 ② 목표 시장 성장 및 잠재 가능성 ③ 스타트업의 시장 경쟁력 ④ 조직구성원 ⑤ 투자자 엑시트 전략이다. 하지만 이는 누구나 다 아는 기본 상식이다. 이를 더 파헤쳐 현실적이고 치밀한 투자 유치 전략을 제시한다.

스타트업 초기 단계에는 주로 시드, Pre-A 시리즈 투자를 받는다.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여기에 속한다. 뤼튼테크놀리지스의 ‘뤼튼’은 지난 10월 출시한 서비스로, 이 기술을 인정받아 11월 Pre-A 시리즈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 시장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투자자들이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의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조직구성원의 역량이 꼽힌다. 새로운 인재를 추가 채용하라는 뜻이 아니다. 현재 조직구성원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이끌 수 있도록 리더가 책임감을 가지고 핸들링해야 한다.

직원경험과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사진: Culture Amp]
직원경험과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관계. [사진: Culture Amp]

Culture Amp에서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를 유치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에는 직원몰입, 회사에 대한 자신감, 리더십, 혁신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투자 유치에 성공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건 아니다.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 3년 전부터 투자 유치를 받은 스타트업의 조직구성원은 그렇지 않은 스타트업에 비해 자신감, 직원몰입, 혁신, 리더십이 지속적으로 높았다.

투자 유치 3년 전 직원경험 추이. [사진: Culture Amp]
투자 유치 전 3년간 직원경험 추이. [사진: Culture Amp]

 

◇ 시장진출 앞뒀다면 시리즈B, C 공략

투자 라운드별 투자금액 및 기업가치. [사진: VC가 알려주는 스타트업 투자유치전략]
투자 라운드별 투자금액 및 기업가치. [사진: VC가 알려주는 스타트업 투자유치전략]

‘투자 라운드별 투자금액 및 기업가치’에서 알 수 있듯, 국내의 투자 생태계는 초기·중기·후기로 나눌 수 있다. 당연히 초기보다는 중기가, 중기보다는 후기가 투자자의 기대치가 높아 투자금액도 크다. 시리즈A 및 B는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되어 있거나 수익 모델이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이 주 대상이다. 즉 시장진출을 준비하는 단계, 시장진입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시리즈A 및 B 투자 유치를 받는다. 

지난 8월 디지털 자산관리 스타트업 베가엑스가 6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우선적으로 베가엑스의 조직구성원 역량은 인정받은 상태로, 대부분이 미국 월가에서 투자 전문성을 쌓은 업계 베테랑, 블록체인 및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다. 베가엑스는 자체 투자 엔진을 개발해 전통 금융시장의 옵션 매매를 추구하면서도 투자 전략을 기술적으로 자동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으로 수익을 내 시장진입은 물론이거니와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받은 비결이다.

관련 업계의 기업을 인수하는 것도 투자 유치의 한 전략이다. 실제로 베가엑스는 2021년 AI 및 머신러닝 기반 투자 기업 시나몬랩스를 인수해 자사의 블록체인 기술 역량과 결합했다. 그로써 한 수준 더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시리즈A 투자 유치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베가엑스의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한 다날핀테크와도 협업해 눈길을 끌었다. 신규 지수 상품 ‘VPAYX’를 출시한 것.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끊임없이 역량을 점프업한다면 시리즈A 및 B 투자 유치에 성공할 뿐만 아니라 투자자로 참여한 기업과 협업 관계를 구축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 해외진출 위해서는 투자 후기 단계 밟아야

시리즈C 및 D는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해외진출 등으로 손익분기점이 아닌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투자자에게 보여줘야 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성장 분석:TIPS 창업팀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은 전반적으로 퍼널(시리즈A→시리즈B→시리즈C)을 통과하는 비율이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리즈C 이상의 대규모 투자는 미흡했다. 조사 대상인 1134개 TIPS팀 중 단 28개사만이 시리즈C 투자를 받은 것이다.

자료: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사진: K글로벌타임스]
자료: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사진: K글로벌타임스]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이 필수 불가결하다. 지난 9월 외환 핀테크 솔루션 스타트업 센트비가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센트비는 2021년 해외진출에 집중했으며,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이번 시리즈C 투자 유치도 그 결과에 기인한다. 앞으로 센트비는 국내와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확장에 가속도를 낼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털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벤처투자는 4조27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아울러 2018년 엔젤 투자도 5538억원을 기록하며, 제1벤처 붐 시절의 엔젤 투자액(2000년, 5493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시리즈C, D까지 이어진 기업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보고서에서 알 수 있듯 굉장히 적다. 이는 소수 중심의 벤처·스타트업에 투자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 규제 풀린 CVC...‘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관건

최근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투자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해외에서는 이미 투자의 한 영역으로 들어왔다. 2012년에서 2017년 사이 구글, 아마존 등 미국 5대 IT 기업들은 990개 기술창업기업에 투자했고 월마트나 GE 등 전통기업들도 기술창업기업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도 벤처·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를 위해 2021년 일반지주회사도 CVC를 보유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했으며, 여기에 '민간 주도 경제'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가 CVC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CVC에 기대를 거는 벤처·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CVC 투자 결정요인별 평균값. [사진: 'CVC의 투자동기 및 투자 결정요인에 대한 사례연구: CVC 9개社의 투자 사례를 중심으로', 벤처창업연구]
CVC 투자 결정요인별 평균값. [사진: 'CVC의 투자동기 및 투자 결정요인에 대한 사례연구: CVC 9개社의 투자 사례를 중심으로', 벤처창업연구]

CVC와 VC의 차이점은 VC의 경우 벤처·스타트업에 재무적 이익을 목적으로 투자하지만, CVC는 재무적 목적에 모기업의 사업 확장, 기술 및 인력 확보, 신시장 개척 등 기타 전략적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만큼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을 리스크가 크다. 하지만 투자 흐름이 꽁꽁 얼어붙은 현재에는 벤처·스타트업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아직 CVC가 초기인 만큼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형성되지 않았으나 향후 흐름을 지켜보며 CVC도 고려해보는 게 좋다.

연속적인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벤처·스타트업은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까. 투자자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팀’과 ‘시장’ 이 두 가지를 크게 고려한다. 조직구성원의 역량과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리더 및 기업의 비전이 명확해야 한다. 또한 리더의 실행력을 조직구성원에게 끊임없이 증명해야 한다. 나아가 한 명의 영웅이 100명을 살린다는 과거의 패러다임을 잊고, 조직구성원 개개인의 능력을 파악해 적재적소에 배치해 상호 보완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시장과 관련해서는 고객의 니즈를 얼마나 정확히 꿰뚫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주요 타깃층, 제품, 기술력 및 서비스의 구매력, 시장의 성장성과 지속성, 시장의 주변환경(규제 등)도 꼼꼼히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책도 갖춰둬야 한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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