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인상으로 투자 혹한기 찾아오자 스타트업 주체의 M&A 활성화
스타트업 간 M&A는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찾기 위한 하나의 전략
스케일업, 사업 확장, 인재 및 기술 확보로 스타트업 간 M&A 진행하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주목해야

[디자인=K글로벌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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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글로벌타임스] 올 상반기 총 79곳의 스타트업이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됐다. 이 중 절반은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한 경우로, 스타트업 간 M&A 활성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변화의 지각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리인상에 따라 벤처투자업계가 몸을 사리자 스타트업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 예로 2016년 설립한 정육각은 초록마을을 인수해 기억가치가 6천억 원을 뛰어넘었다. 이후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유니콘 등극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 스타트업 주도의 M&A는 다양한 목적으로 이뤄진다. 스케일업, 사업 확장, 인재 및 기술 확보다. 하지만 이들도 하나의 이상향으로 묶어진다. 바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다.

 

◇ 스타트업 간 M&A 유형 ① 스케일업

[사진=자란다]
[사진=자란다]

자녀 돌봄 매칭 서비스 ‘자란다’가 창업 5년 만에 업계 1위로 자리매김했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 매달 4000가구가 정기적으로 자란다 선생님에게 자녀 돌봄을 맡기고 있다. 현재 부산, 대구 등 8개 주요 도시로 영역을 넓혔으며, 올해 말까지 전국 단위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자란다의 가입 교사 수는 19만 명, 영어‧수학‧예체능 교사 및 정교사, 보육교사 등 전문 교사 규모 역시 약 2500명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자란다는 방문 돌봄 서비스로 볼 수 있지만, 그 이면은 테크 기업에 가깝다. 아동 교육 및 돌봄 관련 자연어 데이터를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하여 조건에 맞는 교사 및 교육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추천하기 때문이다. 향후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교구재, 콘텐츠, 액티비티 등 솔루션을 제공하는 ‘키즈 토털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자란다는 올해 9월 아이의 기질과 부모의 기질을 파악해 그에 따른 육아법, 놀이법을 코칭하는 스타트업 ‘그로잉맘’을 인수했다. 동종업계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한층 더 고도화된 매칭을 선보일 예정으로 M&A를 스케일업으로 활용한 것이다.

전 세계 1위 알람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딜라이트룸’은 월간 활성 사용자가 450만 명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수학문제 풀기, 스쿼트, 사진 찍기 등 다양한 기상 미션 기능을 제공해 사용자를 확실히 깨우는 알라미는 웰니스 솔루션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에 지난 7월 하루 루틴 관리 애플리케이션 마인루틴을 개발한 ‘마인딩’을 인수했다. 성공적인 아침에서 한 발자국 나아가 알찬 하루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 스타트업 간 M&A 유형 ② 사업 확장

로봇 협업 카페 라운지 엑스를 운영하는 ‘엑스와이지(구 라운지랩)’는 식음료 리테일 스타트업 ‘엠비치오넴’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 8월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코봇’을 잇따라 인수했다. 푸드 리테일 시장부터 일상 공간까지 다양한 영역에 적용 가능한 서비스 로봇 기술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엑스와이지는 2020년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 핸드드립’을 출시한 이후 배달커피 전용 바리스타 로봇, 이동형 바리스타 로봇, 비전인식 기술 기반 스마트 로봇 등을 연이어 개발했다. 이처럼 카페에 로봇을 융합시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엑스와이지는 본투글로벌 주관 ‘2021 Boot-X 프로그램’도 성료했으며, 최근 두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라운지랩’에서 ‘엑스와이지’로 변경했다. 포괄적인 로봇 서비스 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특히 코봇을 인수하면서 로봇 팔을 활용한 자동화 기술에 더해 자율주행 로봇 기술까지 확보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로봇 빌딩과 같은 복합적인 무인화 솔루션을 선보일 목표로 일보 전진한다. 실제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간을 이동하는 초소형 배달로봇 스토리지를 선보이며 한층 더 목표에 가까워졌다.

대출 중개 및 비교 플랫폼 ‘핀다’는 상권 분석 스타트업 ‘오픈업’을 인수했다. 그간 직장인 신용대출 사업에 집중해온 데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해 프리랜서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다. 핀다는 현재 운영 중인 대출비교 서비스에 오픈업의 창업비용 계산기를 결합해 초기 창업 자본금 분석부터 대출 중개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오픈업이 가지고 있는 8400만 개의 매출 데이터와 매월 새롭게 생성되는 70만 개의 데이터를 AI 기술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이고도 현실적인 도움을 줄 방침으로, 오픈업은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와 프랜차이즈 기업 등과 상권 분석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소상공인 및 기업의 합리적인 선택을 도왔다.

 

◇ 스타트업 간 M&A 유형 ③ 인재 및 기술 확보

교육용 로봇·지능형 사물인터넷(AIoT)기업 럭스로보가 지난 7월 안드로이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 기업 큐버와 로봇개발 전문기업 한국하이액트지능기술(이하 하이액트)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전문 인재를 확보했다는 의견이다. 특히 하이액트 이용권 대표를 럭스로보 기술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연구소장으로 임명했다. 큐버와 하이액트 양사 모두 약 80%가 R&D 전문 인력으로 럭스로보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최근 영국정부의 GEP에 선정된 세급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 중인 자비스앤빌런즈도 지난 3월 영상통화 스타트업 스무디를 인수해 스무디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력 및 노하우를 내재화했다. 특히 스무디의 임직원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팀으로 확충하며 인재를 확보한 데 의의를 뒀다. 스무디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석‧박사 및 삼성전자 UX 센터 책임연구원 출신인 조현근 대표를 포함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특화된 우수 인재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자비스앤빌런즈에 합류한 스무디 멤버 [사진=자비스앤빌런즈]
자비스앤빌런즈에 합류한 스무디 멤버 [사진=자비스앤빌런즈]

스무디를 인수한 자비스앤빌런즈는 삼쩜삼의 안드로이드 및 iOS 양대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출시에 집중했으며, 스무디 인력들은 개인사업자를 위한 신규 서비스 개발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삼쩜삼은 직관적인 UI 및 UX와 모바일 구현 기술이 필요했다”며 “이런 점에서 조현근 대표와 스무디 팀이 적임자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투자 혹한기에 스타트업 간 M&A가 다양한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M&A가 그러하듯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존재한다. 기대했던 사업 성과가 저조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부채나 리스크가 함께 넘어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M&A를 진행해야 한다.

또한 최근에는 인수할 스타트업의 주식을 51% 정도만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상대 기업이 매출이나 사용자 숫자 등에서 일정 수준의 목표를 충족하면 인수하는 ‘언아웃(Earn Out)’ 방식의 M&A도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사이에서 M&A나 전략적 투자를 검토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기업 성장 동력을 보강하려는 취지로, 특히 가격 협상이 상대적으로 쉽고 긴 호흡에서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집중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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