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클럽, B612 개발한 천재 개발자가 창업한 보이저엑스
사소해 보이는 듯한 서비스지만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근원적 니즈 공략
전 세계 월간활성이용자 100만 명 돌파하며 월드 클래스 입증

남세동 보이저엑스 CEO. [사진=보이저엑스]
남세동 보이저엑스 CEO. [사진=보이저엑스]

[K글로벌타임스] PC 커뮤니티 ‘세이클럽’에 추억이 깃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좀 더 시간을 건너뛰어 스마트폰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B612’도 요즘 세대들의 추억이 담긴 애플리케이션이다. 다른 듯 같아 보이는 이 두 가지는 하나로 묶일 수 있다.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다. 그는 세이클럽과 B612를 개발한 자로, 항간에서는 ‘천재 개발자’로 불린다. 그런 그가 번듯한 직장을 두고 2017년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번에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영상 분야다.

 

◇ 영상 편집자 숨통 트이게 한 ‘브루’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에 타면, 많은 이들이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 골똘히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중 대부분은 유튜브 등 영상을 보고 있는데, 간혹 이 영상이 어떻게 편집되어 완성되는지에 대해 궁금해한 적 있는지 묻고 싶다. 영상 편집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멋있어 보이지만 실제 작업량은 무척 방대하며, 또 반복적인 것이 많다. 하다못해 영상에 자막을 입히는 과정은 ‘막 일’이라고 칭할 정도로 단순하면서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보이저엑스 홈페이지에서 브루를 체험판으로 이용해볼 수 있다. [사진=보이저엑스]
보이저엑스 홈페이지에서 브루를 체험판으로 이용해볼 수 있다. [사진=보이저엑스]

보이저엑스는 이 과정을 AI로 해결하는 솔루션을 개발·제공해 단숨에 월드클래스 대열에 올랐다. 보이저엑스의 ‘브루’는 워드 프로그램으로 문서를 편집하듯이 영상을 빠르게 편집할 수 있다. 브루가 AI로 음성을 인식하면 화면에 맞게 자막을 붙여주는 것이다. 획기적인 솔루션이 아닐 수 없다.

‘브이플랫’도 전 세계에서 매월 100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브이플랫은 AI 모바일 스캐너 애플리케이션으로, AI로 문서나 책의 곡면을 분석해 문서를 평평하게 스캔한다. 이 외에도 개인의 손글씨를 폰트로 만들어주는 ‘온글잎’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 20여 개 서비스 출시...하지만 성공한 서비스는 단 3개

이 모든 서비스는 보이저엑스가 3년에 걸쳐 차례로 출시했다. 2018년에는 브루를, 2019년에는 브이플랫을, 온글잎은 2020년이다. 매년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 셈이다. 물론 이 세 가지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 서비스들도 많다. 무려 20여 개다. 혹자는 이를 두고 ‘실패’라고 말하지만, 보이저엑스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영화 시나리오만 보고서는 그 영화가 대박을 터트릴지, 아니면 대중의 외면을 받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배우들은 열연하고 작가는 밤을 새워가며 시나리오를 집필·수정하며, 감독은 이를 맛깔나게 조합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보이저엑스도 마찬가지다. ‘일단 해보고 감을 익히자’는 마인드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출시한다. 실패도 반복되면 점차 실패를 거를 수 있는 ‘눈’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인식해 평면의 스캔을 가능하게 하는 브이플랫. [사진=보이저엑스]
이미지를 인식해 평면의 스캔을 가능하게 하는 브이플랫. [사진=보이저엑스]
실제로 사용자들이 자신의 글씨체로 폰트를 만든 예시. [사진=보이저엑스]
실제로 사용자들이 자신의 글씨체로 폰트를 만든 예시. [사진=보이저엑스]

브루, 브이플랫, 온글잎은 어떻게 보면 사소한 서비스다. 하지만 보이저엑스는 이 사소함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다. 특히 브루와 브이플랫은 사무실에 혁신을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

브루의 경우, 그간 파워포인트로 제작했던 각종 발표 자료를 향후 영상이 대체할 것으로 내다보며, 그에 따라 브루의 영향력이 점자 확대되지 않겠냐는 게 보이저엑스의 생각이다. 실제로 영상 편집 프로그램은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다소 복잡하기에 그보다 쉬운 브루가 대체될 확률이 높다. 브이플랫 역시 사무실 스캐너를 대신할 뿐만 아니라 3차원 스캐너까지 자리를 넘볼 수 있다.

온글잎은 수요층이 폭넓다. 특히 디자인업계에서 주목하고 있으며, 그간 손글씨 폰트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이유는 비싼 가격이 한몫했다. 손글씨 폰트를 한 세트 만들기 위해서는 수천만 원이 들기 때문인데, 보이저엑스는 이를 AI를 이용해 10만 원까지 대폭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사용자, 팀워크, 성장 중심으로 서비스 개발하라

보이저엑스가 서비스를 개발할 때 3가지 원칙을 반드시 고려한다. 사용자, 팀워크, 성장이다. 대체로 많은 AI 개발자들이 이 3가지를 중점에 두지 않고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개발자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동료를 존중하는 자세에서 최고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브루는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관심이 높다. 월간활성사용자(MAU)는 2021년에 비교했을 때 2022년 30% 증가했다. 그중에서 전체 사용자의 약 70%는 한 번 이상 브루를 사용한 사람들이다. 서비스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다.

브이플랫은 MAU가 100만 명을을 넘어섰다. 2021년과 비교하면 2022년 사용자는 5배, 스캔량은 6배, 광학문자인식(OCR) 사용은 95배나 증가했다. 최근까지 인도 사용자 비율이 높았지만, 조금씩 한국 사용자도 늘고 있다. 브이플랫 전체 이용자 중 한국 사용자 비율은 30% 정도며, 나머지는 해외 사용자다. 특히 금융, 보험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사업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이저엑스의 해외진출 기회는 아주 자연스럽게 열렸다. 영상에 자막을 자동으로 삽입하는 일은 전 세계인 모두에게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스캔도 마찬가지다. 이는 영역 구분이 없다. 보이저엑스는 설립 이후부터 꾸준하게 해외 사용자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AI 기술은 이러한 부분에서 강점을 가진다. 기술력만 인정받으면 글로벌로 쉽게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저엑스 관계자는 “해외 사용자 비율이 높은 브루와 브이플랫 성장을 가속화시킬 예정”이라며 “AI 서비스 이용자들의 근원적 니즈를 파악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하겠다”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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