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반 사업화로 솔루션 수출의 시대 만들어야
‘이머징마켓’에 눈돌려 함께 성장하는 모델 개발 필요
한국-인도 연결해 글로벌 시장 공략, 새로운 돌파구 마련

미국, 인도, 한국을 오가며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이승원 ㈜웨비오 대표이사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기술 사업화를 제시했다. 수출 강국에서 기술 강국으로 전환해 이머징 마켓과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사진=K글로벌타임스]
미국, 인도, 한국을 오가며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이승원 ㈜웨비오 대표이사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기술 사업화를 제시했다. 수출 강국에서 기술 강국으로 전환해 이머징 마켓과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사진=K글로벌타임스]

[K글로벌타임스] ‘수출 강국 코리아’의 위상이 약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기반이 된 수출이 지난해부터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액이 336억 2,000만 달러로, 전년(345억 5,000만 달러) 대비 2.7%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1억 달러로 전년대비 8.8%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7대 수출 강국 중 하나로 꼽힌다. 선진국의 기술을 도입해 제조업을 활성화, 제조업 강국으로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유일무이의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온 수출이 위축되면서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우려된다. 이런 수출 증가세 둔화 현상은 일본이나 독일 등 제조 기반 수출 강국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에, 정부는 ‘꺾이지 않는 수출 강국’을 위한 정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대한민국의 중심축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제조업 강국으로서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선진국으로서 기술을 수출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기술을 활용해 성장해 온 만큼 이제는 우리가 기술을 만들어 개도국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형태로 위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

글로벌 비즈니스 마케팅 컨설팅 전문 기업 ㈜웨비오의 대표이사로서 미국, 인도 등 해외에서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 경험을 쌓아온 이승원 대표는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기술을 가져다가 단기간에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룬 유일무이한 국가”라며 “선진국으로 도약한 만큼 이제 다른 나라의 기술을 가져다가 활용할 시기를 넘어 자체적으로 홈런을 칠 수 있는 기술과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개방형 혁신으로 지구촌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이리도 빨리 성장할 수 있었는가 생각해 보세요. 결국은 선진국들의 기술을 들여와 우리 현실에 맞게끔 융합한 거예요. 그렇게 만들어진 소프트웨어 하나가 여러 기계를 통합해 운영하면서 자동화를 하고 있죠. 이제 우리나라는 기술, 솔루션을 가지고 해외에 공급하는 국가로 성장해야 합니다.”

이승원 대표는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가 ‘기술’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물건을 파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수출을 넘어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가 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머징 마켓, 신흥 개도국에 있다. 앞선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니 기술과 솔루션을 만들어 개도국과 함께 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특히 이 대표는 오픈 이노베이션, 개방형 혁신을 강조했다. 이제는 R&D에 투자해 만들어진 기술자산을 감추지 말고 상호 공유하면서 시너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국내에서 모두 소화하려 하지 말고 지구촌으로 확장해야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우리나라는 기술에 강점이 있으니 국내 기업은 R&D 센터로, 동남아시아의 경우 노동력이 저렴하니 생산공장으로 운영하는 형태다. 여러 나라의 강점을 아울러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상생할 수 있는 지구촌 비즈니스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나 ‘이머징마켓’ 진출해야

㈜웨비오는 2005년 인도에, 2010년 한국에 법인을 세우면서 전 세계를 잇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승원 대표는 "인도는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이라며 "인도와 동반자가 되어 글로벌 시장을 함께 공략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웨비오]
㈜웨비오는 2005년 인도에, 2010년 한국에 법인을 세우면서 전 세계를 잇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승원 대표는 "인도는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이라며 "인도와 동반자가 되어 글로벌 시장을 함께 공략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웨비오]

“우리나라 기업인들은 여전히 자기 기술이 핵심기술이라며 공개하려 하지 않습니다. 또 외부에서 자본이든 뭔가를 들어오는 걸 꺼립니다. 평가절하된다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외부에 대한 배척이 심하더라고요.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은 이미 전 분야의 산업에서 아웃소싱이 보편적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해보지 않아서 두려움이 큰 것 같아요. CEO들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시야를 넓히고 깨우치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승원 대표는 이제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브랜딩을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화장품, 식품 등 제조 중심의 ‘메이드 인 코리아’가 강세였다면, 앞으로는 우리나라만이 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 솔루션 브랜드를 포장해 ‘메이드 인 코리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전 세계를 통틀어 R&D에 투자하고 관리하는 나라가 몇 안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R&D 분야의 강국이면서 제조까지 할 수 있는 나라이기에 기술사업화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술, 솔루션 사업화에 눈을 돌리면서 주목해야 할 시장은 이머징 마켓이다. 우리나라가 성장을 위해 선진국의 기술이 필요했던 것처럼, 현재 성장하고 있는 신흥 개발국들이 향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머징 마켓의 성장과 함께할 수 있는 기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승원 대표는 기술이전, 지분 투자, 핵심부품 수출 등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바람직한 비즈니스 모델이 된다고 했다. 이머징 마켓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수출해 사용료를 받고, 일정 부분 투자를 통해 지분에 대한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수출 강국으로서 핵심부품 수출이 이어진다면 최적의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

 

기회의 땅 ‘인도’…최고의 이머징마켓이자 든든한 동반자

“1998년 미국에서 시작한 웨비오는 2005년에 인도, 2010년에 한국에 법인을 내고 전 세계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세계가 주목하는 국가로, 유럽의 시스템과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좋은 나라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 인도대사로서 국내의 중소중견기업들과 네트워크를 지속해온 바, 인도가 우리나라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인 산업을 필요로 하는 기회의 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인도는 과거 영국의 지배를 200년 이상 받아왔다. 때문에 유럽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 돌아가고 있다. 현재 8~10%의 GDP 성장을 보이는 커다란 신흥 개발국이면서 자원이 풍부하고 특히 인적 자원이 우수한 시장이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의 절반 정도가 인도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펩시 등 글로벌 기업의 핵심 인사들이 대부분 인도 브레인이다.

이처럼 인도가 지닌 가치가 어마어마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인도 시장에 별다른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그저 트렌드에 편승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진출, 단순한 ‘물건 판매’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 이승원 대표는 “인구 14억 명의 인도가 우리의 미래 먹거리 시장”이라며 “인도 인력과 자본이 호주로 가고 있고, 인도사람이 영국의 총리가 되는 등 인도와 전략적으로 같이 갈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외교부 간의 협의도 있어야 하고, 인증 장벽이 높아 여러 산을 넘어야 한다. 때문에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현지에서 제대로 사업화하지 못할 공산도 크다. 인도 현지에서 사업을 총괄하는 에이전트, 공인된 임포터, 조달에 능한 디스트리뷰터 등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웨비오는 한국과 인도를 잇는 연결고리로서 우리 스타트업들이 인도에 원활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승원 대표는 “인도의 전시회에 가면 전시부스에 몇천 명이 오갈 만큼 시장성이 크다”라며 “인도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한국에 호의적인 인도와 든든한 동반자로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면 새로운 도약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글로벌타임스 황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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