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국내 스타트업 기술 경쟁력 10점 만점에 7.4점으로 높게 평가
그에 반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준비력 다소 떨어져
오픈 이노베이션, 공동 기술실증, 테스트베드 상호 교환 등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글로벌화해야

[K글로벌타임스] 한국무역협회(KITA)가 최근에 발표한 ‘포춘 글로벌 500 기업 대상 오픈 이노베이션 트렌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 경쟁력을 7.4점(실리콘밸리 10점 기준)으로 높이 평가했으나, 글로벌 진출 준비 6.1점, 비즈니스 모델 차별성 6.4점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디자인=K글로벌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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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에 응답한 글로벌 기업의 55%는 한국 스타트업의 강점으로 혁신 기술 경쟁력을 꼽았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분석해보면, 국내 스타트업은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으나 해외 진출 준비가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전문가들은 ▲오픈 이노베이션 활용 ▲글로벌 대기업과의 공동 기술실증(Joint PoC) ▲테스트베드 상호 교환 사업 등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꼽았다.

 

①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대기업을 활용해라

2010년 대기업이 문제를 제시하면 스타트업이 해결책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서막이 올랐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처음 주창한 사람은 하버드대 교수 헨리 체스브로(Henny W. Chesbrough)다. 2003년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21세기형 시장에서 기술 우위 제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 말했다.

아웃소싱과 헷갈리는 경우가 있는데, 아웃소싱과 달리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술 및 아이디어가 기업 경계를 넘나들며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업을 이룬다.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쳤던 알파고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산물이다. [디자인=K글로벌타임스]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쳤던 알파고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산물이다. [디자인=K글로벌타임스]

몇 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친 ‘알파고’를 기억할 것이다. 알파고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산물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기업은 딥마인드로, 구글은 딥마인드의 우수한 자원 및 인재, 기술을 공급받아 알파고를 세상에 선보였다.

한때 국내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바라보는 시야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대기업이 저렴하게 스타트업의 기술을 이용한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대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스타트업은 자사의 기술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두 기업이 동등한 위치에서 손잡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올해 이 사업을 민간 중심으로 축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기존의 ‘민관협력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사업을 민간주도+정부지원 형태로 개편하는 것이다.

또한 총 85건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원할 올해부터 중기부는 스타트업과 수요 기업이 1:다(多) 구조의 협업 비즈니스가 상시적이고 자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민간 수요자 중심의 ‘수요 기반형 방식’을 신설할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의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글로벌 대기업 10곳 중 9곳은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방침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기업 3곳 중 1곳은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크게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②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PoC로 해외판로 넓혀라

기술 사업화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술의 시장진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기술실증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2020년 5월 발간한 보고서 ‘STEPI Insingt’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총 연구개발비는 86조 원으로 GDP 대비 4.53%를 기록했다. 이는 이스라엘(4.94%)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나,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혁신 기술을 테스트할 실증 PoC 기회와 관련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2020년 한국무역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증 PoC가 불가한 이유에 대해 ‘예산‧인력 부족’이 63.9%로 1위를 차지했으며, ‘실증 PoC 기회 확보의 어려움’이 48.5%, ‘규제 및 법규 적용 문제’가 24.5%가 그 뒤를 이었다.

[디자인=K글로벌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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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로는 ‘정부 및 공공기관’이 71.7%로 가장 선호했다. 이어 ‘국내 대기업’이 48.2%, ‘해외 대기업’ 32.5%, ‘국내 중견기업’ 28%, ‘해외정부 및 공공기관’ 20.3%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진출이 필수가 된 시대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PoC의 중요성은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기술실증에 많은 스타트업이 눈길을 돌리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의 글로벌 네트워킹을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동 기술실증으로 보다 수월하게 해외진출의 판로를 개척해 시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며 기술을 공유하고 피드백받으면서 기술 개선도 빠르게 이룰 수 있다.

 

③ 테스트베드 교환은 비용 절감과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 기회

테스트베드 상호 교환 사업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글로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테스트베드 상호 교환을 통해 해외에서 기술을 검증하면서 현지 기업과 협력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나아가 해외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베스트베드를 경험하며 기술적 문제점도 파악 가능하다.

비용 절감도 떠오르는 이슈다.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해외의 테스트베드를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국가에서의 테스트베드를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 비즈니스 다각화를 이룰 수도 있다.

이 외에도 ‘포춘 글로벌 500 기업 대상 오픈 이노베이션 트렌드’ 응답 기업의 69%가 스타트업의 설립 단계부터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사업을 키워나가는 스타트업 스튜디오가 미래 기업의 혁신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타트업 스튜디오(Startup Studio)는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성장시키기 위한 전문적인 인프라와 자원을 제공하는 조직이다. 개인이나 그룹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나아가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을 돕는다. 자금 지원은 물론이거니와 전문 인프라 제공, 비즈니스 컨설팅, 멘토링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스타트업해외진출실 박필재 실장은 "개별 기업이 글로벌화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지지만, 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화되어야 한다는 인지도가 아직 낮은 실정"이라며 "해외 스타트업들이 국내에 유입되고, 또한 해외 스타트업과 국내 스타트업 간 기술실증 및 테스트베드 등 교류와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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