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불모지' 아랍에미리트(UAE)서 스마트팜시장 개척 성공
UAE 최대 유통그룹 사리야와 300만 달러 규모 계약 결실
국내 누적 투자액 320억원…주관사 선정 후 IPO 절차 본격화

김혜연 엔씽 대표.[사진=엔씽]
김혜연 엔씽 대표.[사진=엔씽]

[K글로벌타임스] 엔씽(대표 김혜연)은 농업과 IT를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발전된 기술을 농업에 결합시키며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농작물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특히 농업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막의 나라라 불리는 중동에서 성공을 거두며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세계적 기후위기와 더불어 주목받는 '애그테크'

CES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엔씽의 모듈형 컨테이너 스마트팜 시스템.[사진=엔씽]
CES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엔씽의 모듈형 컨테이너 스마트팜 시스템.[사진=엔씽]

엔씽은 2014년에 설립된 이후 국내 '애그테크(농업기술)'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사물 인터넷(IoT) 기반의 자동화 운영 시스템, 식물 생장 발광다이오드(LED)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사업을 영위 중이다.

엔씽은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H/W), 자동화 운영 시스템(S/W) 및 운영 서비스 등 크게 세가지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적은 농업의 자동화 기술 구현이다.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와 병해충 문제, 그리고 국내의 경우 농업연령의 고령화로 인해 농업 생산성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식량 의존도가 44%에 달하지만 고령화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드는 국내 농업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팜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를 겪으면서 농업의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애그테크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엔씽의 스마트팜.[사진=엔씽]
엔씽의 스마트팜.[사진=엔씽]

스마트팜에 대한 글로벌 투자열기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농식품 투자 플랫폼 애그펀더에 따르면 농업·푸드테크 관련 글로벌 투자액은 2020년 261억달러(약 32조원)에서 2021년 517억달러(약 63조원)로 늘어났다. 이 같은 투자 증가세는 꾸준히 커질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들 역시 발빠르게 애그테크에 투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로 디지털 농업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출시했고, 구글은 사과 수확용 로봇을 개발한 어번던트로보틱스(미국)와 농업 데이터를 분석하는 파머스비즈니스네트워크(미국) 등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농업의 불모지 중동에 'K-스마트팜'을 알리다

엔씽이 UAE 현지에 설치한 스마트팜 컨테이너.[사진=엔씽]
엔씽이 UAE 현지에 설치한 스마트팜 컨테이너.[사진=엔씽]

엔씽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농업의 불모지라 불리는 아랍에미레이트(UAE)를 주 시장으로 삼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UAE는 높은 기후 등으로 인해 농업이 어려워 식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게다가 전체 국토 면적 중 80%가량이 사막지대이고 그중 경작할 수 있는 농지 면적은 전 국토의 0.4%에 불과할 정도로 농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처럼 모래바람이 부는 중동시장에 과감하게 진입한 엔씽은 스마트팜을 UAE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국민소득이 높은 UAE 역시 고급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수급이 어려운 점을 주목했고, 과감하게 스마트팜을 도입하면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지난 2019년 진출한 이후 모듈형 농장을 설치하고 50℃ 이상 기온이 오르는 중동 땅에서 냉방, 농업용수 냉각, 용존 산소도 유지 등 테스트를 마치고 컬리케일, 오크리브즈 등 샐러드 채소를 안정적으로 재배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21년 5월 UAE 최대 유통기업인 사리야그룹과 300만 달러(약 35억원) 규모의 모듈형 농장 '플랜티큐브'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UAE 순방에도 나서면서 국가대표 스마트팜 스타트업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확인했다.

김혜연 대표는 "재배기술, 인프라, 첨단기술, 작물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나라가 스마트팜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력 고도화와 농업의 콘텐츠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농업의 한류를 일으키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센 투자열풍, 주식시장 상장 예고

엔씽은 향후 화성에 스마트팜을 구축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사진=엔씽]
엔씽은 향후 화성에 스마트팜을 구축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사진=엔씽]

엔씽은 자체 개발한 수직농장(컨테이너 농장) '큐브(CUBE)' 등을 통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사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시리즈 라운딩을 통해 유치한 누적 투자액이 320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규격화된 농장인 큐브는 연중 고품질 작물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유통업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엔씽은 국내 용인, 이천, 안동농장과 실내형 수직농장 쇼룸인 '식물성 도산'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에서 농장과 농장 운영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 본농장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첫 가동을 시작한 농업의 탈 중앙화 모델인 '이천 농장'을 기점으로 연간 100톤 이상의 엽채류 작물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0'에서 스마트시티 부분 '최고 혁신상'을 받으며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엔씽은 2035년 스마트팜 시스템의 화성 설치를 시작으로 2040년에는 화성에 스마트팜 헤드쿼터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를 비롯한 식품과 유통 등 대기업 투자자들은 엔씽의 높은 성장가능성에 주목하며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한 바 있다.

엔씽은 지난해 말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다양한 투자자들의 주목이 이어지고 있고,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과 공급 가치사슬 구축에 적합한 기업으로 평가받으면서 향후 기업공개(IPO)시 높은 관심을 끌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애그테크 산업은 농가 인구 고령화 등 문제를 해결해 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엔씽이 영위하는 분야 역시 아직 초기 단계로 발전 가능성이 기대되며, 세계적인 고민인 기후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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