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청년 4명이 뜻 모아 설립한 ‘서울로보틱스’, 자율주행의 눈 ‘라이다’로 독보적 위치
일반도로의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불안감 극복 위해 피봇 계획
물류시장의 자율주행 바람 일으키며 전 세계 기업들과 협업 논의

[K글로벌타임스] 전 세계 각국에 있던 한국인 청년 4명이 라이다 센서를 통한 인지 소프트웨어로 2017년 유다시티-DiDi 자율주행차 도전(DIdi-Udacity Self-Driving Car Challenge)에 참가했다. 그리고 2000여 팀 중 10위를 차지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이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온라인을 통해 소통하며 대회를 준비했던 한국인 청년 4명은 이렇게 생각했다. “라이다만 가지고 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 10위를 했으니, 라이다 소프트웨어는 글로벌 1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서울로보틱스(대표 이한빈)의 설립 일화다.

 

기술 고도화로 인정받았지만, 시장의 상용화 불투명이란 문제

[사진=서울로보틱스]
[사진=서울로보틱스]

서울로보틱스는 ‘자율주행의 눈’으로 불리는 3D 라이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설립 초기에는 라이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뒀으나, 예상치 못한 애로상항이 발생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에 대한 타임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관련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각국의 규제 등으로 인해 실제 도입까지 걸리는 시간을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서울로보틱스는 라이다 소프트웨어 기술로 이미 완성차 업체들에 인정을 받았지만, 불명확한 상용화 시기로 인해 다소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결국, 서울로보틱스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기에 이른다. 바로 공장 내 자율주행 모델이다.

공장에서 조립을 마친 차가 출고되면, 사람이 차량에 탑승해 출고 대기를 위한 주차 시설에 차량을 이동시킨다. 이 과정에 소요되는 인력만 해도 수백 명에 이른다.

서울로보틱스는 이 지점에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장 내 차량이 출고되면 자율주행 기술로 자동차가 주차 시설까지 사람의 개입 없이 이동하는 방식을 고안했으며, 이 비즈니스는 BMW와 만나면서 실제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물류 시장으로 피봇, 업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시장 이끌고 있어

서울로보틱스가 추산하는 공장 내 자율주행 시장 규모는 최소 20조 원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약 16조 원에 달한다. 이로써 서울로보틱스는 일반도로 자율주행이 아닌 자동차의 물류 시장의 자율주행을 이끄는 방향으로 사업을 피봇했다.

하지만 그 전에, 서울로보틱스의 독보적인 기술력이 없다면 시장 진입은 문턱에도 다가서지 못할 것이다. 서울로보틱스는 ‘인프라를 통한 자율성(Autonomy Through Infrastructure, ATI)’이라는 전에 없던 방식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차량이 아닌 인프라에 배치한다.

기존 자율주행 시스템은 개별 차량에 센서와 컴퓨터를 장착하는데, 워낙 성능이 높아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 반면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의 경우, 지능형 교통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기존 자율주행 시스템에 비해 비용 측면에서 우위를 선점한다.

레벨 5 컨트롤 타워 실행도 [사진=서울로보틱스]<br>
레벨 5 컨트롤 타워 실행도 [사진=서울로보틱스]

또한 서울로보틱스의 핵심 기술인 ATI 솔루션 ‘레벨 5 컨트롤 타워(LV5 CTRL TWR)’는 3D 인식 기술 SENSR™로 구동되는데, 이는 5년간 구축한 딥러닝 기술이 함축되어 있다. 날씨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고해상도의 인지를 제공하며 정확도, 효율성, 안전성 모두 독보적이다. 서울로보틱스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의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 솔루션을 물류 산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300억 원 규모 투자유치

현재 서울로보틱스가 진출한 해외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등이며, 독일 뮌헨,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레벨 5 컨트롤 타워의 경우 BMW 공장에서 완성차 물류 자율주행에서 상용화를 시작했으며, 3D 컴퓨터 비전은 독일 산업 리포트에서 세계 1위의 기술력으로 거론됐다. 또한 높은 인지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TOP 11 자동차 OEM 기업 중 9곳과 협업을 준비 중이다.

서울로보틱스는 공장 내 자율주행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다음, 물류센터로 시장을 확장할 방침이다. 특히 트럭 물류센터의 자율주행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물류센터 내에서 이동 작업이 많다 보니 운송 기사는 쉴 틈 없이 운전해야 한다. 때로는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서울로보틱스는 이러한 부분에서 시장의 니즈가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 글로벌 리테일 기업들과 논의를 한 적도 있다.

서울로보틱스 경영진 [사진=서울로보틱스]
서울로보틱스 경영진 [사진=서울로보틱스]

지난해 서울로보틱스는 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3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금으로 서울로보틱스는 기술 고도화를 위한 인력 채용, 해외공장 자동화에 투자할 예정이다.

서울로보틱스 이한빈 대표는 “자율주행 분야의 혁신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동수단의 미래를 주도하겠다”며 “이전까지 소프트웨어를 갈고닦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사업의 핵심인 매출을 일으키는 일로 기술을 접목시키겠다”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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