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세 번째 CEO, 사티아 나델라의 취임으로 새로운 혁신 시작
조직 문화의 혁신, 개방과 협력을 강조, 미래사업에 포커스

이금룡 K글로벌타임스 발행인/(사)도전과나눔 이사장
이금룡 K글로벌타임스 발행인/(사)도전과나눔 이사장

마이크로소프트가 확실하게 부활하고 있다. 1975년도에 설립돼 한때 세계 최고의 기업이었지만, 모바일 트렌드를 놓치고 주가 20달러대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거의 잊혀진 기업이 됐다.

하지만 새로운 수장의 등장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2014년 사티아 나델라 CEO 취임이후 약진을 거듭하며, 지금은 주가 260달러대, 시가총액이 애플에 이은 2조 달러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기업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매출은 170조이고, 16만 명의 직원과, 연간 17~18% 성장율을 달성하는 영향력이 큰 기업이 됐다. 

지난 7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지난 16일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398차 조찬 포럼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이지은 대표가 명쾌한 대답을 내놨다. 이지은 대표는 37세에 세계적인 IT컨설팅 그룹인 '엑센츄어'의 대표가 됐고, 2017년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해 2020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에 취임한 IT분야 최고의 전문가다. 

(사진 = 이지은 마이크로소프트 한국 대표이사)
(사진 = 이지은 마이크로소프트 한국 대표이사)

사티아 나델라의 등장, 마이크로소프트에 일어난 네 가지 변화 

2014년 2월,  47세의 인도 출신인 사티아 나델라가 40년 역사의 마이크로소프트 CEO로 취임했다. 빌 게이츠가 25년간 CEO를 역임하고, 하버드대 기숙사 친구였던 스티브 발머가 14년간 CEO를 역임한 뒤, 세번째 새로운 CEO가 등장한 것이다. 사티아 나델라 CEO의 등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는 혁신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지은 대표의 강연을 종합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혁신은 크게 네 가지의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업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종래 독점하고 있던 Window와 Office 365의 비중이 크고, 일반인에게도 두 제품이 대표적인 제품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클라우드 컴퓨터 기술인 애저(Azure)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로 고객사의 제품 개발과 프로세스 혁신을 도와주는 회사로 재정의했다. 전형적인 B2B 회사로 거듭난 것이다. 고객사의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시켜주고, 프로세스 혁신을 도와주며, 고객의 가치 창출에 기여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사의 어떠한 역할을 담당해 성공적인 수행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구독경제의 개념도 도입해 소프웨어가 제품이 아닌 서비스의 개념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둘째, 2010년대 이후 모바일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것을 교훈으로 미래 기술과 플랫폼 사업 등 제품군을 새롭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사업인 애저(Azure)를 주력 품목으로 기업간 영업을 강화했다. 미 국방부와 10년간 22조를 계약한 홀로렌즈(Hololens)를 기반으로 한 가상 현실 혼합 솔루션 플랫폼인 'Microsoft Mesh', 각 분야에 인공지능을 결합한 기술 등 미래에 유용한 기술을 선점하고 플랫폼화해서 기업이 이러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또한, 게임 분야의 플랫폼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Minecraft'와 'Xbox'를 개발한 유명 게임 개발사인 Bethsda 모회사 '제니맥스 미디어'를 8조 7,000억 원에 인수했다. 세계 최대 게임 음성 메신저 서비스인 Discord를 인수하고, 게임 업계의 넷플릭스를 꿈꾸면서 전방위적으로 라인업을 정비하고 있다.   

조직 문화의 혁신, 우리는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다

셋째, 사티아 나델라 CEO가 취임한 이래 가장 혁신적으로 바뀌었다고 찬사를 받는 것이 조직 문화의 혁신이다. 이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부활하고 있는 원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직원들이 회사가 가장 변하였다고 느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One Microsoft’의 추구이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칸막이 방식의 업무 진행과 부서와 개인 평가 중심의 기업 문화에 함몰돼 있었다. 개인별로 치열한 경쟁 속에 숫자 중심의 평가가 지속돼 왔던 것이다.

그러나 사티아 나델라는 'IMPACT' 즉, '영향력'이란 개념을 들고 나왔다. 개인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다른 부서나 사람의 성공에 내가 어떠한 영향(Impact)을 미쳤느냐'는 점이다. 혼자 똑똑해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공을 어떻게 도왔고, 나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어떻게 받아서 성과를 내게 되었는지 설명하도록 평가지표를 만들었다.

결국 그의 생각은 모든 부서와 직원들이 서로 연결돼 있는 하나의 회사라는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가 다른 직원의 성공을 도와주고, 다른 직원들의 도움으로 내가 성과를 내면, 최종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개인과 조직, 회사의 성장이 유기적인 관계 속에 함께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진 =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진 =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 문화를 성장 문화로 바꿨다. 종래에는 '내가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한다(Know it all)'는 경쟁 문화에서 '이제는 누구든 배우면 된다(Learn it all)'는 성장 마인드(Growth mindset)로 바뀌었다. 어떤 업무가 주어지든 배우면서 일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도록 했다. 이러한 성장 마인드가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고, 문화가 형성됐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토론과 대화를 좋아해 매주 금요일 오전에 타운홀 미팅을 통해 자연스럽게 직원들과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그는 종종 ‘My job is curation of our culture’라고 이야기하며, 기업의 문화, 조직의 문화를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개방하고 협력하며, '상생의 길'에서 찾은 성공의 열쇠

마지막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변화시킨 중요한 부분이 바로 '개방과 협력'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다른 산업이나 기업과 협력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였다. 하지만 이제는 광범위한 사업군을 만들고, 다른 기업과 협력하는 회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술의 진화와 글로벌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제는 모든 회사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성장할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4~5년 전부터 다양한 산업군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 관심을 보이며, BMW, BENZ, GM, TOYOTA 등 유명 자동차 회사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인 애저(Azure)를 비롯해 다양한 기술이 자율주행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 크로거를 비롯한 대형 유통 업체들과도 기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커다란 변화 중 하나는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사라고 여겼던 Oracle, Sap, Salesforce, Adobe 등 유명 소프트웨어 회사와 협력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달라졌다는 것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인 애저(Azure)를 비롯한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산업군이나, 개방적인 자세로 다른 회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러한 열린 운영 방침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역을 넓혀주고, 기업에 활기를 주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지은 대표는 강연 말미에 디지털 전환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Speed'와 'Agile'을 꼽았다. 사티아 나델라 CEO가 작년 4월 "지난 2년 동안에 일어난 변화가 두 달 만에 일어났다”고 할 정도로, 지금은 기술의 변화 속도가 빠르고 변혁이 일어나는 시기이다. 너무 공부를 많이 한 후에 실행에 옮기지 말고, 일단 실행하면서 공부하고, 앞으로 빨리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조직의 유연성(민첩성)도 강조했다. 수평적 조직을 기반으로 유연성있게 움직이면서, 빨리 대응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46년의 역사를 가진 거함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선장을 맞이해 변화를 넘어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CEO의 리더십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가야 할까?'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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