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달러 돌파 최단 기간 기록, 무역 규모 글로벌 8위로 한 단계 성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출 플랫폼 개발과 질적인 수출 성장에 주목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10월 26일 우리나라 무역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수출액이 5,122억 달러, 수입액이 4,878억 달러로 사상 최단 기간인 299일 만에 1조 달러에 도달한 것이다. 이번 299일은 2018년에 달성한 320일을 21일 앞당긴 쾌거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는 글로벌 순위 9위에서 8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 5대 품목이 수출 비중 50%를 차지, 차세대 수출 비중 높여야

숫자로만 봤을 때는 긍정적이지만, 특히 수출 내용을 들여다보면 자축할 수만 없는 여러 가지 불안 요소들이 있다.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기록한 9월의 경우 세계 경기에 민감한 5대 품목(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일반 기계, 석유제품)의 수출이 전체 수출의 50%를 차지한다. 장치 산업에 의한 제조업 기반의 수출 비중이 높아 세계 경기가 후퇴할 경우 바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품목들은 시설 확장에 시간이 걸리므로 제한된 물량에 단가 상승이 수출 실적을 증가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차세대 성장 품목으로 분류되는 시스템 반도체, 친환경차,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OLED 등의 품목이 약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수출 비중이 14%대에 불과해 이른 시일 내에 20%대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또한 한류의 붐을 타고 지속 성장하고 있는 농수산 식품과 화장품도 성장 모멘텀을 계속 가져갈 필요가 있다.

▶ 국내를 대표할 수출 플랫폼이 절실

2020년 11월 14일 제13차 확대무역조정전략회의에서 정부는 현재 흩어져 있는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중소벤처진흥공단,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수출 3대 플랫폼인 바이코리아와 고비즈코리아, 트레이드코리아를 단계적으로 통합해 2025년까지 아마존, 알리바바 등을 잇는 세계 5대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꼭 이뤄져야 하고, 가급적 조기에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 8위의 무역 국가이자 IT 강국인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수출 플랫폼이 없어 아마존, 알리바바, 쇼피, 라자다, 이베이 등 외국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등록비와 마케팅비를 지원하고 있는 것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무역이 점점 디지털 시스템에 의한 온라인 체제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대형 플랫폼 이외에도 캐나다의 쇼피파이나 이스라엘의 GLOBAL-E 등 세계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수출업체를 돕고 있지만, 국내에는 이러한 글로벌 플랫폼 자체가 전무하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 코트라, 무역협회, 월드옥타 등 무역 지원 기관의 역할 조정이 시급

글로벌 무역이 아날로그의 B2B 방식의 바이어를 찾는 형태에서 소비자와 직접 연결하는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및 민간 예산을 사용하는 협회나 단체의 역할도 조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의 경우 현재의 지역 중심 역할을 축소하고, 산업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해 산업의 협의체나 포럼 등 유기적인 협조 체제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근 코트라가 스마트농업 수출 업체를 결집해 100여 개 회사가 만든 ‘스마트농업수출협의회’와 같은 것이 좋은 예다.

무역협회도 민간 구자열 회장이 취임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변화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외국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더욱 늘리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온라인 수출 활성화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더욱 아쉬운 것은 무역협회 내에 무역업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고 대변하며, 신문과 방송에 논리를 펼치는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하는 지사화 사업과 차세대 무역스쿨을 운영하는 순수한 민간단체인 월드옥타(세계한인무역협회)에도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언제나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본다.

최단 기간 무역액 1조 달러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는 이르다. 국민들이 이러한 실적을 실제로 체감하려면 현재와 같은 포트폴리오는 안 된다. 몇 가지 품목에 집중된 양적 수출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차세대 품목, 소프트 솔루션, 콘텐츠 등이 기반이 돼 저변이 넓은 수출 전략으로 다시 판을 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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