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고유 수식어 ‘혁신’...하지만 이제 퇴색된 경우 많아
숏폼 후기 시장 파고들어 4세대 커머스 시장 개척한 인덴트코퍼레이션
‘된장 먹는 외국인?’ 상식 뒤엎고 미국시장서 인정받은 지리산피아골식품 영농조합법인

[K글로벌타임스] 스타트업에 당연하다는 듯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혁신’이다. 그간 세상에 없던 기술 및 서비스를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그 혁신이라는 단어가 많이 바랜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모든 시장이 레드오션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스타트업이 있고, 기존의 것을 새로운 시장에 내놓는 스타트업도 있다. 다시 한번 ‘혁신 스타트업’이란 정의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 텍스트-사진-동영상, 온라인 쇼핑몰 후기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오래전 쇼핑 생태계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이제 상품을 ‘사진’으로 설명하는 데에서 한 발자국 나아가 ‘동영상’으로 선보이는 기업들이 다수 등장하며 다시금 쇼핑 생태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쇼핑 문화가 바뀌는 현재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 바로 ‘후기’다. 그간 온라인 쇼핑 관련 후기는 모두 텍스트(Text) 기반이었으며, 그나마 진전된 것이 ‘포토 후기’ 정도다.

윤태석 인덴트코퍼레이션 대표 [사진=인덴트코퍼레이션]
윤태석 인덴트코퍼레이션 대표 [사진=인덴트코퍼레이션]

이 정체되어 있는 후기 시장에 가능성을 발견한 인덴트코퍼레이션은 AI 챗봇을 통해 실구매자의 동영상 리뷰를 수집하고 이를 온라인 쇼핑몰에 자동으로 업로드해주는 원스톱 플랫폼을 선보이며 초고속 성장세를 이뤘다. 리뷰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B2C 같지만, 본질은 B2B 플랫폼이라는 재밌는 스타트업이다.

브이리뷰 기술은 2019년 2월에 개발됐다. 이후 같은 해 4월 기술특허를 출원한 후 10월에 브이리뷰 경험자 수 100만 명 돌파라는 쾌거를 이뤘다. 2019 대한민국 기업대상 서비스혁신대상 리뷰플랫폼 부문 수상, 2019 대한민국 우수특허 대상 전자 IT 부문을 수상하며 점차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고, 2022년 글로벌 숏폼 동영상 후기 커머스 플랫폼 스프레이(Spray)를 론칭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진격했다.

 

◇ 4세대 커머스 개막한 인덴트코퍼레이션, ‘스프레이’로 글로벌 시장 공략

동영상으로 후기 써내려가는 리뷰어들 [사진=인덴트코퍼레이션]
동영상으로 후기 써내려가는 리뷰어들 [사진=인덴트코퍼레이션]

스프레이는 동영상 후기 숏폼 콘텐츠로 구성된 SNS 형식의 글로벌 서비스며, 리뷰어 누구나 스프레이 플랫폼 안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이에 대한 동영상 리뷰를 공유할 수 있다. 나아가 자신의 리뷰를 통해 제품 구매가 발생하면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리워드를 받는다. 숏폼 콘텐츠 특성상 언어의 제한이 적기에 전 세계 잠재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다. 현재 유럽 이외의 모든 국가에서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브이리뷰와 스프레이는 영상 후기를 제작한 리뷰어의 성과에 걸맞은 수익을 보장함으로써 양질의 후기 콘텐츠가 생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게 특징이다. 이는 4세대 커머스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인덴트코퍼레이션 윤태석 대표는 “4세대 커머스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경계가 모호하다”며 “판매 행위가 그동안 기업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소비자 중심으로 구조가 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존의 것으로 새 시장 개척한 지리산 산골 청년 농업인

우리나라 전통 장류와 절임 식품이 세계에서도 통할까? 그보단 이런 생각을 한 이는 거의 없을 터다. 된장찌개 및 청국장 냄새를 싫어하는 외국인의 모습이 매스컴에 자주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로 세계를 K-푸드로 점령시킨 청년이 있다. 해발 600m 고지에서 된장과 고추장 등 장류를 제조해 수출하는 지리산피아골식품 영농조합법인이다.

지리산 골짜기에 위치한 지리산피아골식품연구소 [사진=지리산피아골식품 영농조합법인]
지리산 골짜기에 위치한 지리산피아골식품연구소 [사진=지리산피아골식품 영농조합법인]

지리산피아골식품은 2011년 설립된 발효식품생산 전문회사로, 청정 지리산의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생산된 농특산물과 지리산 고로쇠 수액을 활용하여 가공식품을 제조한다. ‘피아골미선씨’라는 브랜드로 고로쇠 된장과 냄새 없는 청국장, 찹쌀 고추장, 고로쇠 간장 등 장류뿐만 아니라 장아찌류와 고로쇠수액, 산야초발효액, 건나물 등 지리산 특산품을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지리산피아골식품 김미선 대표는 여성 청년이라는 점 때문에 국내 농식품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젊은이가 장류를 잘 만들면 얼마나 잘 만들겠냐는 편견에서 비롯된 외면이었다. 이에 전통식품품질인증, HACCP인증, 벤처기업인증, 도지사품질인증, 6차산업인증 등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전통장류 제조사 자격증, 절임류 제조사 자격증 등을 비롯한 식품 관련 다수의 자격증과 특허출원, 상표등록 등으로 지리산피아골식품의 신뢰도를 차근차근 높여 나가는 전략을 택했다.

 

◇ 관광, 식사, 숙박, 힐링 등 다채로운 경험 제공하는 6차산업 열리다

구례군 지리산피아골식품영농조합법인이 청년수출상을 수상했다 [사진=구례군]<br>
구례군 지리산피아골식품영농조합법인이 청년수출상을 수상했다 [사진=구례군]

지리산피아골식품의 전통 장류는 2015년부터 미국, 유럽, 아시아 등 20여 국에 진출했으며, 지난 8월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의 도움으로 고로쇠 시래기된장국과 초간편 3분 나물 등 지역 특화 가공식품을 싱가포르에 수출했다. 특히 제품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미국시장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그 결과 역으로 국내시장에 인정받아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하나둘 문을 열었다. 지리산피아골식품 김미선 대표는 농촌진흥청이 주관하는 ‘2021 수출농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청년수출상을 받기도 했다.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지리산피아골식품은 2020년 3월 전라남도 ‘3월의 농촌융복합산업인’으로 선정됐다. 지리산피아골식품은 1·2·3차 산업을 복합하여 농가에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농촌융복합산업(6차 산업)의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공존과 상생을 위해 지역 농가의 원물을 매입하고 판매장에 마을주민들의 상품을 진열해 놓았으며, 현재는 관광 인프라와 스토리를 융‧복합해 농업 가치 공유 및 확대하는 새로운 농촌 융‧복합 성공 모델을 구축 중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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