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의 관문이자 성지, ‘미국 진출’ 꾀하는 스타트업들
돼지김치찜 파티 열며 네트워크 형성하고, M&A 통해 확장하는 등 다양한 미국 진출 전략

스타트업이 해외진출에 앞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선례'다. 국내의 다른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어떻게 발판을 마련하고 성공의 역사를 쓰게 되었는지를 알아야 그에 맞춘 해외진출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 스타트업'은 베트남과 미국, 그리고 중동에 진출한 국내 스타트업의 성공 전략을 집중 조명하며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스타트업에 인사이트를 전하고자 한다.

 

<해외 진출 스타트업> 시리즈

[K글로벌타임스]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은 스타트업 성지인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을 관문으로 여긴다. 센드버드 김동신 대표는 “미국 시장의 진입장벽은 높지만, 실상 이 장벽을 넘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미국 진출의 가치를 높이 샀다. 국내 스타트업이 미국시장으로 진출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지금, 진입장벽을 넘어 시장에 안착했거나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 ‘땅콩회항’ 사건 터트렸던 블라인드, 미국 아마존서도 통했다

미국 시장으로 진출이 희로애락을 담은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찍은 스타트업이 있다. 직장인 익명 소셜 네트워크인 블라인드는 2014년 한국에 론칭한 후 2015년 3월 미국으로 진출했다. 미국 진출을 위해 블라인드 운영사 팀블라인드는 2014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이전했다.

블라인드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로벌 IT기업 재직자들의 솔직한 평가 점수. [사진=블라인드]
블라인드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로벌 IT기업 재직자들의 솔직한 평가 점수. [사진=블라인드]

한국 시장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블라인드’를 모르는 이가 없었다. 론칭 7년 만에 415만 명 회원을 보유하게 되었고,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250만 명, 재방문율은 81%에 달했다. 직장인 회원들은 하루 평균 40분의 시간을 블라인드에 보낸다. 국내에서 탄탄대로 성공가도를 달려왔으니, 미국 시장 진출도 자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도전해보니 진입장벽이 높아도 너무 높았다.

팀블라인드 김성겸 이사는 “미국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에 링크드인 유료 결제를 한 뒤 여러 사람에게 콜드 메시지를 보내면서 미팅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무대뽀’ 정신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려 한 것이다. 미팅은 소개로 이어졌고, 그 소개는 다른 소개를 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 확보는 생각보다 저조했다.

돼지김치찜을 직접 만드는 팀블라인드 김성겸 이사. 그는 공동창업자다. [사진=블라인드]
돼지김치찜을 직접 만드는 팀블라인드 김성겸 이사. 그는 공동창업자다. [사진=블라인드]

김성겸 이사는 미국에 블라인드 서비스 론칭 2달 만에 돼지김치찜 파티를 개최하기도 했다. 아마존 직원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빌려 한국계 아마존 직원을 대상으로 파티를 연 것이다. 미국 현지인이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자 떠올린 방안이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기다리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다. 팀블라인에도 그 ‘결정적 기회’가 찾아왔다. 어느 날 뉴욕타임즈에 아마존 문화를 비판하는 기사가 났다. 아마존 재직자들은 신상이 공개되는 SNS에서 “기사와는 다르다”고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었지만, 블라인드에서의 여론은 달랐다. 이에 미국인들에게 블라인드는 기업의 솔직한 평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그 결과 미국 IT업계에서는 블라인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성공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 건물 구조상 세탁기 설치 불가한 곳 많은 미국...런드리고에 안성맞춤 시장

지난해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가 미국에서 ‘세탁왕’으로 유명한 에이플러스 머시너리를 인수했다. 에이플러스 머시너리는 한인동포 1세대가 1998년 세운 회사로, 세계적인 세탁장비 업체 일본 YAC의 미주 총판을 비롯해 세탁기기를 직접 개발하여 미국 전역의 세탁소에 납품 및 설치한다.

런드리24. [사진=런드리고]
런드리24. [사진=런드리고]

또한 올해에는 무인 세탁소를 운영하는 펭귄하우스를 인수했다. 의식주컴퍼니가 에이플러스 머시너리와 펭귄하우스를 인수한 이유는 명확하다. 스마트 세탁 공장 사업을 확대하고 무인 스마트 세탁 모델을 선보이며 미국에 진출하기 위함이다. 의식주컴퍼니는 펭귄하우스를 런드리24로 사명을 변경한 후 뉴욕 등 동부 지역 중심으로 무인 세탁 시스템 공급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런드리고는 당일 밤 11시까지 세탁물을 문 앞에 내놓으면 수거 후 24시간 내에 문 앞에 깨끗한 세탁물을 가져다주는 서비스다. 2019년 3월 오픈한 이 서비스는 2021년 11월 기준 6만 가구가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의식주컴퍼니가 이제 미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세탁을 책임지는 런드리 마스터. [사진=런드리고]
프리미엄 세탁을 책임지는 런드리 마스터. [사진=런드리고]

우선 미국은 세탁기 설치가 어려운 건물이 많다. 그렇기에 세탁기가 없는 가구가 우리나라에 비해 현저히 많다. 그렇다 보니 세탁소나 코인 빨래방이 대중화되어 있는데, 이는 의식주컴퍼니의 런드리고가 진출하기 알맞은 시장이다. 의식주컴퍼니가 무인 세탁소 펭귄하우스를 인수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런드리24는 내년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의 뉴욕 등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무인 세탁 시스템 공급 사업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영유아 멘탈 케어 서비스, 플랙스의 미국 신호탄

유년기에 형성된 정서는 한 사람을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들은 작은 변화에도 큰 스트레스를 받으나, 영유아의 경우 독해력과 감정 표현이 부족해 그 심리를 파악하기 힘들다. 영유아를 위한 AI 기반 토탈 멘탈 케어 솔루션 앱 키즈다이어리를 서비스하는 플랙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키즈다이어리. [사진=플랙스]
키즈다이어리. [사진=플랙스]

키즈다이어리는 심리상담사를 대신하는 동물 캐릭터가 영유아에게 주제어를 제시한다. 이때 주제어는 심리검사지를 기반으로 하며, 이해하기 쉽고 흥미도가 높은 애니메이션 형태로 나타난다. 영유가아 제시어에 대한 영상이나 그림일기를 등록하면 이를 AI로 분석해 애니메이션으로 심리상담과 인성교육을 진행한다.

플랙스는 현재 지식재산권 특허 9건을 등록했으며, 2건을 출원했다. 2019년에 설립된 플랙스는 올해 미국 워싱턴의 소수정예 Pre-school ‘노리스쿨 키즈’와 손잡고 미국 교육 시장으로 진출을 마쳤다. 플랙스는 이를 통해 미국 영유아에게 필요한 인성 교육 서비스 제공 및 학부모를 위한 아동 심리상담 및 육아 상담 서비스 등을 선보인다. 특히 미국 워싱턴 내 거주 중인 한인 영유아를 대상으로 해 우리에게 주는 의의가 크다.

플래스는 미국진출을 신호로 핀란드, 필리핀 교민 영유아에게 키즈다이어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향후에 챗봇을 통해 심리를 분석하고 치유 효과가 배가되는 서비스를 AI 챗봇 제작 솔루션 인텔리어스와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업무협약 맺었다.

플랙스와 에이피랩스가 멘탈헬스 케어 통합 플랫폼 공동연구개발 MOU 체결했다. [사진=플랙스]
플랙스와 에이피랩스가 멘탈헬스 케어 통합 플랫폼 공동연구개발 MOU 체결했다. [사진=플랙스]

SoC 플랫폼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에이피랩스와는 정신 건강에 따른 멘탈헬스 케어의 중요성을 함께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 서비스 공동연구’에 대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카메라, 마이크 등 다양한 하드웨어를 통해 들어오는 비언어적 감정 데이터의 AI 심리분석 서비스를 개발하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 심리분석 플랫폼을 공동 연구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앞으로다 더욱 기대되는 스타트업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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