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성장이다.” 미국 스타트업 양성가가 내린 스타트업 정의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위해 백악관도 물심양면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혁신 스타트업, 완전히 새로운 시장 창조한 ‘피스컬노트’

세계 각국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유니콘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해외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벤치마킹하며 현재 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정진해야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다.

'외국에서 길을 찾다' 기획연재는 해외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살펴보며, 이를 통해 향후 국내 스타트업이 가야 할 방향을 정리하고 나아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외국에서 길을 찾다> 시리즈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K글로벌타임스] ‘스타트업(Startup)’의 시초는 미국 실리콘밸리다. 1990년대 말 수많은 ’닷컴 회사‘가 생겼다가 사라지던 소위 ‘닷컴 버블’시기였다. 이후 미국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면서 스타트업은 새롭게 조명받았고, 점차 새로운 의미를 더해갔다.

‘스타트업은 성장’이라고 처음으로 정의한 사람은 스타트업 양성가로 유명한 폴 그라함(Paul Graham)이다. 그리고 그랜트리 공동 창업자인 다니엘 테너(Daniel Tenner)는 스타트업을 “향후 5년 이내 10배 이상 성장하기 위한 야망과 목표를 가진 기업”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유망 스타트업을 탄생시킨 실리콘밸리, 그 너머의 미국은 스타트업 성장을 어떻게 지원하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했을까.

 

◇ 미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일자리 창출’ 효과적인 스타트업 키워라

백악관의 북현관과 남현관 [사진=위키백과]
백악관의 북현관과 남현관 [사진=위키백과]

미국정부는 스타트업이 일자리 창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판단하에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 정책과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백악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스타트업 아메리카(Startup America)다. 경제 성장, 혁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을 촉진하고 기업가정신을 미국인의 핵심가치이자 경쟁적 우위의 원천으로 존중‧고양하는 스타트업 아메리카는 고성장 스타트업 대상으로 자본 접근성 확대,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 제공, 연방정부 R&D의 사업화를 강화해 스타트업과 신산업을 창출한다.

미국 중소기업청(Small Business Administration, SBA)이 2014년부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 스케일업 아메리카(ScaleUp America)도 주목할 만하다. 지역별로 기업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업가정신 교육 커리큘럼 제공, 시장분석‧경영전략 수립‧마케팅 등에 대한 1:1 지원, 멘토링, 기술보조 수행 등이 주 내용이다. 또 비영리 연구기관, 대학 혹은 연방정부 R&D센터와 협력해 기술이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백악관과 SBA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Jump Start Our Business Startup Act(JOBS)도 있다. JOBS는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을 용이하도록 도와주는 정책으로 스타트업과 신생 벤처기업의 투자 자금유치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고, 이들이 주식시장에 보다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제정했다. 나아가 소액 투자자 확대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에 초점을 두었다.

투자 생태계는 ‘창업-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민간부문의 스타트업 투자 활동이 활발한 편이며, 다양한 산업군을 가진 LA가 신흥 스타트업 투자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스타트업의 구성과 성장을 도와주는 인큐베이터 및 액셀러레이터 기업들이 많이 모여들고 있으며, 이들은 창업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초기 자금을 비롯해 각종 네트워킹 기회, 멘토링, 마케팅·회계 컨설팅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주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Y콤비네이터, 킥랩스(Kicklabs), 500 Startups, TechStars Boulder, Angel Pad 등이 있다.

 

◇ 미국사회 비주류 아시아계 출신, 모텔 전전하며 설립한 ‘피스컬노트’

피스컬노트 네트워크 [사진=피스컬노트]
피스컬노트 네트워크 [사진=피스컬노트]

최근 한·미 투자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있다. 미국사회 비주류인 아시아계 출신인 팀 황(Tim Hwang)이 설립한 피스컬노트(FiscalNote)다. 피스컬노트는 지난 8월 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시가총액은 약 1조 6000억 원이다.

피스컬노트는 정부, 의회, 법원 등의 정책, 법, 규제 등의 정보를 AI 및 빅데이터 기술로 수집·분석해 전 세계 5000여 개 기업, 공공기관, 로펌, NGO 등에 제공한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사업 영역을 개척한 ‘카테고리 크리에이터(Category Creator)’다. 올해 2분기에 272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피스컬노트의 팀 황 CEO는 CNN ‘세계를 바꿀 10대 스타트업’, 비즈니스인사이더 ‘25대 유망 스타트업’ 등에 이름을 올렸고, 포브스 ‘30세 이하 30인 창업가’에 꼽히는 등 글로벌 스타트업의 대표주자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피스컬노트의 성장 전략은 공격적인 M&A다. 최근 5년간 14건의 M&A를 진행했을 정도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 기업 에이셀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에이셀테크놀로지스는 한국 경제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으로,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 제품을 사고 어느 매장을 방문하는지 등 경제 영역의 전반적인 데이터를 수집한다. 파트너사로는 신한카드, KT가 있다. 피스컬노트는 에이셀테크놀로지를 통해 경제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 한다.

물론 창업 초기부터 성공궤도를 달린 건 아니다. 팀 황 CEO은 창업을 결심한 뒤 실리콘밸리에 갔으나, 인맥이 없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맘 편히 잘 수 있는 집 한 칸 구할 돈이 없어 모텔 방을 전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매일 구글링와 명함을 돌리며 인맥을 쌓았고, 그 결과 투자유치가 이뤄졌다.

피스컬노트가 안겨준 축배에 안주하지 않은 팀 황 CEO는 올해 초 핀테크 스타트업 니트라(Nitra)를 설립했다. 첫 투자에 6200만 달러를 유치했으며, 투자자 명단에는 벤처캐피탈 거물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NEA), 판테라 캐피탈, 야후 창업자인 제리 양이 이끄는 AME벤처스, 영화배우 윌 스미스의 드리머스VC 등이 이름을 올렸다.

 

◇ 기업가치 10억 달러 돌파, 차기 유니콘은?

올해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가 8년 연속 미국 전역에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유니콘이 될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 25개사를 선정했다. 그중 3개사를 소개한다.

인스타워크(INSTAWORK)는 2015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설거지, 요리, 지게차 조작 등 육체 노동 근로자와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인스타워크가 확보한 인력풀은 200만 명이며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인스타워크를 통해 구직자들은 무료로 정보를 얻으며, 고객사는 일자리 유형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한다.

핀테크 스타트업 에이투비(ATOB)는 트럭 운송 및 물류 산업 종사자들이 운송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불 시스템을 제공한다. 고객은 에이투비를 이용해 차량 추적 소프트웨어와 연결된 정확한 연료 요금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갤런당 5센트 할인 혜택을 주는 무료 연료카드를 출시해 약 2만 5000개의 트럭 운송회사 및 개인 트럭 사업자와 계약을 맺었다.

2016년 설립된 킨 인슈어런스(KIN INSURANCE)는 주택 보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그러나 주택 보험판매사마다 다른 판매 정책, 일관적이지 않은 서비스, 사고 시 고객과 보험회사의 대립관계 등 복잡한 상황으로 인해 미국의 주택 보험 시장은 여전히 아날로그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장벽을 킨 인슈어런스가 획기적으로 뛰어넘었다. 기계학습을 통해 더욱 낫고 저렴한 주택보험을 제공하며, 항공사진을 영상처리 알고리즘에 따라 정리해 정확한 정보를 고객에게 서비스한다. 또한 부동산 매물 공유 서비스 등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여 보험이 적용될 주택의 상태를 명확하게 정의한다.

미국 스타트업 관련 전문가는 “올해 미국 시드단계에서 투자를 많이 받고 있는 분야는 메타버스, NFT, 뇌‧신경공학, 대체 단백질, 피트니스”라며 “2022년 미국 벤처캐피탈 시장은 작년에 비해 다소 둔화되었지만, 한동안 스타트업 투자 열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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