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보아 등 K-팝 스타 해외진출 성공한 이유는?
K-팝의 글로벌 영향력...국내 스타트업이 배워야 할 점 많아

모든 기업에 있어 마케팅은 매우 중요하다. 좋은 마케팅은 고객을 끌어 모으지만, 그렇지 못한 마케팅은 '단골'마저도 떠나 보낸다. 특히 해외시장을 진출하려는 스타트업은 마케팅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정도로 해외진출 전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렇다면 글로벌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글로벌 마케팅 전략> 시리즈

[K글로벌타임스] K-팝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 세계에서 K-팝이 음원차트를 휩쓸고 있다. 최근 데뷔하는 국내 가수들은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마케팅 전략 등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 모습은 마치 창업부터 해외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과 동일하다. 하지만 모든 K-가수들이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이지 못한다. 그렇다면 인지도를 얻고, 나아가 세계를 제한 K-가수들과 그렇지 못한 K-가수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는 국내 스타트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BTS, 순간을 즐기는 위대한 힘

2013년 데뷔 후 미국 빌보드, 영국 오피셜 챠트, 일본 오리콘에 상위 랭크되며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한 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13년 데뷔 후 미국 빌보드, 영국 오피셜 챠트, 일본 오리콘에 상위 랭크되며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한 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13년 한 보이그룹이 데뷔했다. 그러나 국내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몇 개의 앨범을 더 출시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하나같이 싸늘했다. SM, YG 같은 거대 엔터테인먼트 소속이 아닌 보이그룹이었다는 점이 대중들의 외면한 이유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모두가 그 보이그룹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후 보이그룹은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이뤘다. 세계 팝 시장의 인기 척도인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1위도 여러 번 기록했다. BTS다.

BTS는 이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곡으로 시장을 개척한 걸까? 아니다. BTS의 노래는 힙합을 위주로 하면서 발라드, R&B 등이 가미된 일반적 K-팝이다. 멤버 구성도 모두 한국인으로 외국인 멤버를 포함한 여타의 보이그룹 혹 걸그룹에 비해 해외에서의 관심도 높지 않았다. 대형 소속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아 ‘중소돌(중소기업 아이돌)’이라며 놀림 받기도 했다. BTS가 국내에서만 활동할 당시 BTS 소속사는 신생 소속사였다.

경복궁에서 한복 입고 무대 오른 BTS. 이 무대는 미국 인기 프로그램에서 생중계 되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경복궁에서 한복 입고 무대 오른 BTS. 이 무대는 미국 인기 프로그램에서 생중계 되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이쯤에서 한 가지 생각이 든다. ‘실력이 뛰어난가?’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특출 나게 뛰어난 것도 아니다. 하지만 BTS는 모든 무대에서 최선을 다했다. 단 30초 무대라도 온 힘을 다해 춤추고 노래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BTS를 각인시키기 위함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무대 위에 선 자체에 감사해하며 그 순간을 있는 힘껏 즐겼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명언이 있다. 이는 스타트업에도 해당되며, 이러한 스타트업 구성원들의 태도는 마케팅에서도 자연히 드러난다. 단순히 마케팅 업체에 대금을 지불했기에, 혹은 마케팅 팀원의 당연한 업무라는 안일하고도 세속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면, 이는 대중들도 이미 간파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바다로 갔으면 바다의 생각을 해야

2000년 데뷔 후 1년 만에 일본에서 단독 쇼케이스 개최한 보아. 성공적인 일본 데뷔 후 '아시아의 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사진=SM타운]
2000년 데뷔 후 1년 만에 일본에서 단독 쇼케이스 개최한 보아. 성공적인 일본 데뷔 후 '아시아의 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사진=SM타운]

보아는 현지화 전략으로 일본 음악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둔 스타다. 보통 국내 가수들이 일본으로 진출할 때 국내에서 이미 발매한 곡의 가사를 일본어로 번역해 출시하고는 한다. 하지만 보아는 아예 일본을 겨냥한, ‘일본’을 위한 곡을 내밀었다. 당시 K-팝이 지금처럼 큰 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이 이러한 행보를 보인 건 파격적이었다.

현지화 전략을 위해 보아는 일본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 가능하도록 일본어 실력을 향상시켰으며, 2003년 일본에서 발매한 2집의 수록곡은 본인이 직접 일본어로 작사까지 했다. 대체로 스타트업은 현지 시장 조사를 마친 후 마케팅은 시장 조사를 통해 얻은 정보로 ‘때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수한 기술력이 기반되어 있다 보니 이러한 자신감이 생긴 것이겠지만, 보아 역시 노래와 춤 실력은 그 나이 대를 훨씬 뛰어 넘었다.

싱글 앨범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오리콘에서 1위 한 앨범으로, 약 16만 장 넘게 판매되었다. [사진=나무위키]
싱글 앨범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오리콘에서 1위 한 앨범으로, 약 16만 장 넘게 판매되었다. [사진=나무위키]

실리콘밸리에서 인지도가 높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실리콘밸리 앰배서더’로 알려진 클라우드 베하건은 현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많은 스타트업이 현지화를 시도하지만 실패하는 이유는 본사의 개념은 그대로 둔 채 본사가 구성한 팀과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때문이다.”

현지화는 기업이 다시 태어나는 것과 같다. 기존의 성공 방식으로는 해외에서 성공할 수 없다. 마케팅 역시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면 안 된다. 강에서 바다로 흘러들어 간 강은 그 시점부터 ‘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이미 바다와 만난 후부터 강은 바다가 된다. 강이라는 정체성을 버려야 한다. 바다는 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K-팝의 글로벌 진출은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많은 부분이 맞닿아 있다. 한국에서 경쟁력을 쌓아 해외로 진출하거나 처음부터 해외진출을 노리는 경우도 그러하고 둘 다 ‘마케팅’을 해야 하는 존재다. 영역이 다르다고 겹치는 분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르기에 배울 점이 많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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