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스타트업 중 뷰티업계 6.6%
AI, 증강현실(VR) 등 혁신기술로 재탄생한 K-뷰티

[K글로벌타임스]  해외진출 스타트업 198곳 중 6.6%가 뷰티다. 그만큼 뷰티산업은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한류를 통해 더욱 더 전 세계에서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뷰티에 최신 혁신기술을 융합한 뷰티테크가 신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 K-뷰티테크를 위한 정부 및 지자체 노력 경주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최대 쇼핑몰 웨스트필드 글로리아스에 우리나라 뷰티테크 스타트업 제품이 전시됐다. 이는 서울산업진흥원(SBA)이 바르셀로나를 국내 스타트업의 혁신 제품을 선보이는 시험대이자 유럽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해외 실증 테스트 베드(PoC)’의 일환이다. 올해는 뷰티테크 산업이 선정되었으며, AI 피부 분석 솔루션 룰루랩, 메디컬 홈뷰티 솔루션 레지에나, 두피 및 탈모 분석 통해 맞춤형 제품을 제안하는 ICT 솔루션 비컨이 바르셀로나로 진출했다.

베트남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울관. [사진=서울산업진흥원]
베트남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울관. [사진=서울산업진흥원]

베트남, 미얀마에도 K-뷰티테크 팝업 스토어가 열려 많은 이들이 찾았다. 이 역시 SBA의 ‘서울 뷰티테크 글로벌 PoC 지원사업’을 통해 진행됐다. 팝업 스토어를 위해 SBA는 현지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코스앤코랩(베트남), 서울언니들(미얀마)과 협업해 팝업 부스 구축 및 제품 디스플레이, 현지 바이어 및 소비자 대상 홍보, 현지 인플루언서 연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프로모션 등을 종합 지원했다.

이처럼 국내의 뷰티테크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정부 및 지자체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뷰티테크에 대한 현지 반응도 긍정적이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증가한 홈뷰티족도 뷰티테크 산업의 성장을 견인한 주역이다. 시장조사기관 피앤씨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테크 시장은 연평균 19.1%씩 성장하며, 2030년 1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뷰티테크의 일종인 초개인화에 초점을 맞춰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제도’를 허용하도록 규제 개혁을 하면서 국내 뷰티테크 스타트업에 활기가 돌았다.

 

◇ AI로 피부 분석을 넘어 건강 솔루션까지 내다보는 룰루랩

AI로 피부 분석하는 룰루랩 [사진=룰루랩]
AI로 피부 분석하는 룰루랩 [사진=룰루랩]

AI 피부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룰루랩이 일으킨 반향은 대단하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미국 CES 테크쇼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이력이 이를 증명한다. 특히 2022년에는 헬스&웰니스 부분과 더불어 소프트웨어&모바일 앱 부분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룰루랩은 2017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에서 분사한 스핀오프 기업이다. 사용자의 피부를 스캔한 뒤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여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하는 루미니가 핵심 서비스다. 주기적으로 측정한다면 미래 상태까지 알 수 있으며, 10초 내 모공과 주름, 여드름 등 10여 개 항목을 진단하는 분석 정확도가 상당히 높다.

룰루앱은 최근 뷰티 및 리테일 기업의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 등에 탑재 가능한 피부 분석 서비스 루미니DK를 론칭할 계획을 밝혔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소비자와의 간격을 좁히고, 가격 부담을 덜어내 고객 확장을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다. 특히 그간 경쟁사에 비해 룰루랩이 피부 데이터를 수집하는 속도는 10배 정도 빨랐는데, 루미니DK를 통해 이 속도를 가속화한다. 룰루랩 관계자는 “2년 뒤 1억 건 피부 데이터 수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룰루랩은 2017년부터 미국, 이탈리아, 싱가포르, 홍콩 등 IT 및 뷰티 박람회에 참여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갔고, 글로벌 뷰티 회사 및 리테일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자세를 길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총 1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다수의 국책과제에 선정되면서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되었다. 현재 2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룰루랩의 꿈은 피부 분석과 진단에서 멈추지 않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AI 기술로 질병까지 예방하길 바란다. 피부 데이터와 만성질환 지표 데이터 간 융합을 통해 종합적인 질병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것이다. 현재 건선, 아토피 등 피부질환 15종에 대해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과 솔루션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룰루랩 최용준 대표는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이다”라며 “얼굴 영상으로 근육의 변화까지 추적할 수 있다. 치매 혹은 파킨슨병 같은 노인성 질환까지 예측 및 관리 가능하다”고 말했다.

 

◇ 증강현실에서 화장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플랫폼, 티커

화장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미지로 보는 발색과 실제 발라보는 발색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귀찮음을 무릅쓰고서라도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화장품 테스트를 해본다. 만일 이를 증강현실(AR)로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떨까? 완벽하지 않더라도 이미지만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을까? AR 기반 뷰티테크 타키온비엔티의 티커가 그 해답이다.

나만의 가상 뷰티 플랫폼 [사진=티커]
나만의 가상 뷰티 플랫폼 [사진=티커]

실제 화장품을 비대면으로 체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티커는 소셜 및 커머스 기능을 갖춘 뷰티 라이프 플랫폼이다. 가상으로 메이크업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티커의 강력한 무기다. 타키온비엔티는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티커의 주요 기능인 AR 뷰티 기술에 대한 PCT 국제특허출원을 완료했다. 이후 2021년 10월 티커의 일본 버전을 출시하며 일본시장을 공략했다. 일본부터 진출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와 뷰테 트렌드와 사용자 성향 및 특성이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일본을 출발선으로 하여 티커는 전 세계를 뷰티 플랫폼으로 묶을 생각이다.

글로벌 뷰티 업계도 타키온비엔티를 주목하고 있다. 안나수이와 폴앤조보떼를 운영하고 있는 이데아코즈는 타키온비엔티와 기술공급계약을 체결해 티커에서 관련 제품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 릴리커버, 입소문으로 해외서 선주문...강제로 해외진출

릴리커버 자가진단 결과 [사진=릴리커버]
릴리커버 자가진단 결과 [사진=릴리커버]

시중의 화장품은 아무리 입소문이 좋아도 ‘시중’일 뿐이다. 즉, 불특정 다수를 위해 대량생산된 제품이라는 의미다. 그렇기에 나와는 맞지 않을 수 있고, 나아가 오히려 트러블까지 유발시킬 수도 있다. 초연결 사회가 되면서 한 가지 트렌드가 덩달아 급부상했는데, 바로초개인화다. 경계가 무너진 사회에서 개인의 개성을 더욱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뷰티업계에서도 초개인화 현상에 나타났다. 그에 따라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제조하는 릴리커버가 이목을 끌고 있다.

릴리커버의 대표 솔루션은 오직 나만을 위한 맞춤 화장품 구독 서비스 당부다. 당부는 집에서 간편하게 전문 스킨 매니저의 코칭과 함께 개인별 맞춤 화장품을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로, 릴리커버가 개발한 진단기기나 앱에서의 간단한 자가문진 등을 통해 피부를 진단한다. 이후 40가지 피부 타입 중 하나로 판정되면, 이 토대로 개인 맞춤형 화장품이 제조 및 배송된다. 또한 전문가들의 상담을 통한 사후관리까지 진행한다. 게다가 피부 진단에서 배송까지 5일도 걸리지 않는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역할을 하는 게 홪아품 제조기기 애니마다. 키오스크 형태로 생긴 애니마에 피부 정보를 입력하면 로봇이 자동으로 화장품을 제조한다. 최근 이 애니마에 중국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제작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존슨앤드존슨은 이와 관련한 스킨케어 솔루션을 공동개발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심지어 해외에서 먼저 주문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에 릴리커버는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를 필두로 하여 시장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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