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자율운항으로 사람의 운항 부주의로 인한 사고 75% 절감할 수 있어
창업 당시 선박 자율운항 경쟁자 없어 국내 최초로 시작
자동차 자율주행과 선박 자율운항은 차이가 있어 어려움 많았으나 글로벌 입지 다질 것

[K글로벌타임스] 선박 사고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5년 2362건이던 선박 사고는 2019년 3274건으로 약 900여 건이 증가했다. 만일 선박이 자율운항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선박마다 크기가 다양하고, 해상 환경은 그때마다 다르다. 바다는 사방이 트여 있어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씨드로닉스는 선박의 자율운항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어렵긴 하지만, 불가능한 영역이 아닌 것이다.

 

◇ 스타트업이 선박의 자율운항에 뛰어들다... 불모지 향한 맨땅에 헤딩

[사진=씨드로닉스]
[사진=씨드로닉스]

AI 데이터를 통해 최적의 경로로 해상 운송을 한다면, 해양 사고의 75% 이상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사람의 운항 부주의로 일어나는 사고의 비율은 82%다. 특히나 해양 사고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차 사고보다 흔하게 일어나지 않지만, 문제는 그 피해가 더 크다는 데 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안전 운항이 중요하다.

하지만 선박의 자율운항은 너무 먼 이야기였다. 자동차의 자율주행과 달리 장애물의 종류도 완전히 다르고, 불규칙하게 몰아치는 파도 위에서 그 장애물을 하나하나 분리해 인식해야 한다. 이 밖에도 각종 부유물도 조심해야 한다. 또한 선박은 크기와 종류가 달라 장애물을 피하는 데도 그에 따른 요령이 필요하다. 나아가 다른 배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는 문제점도 있다.

물론 전 세계 선박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취합하기 위한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이 있긴 하나, 선박 이동 정보를 주변 선박이 받을 수 없다. 게다가 모든 선박이 AIS에 반영되지도 않는다. 필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배의 정보나 목적지가 잘못 기입돼 있을 수도 있어 정보를 신뢰하기 힘들다.

2015년 설립된 씨드로닉스는 이러한 선박의 자율운항을 위해 지리멸렬한 시간을 견뎠다. 특히나 스타트업이 선박의 자율운항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에는 대기업조차 이 분야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씨드로닉스는 오히려 그렇기에 이 사업을 기회로 삼았다. 처음에는 어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해파리를 제거하는 드론, 무인 선박 등을 제조하며 시장 반응을 살폈고, 나아가 기술을 점자 고도화하면서 선박의 자율운항을 사업 영역에 끌어들였다.

 

◇ 가능한 부분부터 출발해 점차 기술 고도화 이루며 완전자율운항 꿈꿔

무인 자율화를 이루는 데에는 ‘인지’, ‘판단,’ ‘행동’ 세 가지가 필요하다. 씨드로닉스는 우선 판단 일부와 행동을 제거해 보조 시스템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인지를 고도화하는 데에도 엄청난 시간과 기술이 필요했다.

씨드로닉스의 자율운항 솔루션 [사진=씨드로닉스]
씨드로닉스의 자율운항 솔루션 [사진=씨드로닉스]

카메라가 바다와 육지에서 선박을 식별하고 센서는 파도 높이, 선박 속도, 장애물과의 거리 등을 파악해야 했다. 관련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씨드로닉스는 투자자금으로 국내 바다를 돌아다니며 화물선, 낚싯배, 요트 등을 빌려 수백만 장의 해상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모듈 센서가 항만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했다. 여기에는 울산항만공사의 도움이 컸다.

울산항만공사가 테스트베드를 제공해준 덕분에 AI 기술이 한층 정교해졌다. 도선사들의 반응도 좋았다. 씨드로닉스가 하고자 하는 일을 금세 파악한 도선사들은 씨드로닉스에 아이디어도 건네며 씨드로닉스를 응원했다. 씨드로닉스는 이에 힘입어 ‘완전 자율운항’에 힘썼다.

씨드로닉스의 선박 자율주행 솔루션 NAVISS와 AVISS [사진=씨드로닉스]
씨드로닉스의 선박 자율주행 솔루션 NAVISS와 AVISS [사진=씨드로닉스]

현재 씨드로닉스는 AI를 기반으로 선박 운항을 보조하는 ‘AI 어라운드뷰 시스템(NAVISS)’과 대형 선박이 접안할 때 이를 보조하는 ‘AI 접안 모니터링 시스템(AVISS)’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NAVISS는 배 주인인 해운사에, AVISS는 항만 운영사에 각각 서비스한다.

특히 NAVISS의 경우, 주변 선박 및 해상 장애물을 인식해 항해자에게 알려주며 항해자는 이를 통해 선박 충돌을 방지한다. 또한 AVISS로 선박을 안전하게 접안한다. 결국 NAVISS와 AVISS는 연계된 씨드로닉스의 솔루션인 것이다.

 

◇ 전 세계 자율운항 선박 시장규모 180조...시장 리드하는 기업 될 것

해양수산부는 2016년 66조 원이었던 전 세계 자율운항 선박 시장규모가 2025년에는 18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관련 기자재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예상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 자율운항 선박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8년 약 32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 또한 이 중요성을 인식해 1600억 원을 투입하여 2025년까지 3단계 자율운항 선박을, 2025년 이후 완전자율운항 선박을 각각 개발할 계획이다.

NAVISS는 올해 정식으로 상용화될 예정으로, 현재 울산, 부산, 인천항 등에 설치 및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씨드로닉스는 완전자율주행 솔루션 상용화에 박차를 가했다. 특수 용도 선박에 NAVISS를 적용해 자율운항 실증을 쌓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 NAVISS는 360도 주변을 살필 뿐만 아니라 충돌사고 위험을 감지, 이를 항해사에게 알린다.

‘스마트 항만 챌린지(Smart Port Challenge)’에서 씨드로닉스가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씨드로닉스]
‘스마트 항만 챌린지(Smart Port Challenge)’에서 씨드로닉스가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씨드로닉스]

최근에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해양산업 혁신 스마트 솔루션 선발 대회에서 한국 최초로 Top 3에 들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스마트 항만 챌린지는 싱가포르 해양항만청(MPA)과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가 공동으로 주관해 해양산업을 혁신할 스마트 솔루션 보유 기업을 발굴하고, 나아가 해운·항만산업 부문 주요 대기업들과 연계해 솔루션의 실제 산업 부문 적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씨드로닉스 박별터 대표는 “이번 수상으로 싱가포르 항만 스마트화를 주도하는 해양산업 주요 관계자들에게 당사 솔루션이 항만 안전성, 운영 효율성을 증진해 싱가포르 해양산업을 혁신할 기술로 인정받았다”며 “싱가포르 항만 내 시스템 도입을 발판으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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