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술출자기업인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 네오켄바이오
대마씨에서 카나비노이드 물질을 추출해 의약품 원료로 해외진출 계획
태국 현지기업과 조인트벤처 설립 예정···태국에서 PoC 완료

[K글로벌타임스] 대마는 동전처럼 양면을 가지고 있다. 마약인 한편, 의료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대마의 성분이 한몫한다. 대마는 환각을 일으키는 테드라하이드로칸나비놀과 진통 효과가 있는 칸나비디올이 함유돼 있다. 특히 칸나비디올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 등 장점이 커 미국과 유럽에서 소아 뇌전증 치료제로 허가돼 처방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의료용 대마에 집중 조명하고 있는 추세다.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마 성분 의약품 수입을 허가했으며, 2020년에는 경북 안동을 ‘산업용 헴프(Hemp·의료용 대마)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해 합법적 대마 재배가 가능하게 됐다. 지난해에는 ‘식의약 규제 혁신 100대 과제’에 대마 의약품 활성화 정책에 대마 성분 의약품 제조 및 수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2021년 설립된 네오켄바이오(대표 함정엽)는 대마에서 추출된 칸나비디올과 미량의 칸나비노이드 물질을 기반으로 원료 의약품(API)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일찍이 의약품 대마의 가능성을 읽은 네오켄바이오는 국내 규제가 완화되면서 날개 달 일만 남았다.

 

규제로 산업용 대마 사업 고충이었으나 규제 완화의 길로 들어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47억 4,470만 달러 수준인 산업용 대마 시장 규모는 연평균 16.8% 성장해 2030년 167억 5,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마의 성분이 스트레스 완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마 관련 식품,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의료용 대마도 난치병 치료제로 점자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의료용 목적으로 대마 사용을 합법화한 국가는 미국, 캐나다, 독일, 우루과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6개 국에 달하며, 호주와 일본도 전면 허용했다. 독일 역시 대마 합법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 대마를 엄격히 마약류로 분류하고 있다. 연구 및 학술기관 등의 학술연구를 제외하고는 사용이 금지돼 있는데, 경북 안동이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허용된 규모 내에서 재배 및 활용이 가능해졌다.

네오켄바이오 합정엽 대표 [사진=네오켄바이오]
네오켄바이오 합정엽 대표 [사진=네오켄바이오]
스마트팜에서 대마를 재배하는 모습 [사진=네오켄바이오]
스마트팜에서 대마를 재배하는 모습 [사진=네오켄바이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 네오켄바이오는 이곳에서 스마트팜과 대마 성분 추출 및 가공 공정라인을 구축했더, 대마씨에서 항산화 활성 등 주요 기능성 성분이 많은 카나비노이드 물질을 추출해 의약품 원료로 공급한다. 네오켄바이오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출자회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네오켄바이오의 대마 성분 추출·가공 플랫폼 기술력을 인정받아 45억 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 투자금으로 대마 유래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공장을 국내 최초로 안동에 설립할 계획이다. 또한 이보다 앞선 4월 HLB생명과학과 대마에서 추출한 카나비노이드를 뇌전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제조 기간 단축 및 낮은 원가로 세계 경쟁력 확보

온·압 조절 마이크로웨이브(TPC-MW) 가공법 적용한 설비 [사진=네오켄바이오]
온·압 조절 마이크로웨이브(TPC-MW) 가공법 적용한 설비 [사진=네오켄바이오]

네오켄바이오의 경쟁력은 다음과 같다. ▲마이크로웨이브(MVV) 활용 칸나비디올(CBD) 가공 특허 ▲98% 이상의 칸나비디올산(CBDA)  CBD 전환가공 ▲1시간 이내의 경제적인 CBD 가공시간 ▲2배 이상의 CBD 추출 수율 증대방법 등을 개발한 것. 또한 ▲30킬로그램(kg)급 MVV 가공 장비 ▲100kg급 MVV 헴프 생산장비 제작완료 ▲1톤(t)급 MVV 가공장비 특허출원 등 산업화 수준 개발을 위한 장비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을 접목한다면 기존 기술에 비해 제조공정이 단순화돼 기간이 축소될뿐만 아니라 단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네오켄바이오는 의약품 제조를 위해 GMP 설비 구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로써 CBD 원료 수출과 대마 의약품의 국산화가 가능해진다.

사실 그간 네오켄바이오는 규제로 인해 내수와 수출을 모두 진입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규제가 완화되면서 올해는 해외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출 물량에 맞춰 대마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전국 3위 규모인 안동농협과 제휴를 맺기도 했다.

하지만 네오켄바이오는 대마 원물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태국 현지 기업과 조인트벤처(JV, 합작법인)를 설립할 예정으로, 이미 태국에서 개념검증(PoC)을 마쳤으며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합격점을 받았다.

 

이스라엘 대학에서 러브콜···협업 통해 대마 의약품 개발 예정

네오켄바이오는 대마의 일분 성분으로 항염증, 항우울, 수면장애, 통증 완화 등에 효과가 있는 천연물질 의약품을 제조할 계획이다. 마약 성분과는 구성성분이 달라 안심하고 복용 가능하다.

최근에는 의료용 대마 활용 선진국 중 하나인 이스라엘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이스라엘 테크니온 대학 데디 교수는 네오켄바이오가 대마에서 어떤 특성을 지닌 물질을 발견하면, 그 결과를 토대로 이스라엘에서 어떤 질병에 치료 효과가 있는지 연구하고 임상까지 진행하는 형태로 협업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2분기에 대마 의약품 임상에 공동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이다.

또한 네오켄바이오는 지난 1월 지더불유바이텍과 ‘의료용 대마를 활용한 동물용 제품 및 대마 성분 검출 진단키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양사는 ▲네오켄바이오의 의료용 대마 추출 및 정제 기술을 활용한 동물용 의료용 대마 제품 공동개발 ▲의료용 대마 활용 건강기능식품 및 미용용품 개발 ▲네오켄바이오의 대마 성분 분석기술을 활용한 현장 진단용 대마 성분 진단키트 공동개발 ▲의료용 대마 제품개발을 위한 시장 및 해외 사례 정보 공유 등에 협력한다.

함정엽 대표는 “네오켄바이오는 마이크로웨이브 가공 기술 및 장비를 이용해 대마 성분을 고순도로 추출, 가공하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사들은 물론 이스라엘 등 의료용 대마 활용 선진국의 유명 업체들과 신약 개발을 위한 협력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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