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주관하에 지난해 6개월간 타이완과 태국, 싱가포르 등 해외 PoC 진행
해외 PoC로 타이완, 태국, 싱가포르 등과 협업 관계 구축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의료 AI 기업...국내서 유의미한 데이터 쌓기 위해 국내 정부 및 유관기관 협력 필요해”

[K글로벌타임스] 뇌는 ‘인체의 소우주’라고 불린다. 방대한 신경회로는 마치 무수한 행성과 같고, 아직 그 비밀을 다 풀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주와 뇌는 비슷하다. 뇌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이 매진하고 있다.

뇌에 대한 질환은 치명적이다. 일례로 알츠하이머, 즉 치매가 있다.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는 것처럼 기억들이 하나둘 소거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환자 본인도, 주변 가족도 힘든 일이다. 만일 뇌의 비밀이 풀린다면 치매도 치료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모두의 기대다.

뇌신경질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의료 AI 기업 ‘휴런(대표 신동훈)’도 이러한 기대감을 현실로 이끌기 위해 2017년 설립됐다. ‘Human’과 ‘Neuron’의 합성어인 휴런은 ‘사람’에 가장 큰 가치를 두며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뇌졸중에 대한 의학적 임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3대 뇌질환인 알츠파이머, 파킨슨병, 뇌졸중 AI 진단 솔루션

휴런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뇌졸중과 같은 뇌신경계 질환에 대해 의료 영상을 기반으로 기존 의료환경에서 직접 수행하기 어려웠던 진단 핵심 정보를 AI 기술로 제공하는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W) 솔루션을 개발 및 제공한다.

휴런 신동훈 대표 [사진=휴런]
휴런 신동훈 대표 [사진=휴런]
휴런 신동훈 대표의 소개글 [사진=휴런]
휴런 신동훈 대표의 소개글 [사진=휴런]

특이한 점은 휴런의 신동훈 대표가 가천의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라는 점이다. 그는 아주대 의대를 졸업한 후 의사의 길을 걸으며 뇌신경질환에 유효한 학술적 성과와 개선 아이디어가 연구에 그친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에 학술적 성과와 개선 아이디어가 실제 임상 환경에 널리 사용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휴런을 설립했다.

휴런은 현재 MRI를 이용해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솔루션과 PET 및 MRI를 이용해 알츠하이머를 진단하는 솔루션 그리고 CT를 이용해 뇌졸중으로 진단하는 솔루션, 마지막으로 MRI를 이용해 뇌종양을 찾는 솔루션까지 총 4가지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진단에 초점을 맞춘 데에는 휴런만의 가치관이 깃들어 있다. 기존의 영상 검사는 이를 활용하기 위해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가 필요하다. 만일 이 전문가를 AI가 대체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금의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미국 FDA와 유럽 CE 모두 획득한 AI 의료 기업

최근 휴런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해외 실증(PoC) 지원사업에 선정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했다. 해외실증 지원사업은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현지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의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휴런은 지난해 8월부터 6개월간 타이완과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 해외 PoC를 진행했다.

이는 타이완의 의료기기 및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칠리 엔터프라이즈를 통한 제품 판매로 이어졌고, 현재 제품 판매를 위한 허가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태국의 출라본 병원과 싱가포르 종합병원에서 휴런의 시제품을 사용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나아가 동남아 최대 규모의 전문의사 네트워크인 싱가포르 닥퀴티와 함께 동남아 진출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세계 최초 휴런의 파킨슨병 분석 및 진단 AI 소프트웨어가 유럽 CE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휴런]
세계 최초 휴런의 파킨슨병 분석 및 진단 AI 소프트웨어가 유럽 CE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휴런]

여기에는 휴런의 기술력이 한몫한다. 파킨슨병 진단 보조 AI 소프트웨어 mPDIA의 경우, 세계 최초로 휴런이 개발했으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치매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청(FDA) 허가와 유럽 CE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현지에서 휴런 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특히 CE는 EU 국가는 물론이고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CE 인증을 인정하는 중동 등 국가로의 진출도 가능해 휴런의 글로벌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의료 AI 생태계 개선할 여지 있어...앞으로 의료 환경 한계 극복하겠다

휴런은 미국 FDA 인증과 유럽 CE 인증을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의 의료 AI 기업이다. 그런 만큼 양어깨가 무겁다. 의료는 인류의 삶과 직결되며, 미국과 유럽에서 받은 인증은 ‘인류의 삶에 보탬’이 되는 데 힘을 써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국내 상황이 여의치 않다. 국내 의료 AI 기업은 건강보험 수가 진입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부의 제도적 및 정책적 지원이 불분명해 진입장벽이 높다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다.

보험수가가 중요한 이유는 스타트업이 국내서 최소한의 데이터 기반을 쌓아놓아야 해외진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휴런은 이런 부분에 아쉬움을 토로하며 향후 더 나은 의료 AI 생태계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휴런의 뇌졸중 산출 솔루션 [사진=휴런]
휴런의 뇌졸중 산출 솔루션 [사진=휴런]
휴런의 파킨슨 진단 솔루션 [사진=휴런]
휴런의 파킨슨 진단 솔루션 [사진=휴런]

휴런 신동훈 대표는 “의료 AI 기업은 의료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기에 의료계의 수용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며 “보험급여 인증을 통한 시그널 및 명분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뇌신경질환의 조기 진단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의 시간 단축, 지역 불균형 문제 등을 해결하며 현재의 의료 환경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며 “환자의 예후를 높이는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