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유럽 등 38개국, 480개가 넘는 의료기관에 의료 AI 솔루션을 공급
루닛, 자회사 ‘루닛 유럽 홀딩스’ 설립으로 유럽시장 정조준
AI로 인류 난제 암 극복하는 데 루닛이 기여할 것

[K글로벌타임스] ‘생체 조직 안에서 세포가 무제한으로 증식해 악성 종양을 일으키는 병.’ 암에 대한 사전적 정의다. 암이 무서운 이유는 주위의 조직을 침범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점인데, 아쉽게도 아직 암을 완전히 정복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혹자는 암 정복은 ‘생명의 비밀을 푸는 것과 같다’고도 말한다.

암과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인류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어 힘을 보태는 든든한 아군이 있다. AI 의료 스타트업 루닛(대표 서범석)이다. 오로지 ‘암 정복’ 하나만을 목표로 암 건진 및 진단, 치료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는 루닛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재빠른 피벗으로 현재의 루닛이 되다

루닛 서범석 대표 [사진=루닛]
루닛 서범석 대표 [사진=루닛]

2013년 카이스트 학부 힙합 동아리 선후배 6명이 의기투합해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사업 아이템은 AI와 딥러닝으로 사용자에게 옷을 추천하는 패션 아이템이었다. ‘의식주’ 중 하나인 만큼 비즈니스가 성공 궤도에 안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선택지는 세 가지였다. 사업을 접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거나,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피벗을 결심했다. 단, AI와 딥러닝은 안고 가기로 했다. 시장조사를 하던 중 의료산업이 눈에 들어왔지만 진입장벽이 높았다. 당시만 해도 의료분야에 AI를 접목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한 손에 꼽혔다. 치열한 고민 끝에 2014년 AI 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피벗을 결정했다. 이 스타트업은 루닛이다.

루닛의 대표 솔루션은 AI로 암을 진한다는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와 AI 병리분석 솔루션 루닛 스코프(unit SCOPE)다. 루닛 인사이트는 흉부 X-rat 영상을 분석해 X-ray 영상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10가지 비정상 소견을 최대 99% 정확도로 검출한다. 결핵도 선별할 수 있다.

루닛 스코프는 연구용으로서 AI를 기반으로 면역학적 형질을 분석한다. 특히 이 솔루션으로 면역항암제 대상자 50%를 추가로 찾아낼 수 있다는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

 

2년 전 놓친 폐암도 발견하는 루닛의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과 루닛 인사이드 MMG로 병변을 진단한 엑스레이 결과물. [사진=루닛]<br>
루닛 인사이트 CXR과 루닛 인사이드 MMG로 병변을 진단한 엑스레이 결과물. [사진=루닛]

루닛 인사이트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흉부 X-ray를 분석해 폐 관련 질환을 빠르고 정확히 진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루닛 인사이트 CXR이고, 다른 하나는 유방암 등이 의심되는 이상 부위를 알려주는 루닛 인사이트 MMG다.

실제로 65세 남성 환자의 흉부 X-ray 영상을 분석한 결과 2년 전에 놓친 폐암을 발견한 사례도 있다. 암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조용히 진행되는 만큼 ‘조기 발견’도 놓칠 수 없다.

그런 부분에서 루닛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루닛 인사이트 CXR Triage도 있는데, 이는 흉부 X-ray 영상을 자동으로 분류해준다. 이를 통해 응급질환 분류를 도와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게 한다.

루닛 인사이트가 진단의 영역이라면, 루닛 스코프는 치료의 영역이다. 루닛 스코프는 효과적인 암 치료를 위해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해주는 AI 기반 조직 분석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분석 내용을 필요에 맞게 조정하고 맞춤화할 수 있어 편리하게 건강상태를 확인 가능하다.

 

해외시장의 성공 요인 ‘글로벌화’와 ‘지역화’

최근 루닛이 자회사 ‘루닛 유럽 홀딩스(Lunit Europe Holdings)’를 네덜란드에 설립할 계획을 밝히며 유럽시장 선점에 가속도를 붙였다. 루닛은 2019년과 2020년에 루닛 인사이트 CXR과 루닛 인사이트 MMG의 유럽 CE 인증을 각각 획득하며 유럽에 제품을 상용화했다.

나아가 후지필름, 필립스, 제너럴일렉트릭(GE)헬스케어 등 글로벌 영상 장비업체와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후지필름과의 파트너십으로 일본시장에서 큰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루닛의 총매출은 139억 원이며, 이 중 해외 비중이 79%에 달한다. 이에 유럽진출을 본격화하며 해외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가 실제 의료기관에서 사용되는 모습 [사진=루닛]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가 실제 의료기관에서 사용되는 모습 [사진=루닛]

해외에서 루닛이 연승을 거두고 있는 데에는 두 가지 비결이 꼽힌다.

‘글로벌화’와 ‘지역화’다. 루닛은 AI를 기반으로 하기에 데이터가 중요하다. 신뢰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루닛 인사이트 MMG 개발 시 일부 데이터를 미국과 영국에서 소싱했을 정도로 ‘한국’에서만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고, 보다 글로벌하게 데이터를 수집했다. 처음부터 해외진출을 노렸던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은 이유도 현지 시장에 보다 수월하게 진입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지역화도 필수다. 글로벌화로 신뢰성을 높였다면, 그다음 단계가 지역화다. 지역마다 수요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대한 학습은 물론이거니와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

루닛 서범석 대표는 “루닛 유럽 홀딩스의 경우 루닛의 글로벌 역량과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설립을 추진했다. 유럽시장 수익성을 확대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AI 기술로 언젠간 인류의 난제인 암을 정복하겠다”고 밝혔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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