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 /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 /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2021년 우리나라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외국인직접투자) 실적이 발표됐다. 2021년 우리나라 FDI는 신고기준 전년 동기 대비 42.3% 증가한 295.1억 달러, 도착기준으로는 57.5% 증가한 180.3억 달러를 기록했다.

1962년 FDI 통계 기록 이후 역대 최대실적 달성, 2021년 급성장 주요 요인은?

무엇보다 2021년 글로벌 패권전쟁 및 코로나19 지속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 FDI 신고·도착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수립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2021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2022.1.10)(자료=산업부)
2021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2022.1.10)(자료=산업부)

지난 1962년 4백만 달러로 외투 기록을 시작, 1998년 외투촉진법 제정 후 1년 만인 1999년에 100억 달러, 17년 만인 2015년 200억 달러 달성에 이어, 2021년 3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2021년 우리나라 FDI의 목표는 플러스(+) 전환이었다. 2021년 우리나라 FDI는 전년 대비는 물론 최근 5년(2016~2020년) 평균 신고기준 230.5억 달러 대비 64.7억 달러(28.1%) 증가, 도착기준으로도 최근 5년 평균 133.9억 달러 대비 46.4억 달러(34.7%) 증가하며 기저효과를 현저히 상회하는 높은 수준으로 양적 측면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우리 FDI가 2021년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글로벌 공급망 및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M&A 증가와 코로나19로 보류·지연된 설비투자의 재개, 아울러 이를 지원하는 우리 정부의 적극적 산업정책으로 FDI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기술패권 경쟁·탄소중립·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대외환경 대응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 산업정책으로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으며, 각국의 확장적 재정정책 등으로 투자 여력을 확보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M&A가 활발하게 추진됐고, 팬데믹으로 보류·지연되었던 설비투자가 재개되며 2021년 우리나라 FDI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다.

서비스·M&A·증액투자 강세로 FDI 질적 성장 시현

2021년 ’서비스업·M&A·증액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해 외투 실적을 견인했다. 먼저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2020년 대비 신고·도착 모두 60% 이상 증가하며, 우리나라의 빠른 경제회복에 기여했다. 2021년 우리나라 서비스업 FDI는 신고 235.7억 달러, 도착 149.6억 달러로 2020년 연간 신고 143.5억 달러, 도착 88.6억 달러 대비 64.2%, 68.6% 증가했다.

세부 업종별로 정보통신업은 플랫폼, 데이터센터, 콘텐츠 제작, 금융·보험업은 공공 및 국부펀드와 부동산 PEF 투자가 주를 이뤘으며, 부동산업과 도·소매(유통)업은 물류센터와 초저온 창고 건립 등의 투자가 유입되었다.

(자료=INSC)
(자료=INSC)

다음으로 유형별로는 M&A형 투자가 신고기준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신고·도착 금액과 비중 측면에서 증가하며, 우리나라 기업 경쟁력 및 한국 시장의 투자 가치를 가늠케 해줬다. M&A형 FDI는 2021년 신고 114.2억 달러, 도착 80.8억 달러로 2020년 신고 62.3억 달러, 도착 52.9억 달러 대비 각각 83.2%, 52.7% 증가했다.

끝으로 투자 종류별로는 증액투자의 신고·도착 규모, 증액투자 비중이 모두 증가했으며, 증액투자의 신고 대비 도착 비율도 상승하며 우리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높은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증액투자의 2021년 신고·도착금액은 154.6억 달러, 130.8억 달러로 2020년 92.6억 달러, 68.5억 달러 대비 각각 66.9%, 91.1% 증가했다.

전체 투자 종류(신규, 증액, 장기차관) 중 증액투자의 비중은 2021년 52.4%로 신규투자(43.8%)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2021년 증액투자의 신고금액 대비 도착금액 비율도 85.2%로 32.5%에 불과한 신규투자의 신고금액 대비 도착금액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K-뉴딜 분야 투자 증가로 메가트렌드 대응 및 디지털 전환 일조

K-뉴딜 관련 FDI가 2020년의 31.6억 달러 대비 2021년 84.4억 달러로 166.9% 증가했다. 이는 FDI가 디지털 전환 및 메가트렌드 대응을 통한 선도국가 도약을 정책 비전으로 하는 K-뉴딜 정책에 기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료=NSC)
(자료=NSC)

2021년 우리나라 FDI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인프라 확충 및 국내 서비스 확대를 위한 그린뉴딜 분야 투자증가로 그린뉴딜 모범국가 도약에 일조했으며, 디지털 뉴딜 관련 투자도 증가하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언택트(Untact) 수요 확대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 전환 투자증가로 패러다임 재편 가속화에 이바지했다.

전통·신산업 FDI 증가로 우리 경제 균형발전 및 첨단 인프라 구축 지원

첨단제조(친환경차,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플랫폼(배달앱, 공유경제), ICT, K-콘텐츠(영상, 웹툰, 게임) 등 4차산업혁명 관련 신산업 FDI가 신고·도착 모두 증가했다. 2021년 신산업 FDI 신고 규모는 2020년 84.2억 달러 대비 50.2억 달러(59.6%) 증가한 134.4억 달러를 기록했다. 첨단기술 및 ICT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분야 등 신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지속되며, 첨단 인프라 구축에 FDI가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전통산업도 2020년 123.3억 달러에서 2021년 160.8억 달러로 30.4% 증가하며, FDI가 우리나라의 산업별 균형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료=INSC)
(자료=INSC)

2021년 전체 FDI에서 신산업(신고)이 차지하는 비중도 45.5%로 전년(40.6%) 대비 4.9%p 증가했다. 전체 FDI에서 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40% 이상을 차지해 신산업이 우리 FDI의 주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핵심 소부장 제조업 투자 비중 지속 증가로 공급망 안정화 기여

핵심 소재 공급 안정화 및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소부장 분야 투자가 2021년에도 안정적으로 지속 유입되었다. 2021년 소부장 외투는 신고기준 35.2억 달러로 전년 38.0억 달러 대비 7.4% 감소했으나, 도착기준으로는 21.9억 달러로 전년 18.6억달러 대비 17.9% 증가했다. 소부장 분야 도착 증가는 기신고된 투자가 차질없이 이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소부장 투자의 견고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구체적으로는 이차전지, 합성고무 등 첨단신소재·부품 관련 투자가 유입되며 소부장 분야 FDI가 첨단산업 세계공장화의 디딤돌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제조업 투자 중 소부장 비중이 2019년 49.8%에서 2020년 64.6%, 2021년 70.3%로 지속 증가했다. 이를 통해 소부장이 제조업 투자 회복세를 견인하며,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고부가가치 융·복합 산업 플랫폼 투자로 경제 활성화 기여

2021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인프라 확보 및 비대면 서비스 시장 선점 목적의 플랫폼 기업에 대한 FDI가 활발하게 발생했다. 플랫폼은 제품 및 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서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무형의 공간을 제공해 관련 구성원들의 연결과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구축된 환경을 의미한다. 2021년 우리나라가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의 주요 무대로 부상하면서 토종 플랫폼 기업 대상 M&A가 활발하게 전개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제조업·중국發 투자감소는 개선 과제로 남아

2021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증가세에도 불구 신고기준으로 제조업 분야 FDI가 전년 대비 16.2% 감소한 부분과 중국發 對韓투자가 전년 대비 5.2% 감소한 점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참고로 실제 투자이행을 의미하는 도착기준으로는 제조업과 중국發 FDI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제조업 감소는 글로벌 FDI가 전 업종에 걸쳐 본격적인 회복세가 도래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제조업 FDI는 서비스업보다, 그린필드형 FDI는 M&A에 비하여 회복이 늦은 경향이 있다.

본격적인 회복세 진입 전임에도 소부장 관련 비금속, 금속·금속가공 등이 증가했으며 전통적 주력업종인 화공업, 운송용기계, 전기·전자업도 여전히 높은 비중으로 기여한 점 등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중국發 FDI 감소는 주요국의 핵심기술 견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중국 정부가 자체 기술개발 및 공급망 구축을 통해 대외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최근 중국 정부가 빅테크 기업, 인터넷 플랫폼 기업 등 대표업종을 중심으로 기업규제를 강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중국發 對韓투자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2022년 새해에는 제조업과 중국發 FDI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2021년 글로벌 FDI 동향과 2022년 FDI 전망

지난해 10월 발표한 UNCTAD(유엔무역개발협의회)의 보고서(Investment Trend Monitor No. 39)에 의하면, 2021년 상반기 글로벌 FDI 규모는 약 8,520억 달러로 당초 UNCTAD의 예측보다 강력한 반등 모멘텀을 보였다. 2021년 상반기 증가세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감소분의 78% 이상을 회복한 수준이었다. UNCTAD는 6월까지만 해도 2021년 글로벌 FDI가 10%∼15% 수준 회복 후, 2022년이 돼야 팬데믹 이전 수준(1.5조 달러)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UNCTAD WIR 2021)한 바 있다.

UNCTAD는 2021년 글로벌 FDI가 상반기 반등 모멘텀과 국제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성장세에 따라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개도국 보건 위기 기간과 백신접종 속도, 인프라 투자부양책 시행 속도 등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으로 2021년 하반기 FDI 성장률은 상반기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노동·공급망 병목현상, 에너지 가격 및 인플레이션 압력 등의 기타 위험 요소도 2021년 연간 FDI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UNCTAD는 같은 보고서에서 2021년 상반기 글로벌 FDI의 강력한 반등세를 근거로 2021년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을 전망하면서도, 2022년 글로벌 FDI의 구체적인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인플레이션 심화, 공급망 병목현상 지속, 팬데믹 장기화 등 여러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하방 압력 등을 우려해 2022년 구체적인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은 것이다.

본격화되는 금리인상, 양적긴축 등 유동성 축소 정책 강화 기조 속, 인플레이션 심화·공급망 지체 현상 지속 등의 경기 하방 압력 위험이 확대되는 가운데 2022년 글로벌 그리고 우리나라 FDI의 선전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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