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경제학 박사

2021년 상반기 글로벌 FDI(외국인직접투자) 실적이 최근 UNCTAD(유엔무역개발협의회)의 ‘Investment Trends Monitor, WIF 특별판’을 통해 발표됐다. 참고로 Investment Trends Monitor는 통상 연간 2회(3월, 10월) 발행되며, 이번 ‘WIF 특별판’은 UNCTAD가 ‘WIF(World Investment Forum) 2021’ 기간(10월 18~22일)에 맞춰 발행한 호외(號外)판을 의미한다.

▶ 2021년 상반기 글로벌 FDI, 예상보다 강력한 반등 모멘텀 시현

2021년 상반기 글로벌 FDI 규모는 약 8,5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감소분의 78% 이상을 회복한 수준이며, UNCTAD의 6월 예측보다 강력한 반등 모멘텀을 보인 것이다. UNCTAD는 지난 6월 'WIR(World Investment Report) 2021'을 통해 2021년 글로벌 FDI가 10∼15% 회복하고, 2022년이 되어야 2019년 수준(1.5조 달러)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먼저 선진국(Developed Economy)의 2021년 상반기 글로벌 FDI 규모는 약 4,240억 달러로, 2020년 동기 대비 193% 이상 증가했다. 유럽은 특수목적법인(Conduit) 이동에 의한 증가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몇몇 큰 경제권(Large economies)에서는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으로의 FDI는 Cross-Boarder M&A 급증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2021년 상반기 글로벌 FDI 추이 (단위: 십억 달러) <br>(자료 = UNCATD, Investment Trend Monitor WIF Special Edition (2021. 10.))
2021년 상반기 글로벌 FDI 추이 (단위: 십억 달러)
(자료 = UNCATD, Investment Trend Monitor WIF Special Edition (2021. 10.))

한편 개발도상국(Developing Economy)의 2021년 상반기 글로벌 FDI 규모도 약 4,270억 달러로 28%의 증가세를 보였다. 개도국 FDI 증가는 동아시아(21%)와 동남아시아(43%)가 증가세를 견인한 가운데, 중남미 지역의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과 아프리카와 서부·중앙아시아 등의 상승세에 기인한다.

▶ 국가 소득수준별·분야별 불균형 회복세 심화

그런데 2021년 상반기 글로벌 FDI의 ‘회복 증가(recovery increase)’분인 약 3,730억 달러 중 75%가 고소득 국가에서 발생했다. 이는 국가 소득수준별 불균형의 심화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고소득 국가(High Income Economy)는 2020년 대비 FDI 유입 규모가 117% 이상 증가했다. 중간 소득 국가(Middle Income Economy)는 30% 증가한 반면, 저소득 국가(Low Income Economy)는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참고로 World Bank(세계은행)의 2020년 기준 고소득 국가는 1인당 GNI(Gross National Income, 국민총소득) 1만 2,696달러 이상 국가, 저소득 국가는 1인당 GNI 1,045달러 이하를 의미한다.

소득수준별·분야별 2021년 상반기 FDI 증감률(자료 = UNCATD, Investment Trend Monitor WIF Special Edition (2021. 10.))
소득수준별·분야별 2021년 상반기 FDI 증감률(자료 = UNCATD, Investment Trend Monitor WIF Special Edition (2021. 10.))

또한 분야(인프라·산업)별로도 불균형이 심화됐다.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 회복은 인프라(Infrastructure) 분야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났다.

인프라 분야는 우호적인 장기 자금 조달 조건, 경기 회복 패키지, 해외 투자 프로그램 증가 등에 힘입어 증가세를 보였다. 구체적인 지역별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프라 분야의 국제 프로젝트 파이낸싱(International project finance)은 대부분 고소득 국가와 아시아 및 남미 지역에서 크게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건수 기준 32%, 금액 기준 74% 증가했다.

대조적으로, 2021년 상반기 산업(Industry) 및 글로벌 가치 사슬(GVC)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는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발표된(announced) 그린필드 투자 프로젝트는 2021년 3분기 동안 건수 기준 13%, 금액 기준 11% 감소해 하향세를 지속했다. 전자는 –10%, 자동차 –1%, 화학 –23% 등 GVC 집약적 산업 분야의 신규 프로젝트 수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러한 불균형 회복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World Street Journal)은 "2021년 상반기 글로벌 FDI 급증은 팬데믹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된 경쟁사 자산 매입에 의한 것이다. 글로벌 제품·서비스 공급 역량이 증가한 것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 UN의 SDGs 관련 FDI 동향

2021년 상반기 UN의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관련 FDI도 전력(power) 부문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인해 증가했다. 여기서 SDGs 분야란 UN에서 세계 빈곤 문제 해결과 SDGs 실현을 위해 수립한 17개 목표와 관련된 에너지, 교통, 통신, 기후변화 대응 등의 10개 산업 분야를 뜻한다.

SDGs 관련 그린필드 투자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거래를 합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신재생 에너지(renewable energy) 및 유틸리티(utilities) 분야는 SDGs 관련 가장 강력한 성장 부문으로 부상했다. 참고로 유틸리티 분야란 전기나 가스 산업과 같이 소수의 독과점 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생활 필수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간 산업적 성격을 지니는 산업을 의미한다.

그런데 SDGs 관련 FDI에서도 국가 소득수준별 불균형이 나타났다. 개도국 SDGs 관련 투자는 팬데믹 기간에 거의 모든 부문에서 두 자릿수로 감소했으며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개도국 SDGs 관련 투자 프로젝트는 2021년 상반기 건수 기준 6% 정도 추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최빈국(Least Developed Country)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빈국 SDGs 관련 투자 프로젝트 수의 급감세가 지속되고 있다. 2020년 그린필드·프로젝트 금융거래 모두 28% 감소한 이후, 2021년 3분기 동안 신규 그린필드 프로젝트 건수 기준 51%, 사회 기반 시설(Infrastructure) 분야 프로젝트 금융거래 건수 기준 47% 추가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다. 다만 최빈국의 경우도 2021년 3분기 누적 기준 SDGs 관련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대규모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증가세(259%)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 2021년 연간 글로벌 FDI 전망

UNCTAD(유엔무역개발협의회)는 현재의 반등 모멘텀과 국제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성장세에 따라 2021년 연간 글로벌 FDI의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2021년 상반기의 놀라운 반등세를 보였던 증가율보다는 하반기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개도국 백신 접종 속도, 인프라 투자 부양책 시행 속도 등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며, 최근의 노동·공급망 병목 현상 심화, 에너지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압력 등의 기타 위험 요소도 2021년 연간 FDI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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