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무역협회 보고서 “美 금리인상, 신흥국 자본 유출과 환율 약세로 경제와 교역에 영향”
- 과거 2015-2017년에도 對신흥국 수출비중 큰 폭 하락

사진 = 픽사베이

미국이 지난 3월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과 수출입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면서 연준의 긴축 행보가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금융 시장의 불안과 함께 실물 경제에도 적지 않은 여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무역 업계는 환율과 수출입 실적에 모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국 경제에 큰 영향을 주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특히 신흥국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 재료가 우리나라의 수출에 미칠 여파에 대해 다각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우선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올해 신흥국 경제는 작년보다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면서 “산업생산과 구매자관리지수가 작년 4분기 이후에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중국을 제외한 주요 제조업 신흥국들은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의 자본 유출과 환율 약세를 통해 신흥국 경제와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데 신흥국 경제와 수입수요를 둔화시켜 한국의 대 신흥국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2015년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시점에도 2017년까지 우리나라의 대 신흥국 수출비중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연준이 양적 완화 정책을 축소하는 이른바 '테이퍼링'을 실시한 이후로도 3개월 사이 신흥국 수출비중이 1.5%포인트 줄었다.

출처 : 무역협회 보고서
출처 : 무역협회 보고서

▶ 엔저에 따른 日과의 가격경쟁 심화 예상

보고서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또 다른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내 기업들의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진단과 함께 외환시장의 변화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수입 거래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해 달러/원 환율이 크게 상승할 경우 원자재 수입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1270원대까지 오르면서 2년래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여기에 최근 일본 엔화가 가파른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이로 인해 국내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과정에서 일본의 대응이 눈에 띈다. 일본 정부가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시행하면서 엔화의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엔화 약세로 일본 상품의 달러 표시 가격이 인하될 수 있어 향후 일본과의 가격경쟁 심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과거 엔저 시기에도 일본의 수출물량 증가세가 부진한 실적을 보여왔고 최근 한·일 수출 경합도가 하락하고 있어 엔저의 수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무역협회 보고서
출처 : 무역협회 보고서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동향분석실 홍지상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단기적으로 국내에서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최근 기업대출 금리가 가계부채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수출기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고 중국 상해 부분 봉쇄에 따른 운임 증가에서 보듯 수출 부대비용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면서 “올해 상반기에 집중된 미국의 금리 인상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인 국내 기업금융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정부와 수출기관들이 중소 수출기업의 낙후된 납품단가 환경을 개선하고 해외공동물류센터, 해외 내륙 운송 지원 등 수출기업의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물류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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