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중국판 히든챔피언 '작은거인' 육성책 주목
정부 주도하의 자금지원 정책 및 육성책 마련
100년기업 육성 통해 장기적인 세계 경쟁력 확보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은 잘 알려지지 않은 강소기업을 말하는 용어다. 세계시장에서 1~3위 이내 제품을 가지고 있고 매출이 50억 유로(6조 5630억원) 이하이며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을 히든챔피언으로 정의하고 있다. 히든챔피언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가운데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함과 동시에, 더 나아가 독자적인 기술력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근간이 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히든챔피언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 활발하지만 국내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K글로벌타임스는 히든챔피언의 국가로 불리는 독일을 시작으로 해외 성장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히든챔피언 성장 정책 파헤치기-해외> 시리즈

중국 경제의 허브 상하이의 전경.[사진=픽사베이]
중국 경제의 허브 상하이의 전경.[사진=픽사베이]

[K글로벌타임스] 전 세계의 히든챔피언을 선도하는 국가는 독일이다. 그러나 이웃나라 중국의 강소기업 정책도 주목해 볼 만하다. 중국의 강소기업 육성정책 역시 독일의 히든챔피언 육성정책과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바로 중국판 히든챔피언으로 불리는 '작은거인' 육성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 중국판 히든챔피언 '작은거인'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위슬(UISEE)은 작은 거인으로 뽑혀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사진=UISEE]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위슬(UISEE)은 작은 거인으로 뽑혀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사진=UISEE]

중국은 지난 2011년부터 강소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해왔다. 중국 정부는 당시 중소기업 5개년 육성계획(2011~2015)을 발표하고 ‘전문화, 정밀화, 특성화, 혁신력 강화’를 중소기업 육성 방향으로 정했다.

이 같은 중국의 작은거인 육성정책은 독일의 히든챔피언 육성정책과 많이 닮아있다. 가장 큰 공통점은 강소기업의 전문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히든챔피언이 한 분야를 꾸준히 파고들어 전문성을 추구하며, 이를 통해 해당 기업만의 노하우를 보유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추는 과정을 추구한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시장을 점유하고 지속가능한 혁신능력을 보유하도록 하는 것이 중국의 작은 거인 육성정책의 핵심이다. 특히 중국이 경제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자립이라는 경제 기조 추구가 뚜렷해지면서 이 같은 강소기업 육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중국 정부의 '작은거인 굴기 정책'

중국의 작은 거인 기업 상하이신양.[사진=상하이신양]
중국의 작은 거인 기업 상하이신양.[사진=상하이신양]

중국 정부 차원의 강소기업 키우기는 전방위적인 지원에서 시작한다. 중국 정부는 강소기업을 위한 금융 지원 플랫폼을 마련해 원활한 자금마련을 돕고 있다. 베이징증권거래소를 출범해 중소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돕고, 이를 통한 자금 모집을 용이하게 한 것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82개 강소기업이 베이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의 로드맵도 확실하다. 중국 당국은 2021~2025년 중앙 재정에서 100억 위안(1조 8792억 원)의 장려금과 지원금을 편성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예산은 지방의 지원 정책 및 공공서비스 체계를 완비하고, 강소기업 1000여 개를 3개 그룹으로 나눠 지원해 발전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밖에 중소기업 공공서비스 시범 플랫폼의 서비스를 선정하고 자금·인재·기술 등 자원을 한 데 집중시켜 약 1만 개의 중소기업을 국가급 강소기업으로 키운다는 비전도 내놨다.

 

◇ 오늘의 작은거인, 미래의 '진짜 거인' 될까

중국의 정부차원 작은거인 육성정책은 체계적이면서 공격적이라는 평가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4922개사를 ‘전정특신 작은 거인’으로 선정했다. 2019년 5월 발표된 1차 리스트에는 248개 사가 이름을 올렸지만 2020년 11월 발표한 2차 리스트엔 1744개로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 7월 발표한 3차 리스트에는 약 3000개 기업이 포함됐고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중국정부가 육성하는 작은거인 대상 기업은 11만 3000여개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전정특신 중소기업, 전정특신 작은 거인, 챔피언 기업으로 선정될 경우에 세제 우대 등 다양한 지원책은 물론, 장려금 등 다방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정부가 현재 경쟁력 있는 기업, 단기간 성장을 이뤄낸 스타트업 육성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업력을 들여다보고, 나아가 미래의 중국경제를 책임질만한 기업을 선별하고 육성하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 100년 기업 배출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노려

실제 중국의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작은거인 기업 320개 사의 대부분은 10~30년 존속한 기업이다. 설립된 지 10~20년인 기업이 156개, 20~30년 된 기업이 141개에 달한다. 30년 이상인 장수기업은 14개이며, 10년 미만의 기업은 9개에 불과할 정도다.

이 처럼 중국은 당장의 경쟁력 뿐만 아니라 어느정도의 역사를 갖췄고, 앞으로도 역사를 만들어 나갈 만한 100년 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업계에서 몇년 반짝하고 도태되는 기업이 아닌 꾸준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중국 경제를 이끌 수 있는 강소기업을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작은 거인 육성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미 중국정부 주도 하에 전폭적인 자금조달이 이뤄지고 있으며, 11년 연속 세계 1위 제조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질적 성장을 위해 100년 기업의 육성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생각이며, 이를 위해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경쟁우위를 위한 지원을 이어갈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국은 정부차원의 궐기를 바탕으로 반도체 소재, 고정밀 수치제어기계 등 업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고 있지 않다"면서 "중소기업을 육성해 산업사슬을 지탱하는 중추의 역할을 맡도록 하고, 100년기업 육성을 통해 세계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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