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은 잘 알려지지 않은 강소기업을 말하는 용어다. 세계시장에서 1~3위 이내 제품을 가지고 있고 매출이 50억 유로(6조 5630억원) 이하이며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을 히든챔피언으로 정의하고 있다. 히든챔피언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가운데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함과 동시에, 더 나아가 독자적인 기술력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근간이 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히든챔피언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 활발하지만 국내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K글로벌타임스는 히든챔피언의 국가로 불리는 독일을 시작으로 해외 성장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히든챔피언 성장 정책 파헤치기-해외> 시리즈

오스트리아의 모습.[사진=픽사베이]
오스트리아의 모습.[사진=픽사베이]

[K글로벌타임스] 오스트리아는 인구 1000만이 되지 않는 작은 국가지만, 히든 챔피언기업 116개를 보유한 숨은 히든챔피언 강국이다. 히든챔피언 기업 보유 수로는 세계 5위 권이다. 이미 대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오스트리아에 기반을 두고있지만, 그 기업들이 오스트리아 기업인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적인 쥬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 에너지 드링크 제조사 레드불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이 기업들은 우리의 실생활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이지만 정작 오스트리아 기업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다.

 

◇실생활 속 히든챔피언 육성화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에너지드링크 기업 레드불.[사진=레드불]
오스트리아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에너지드링크 기업 레드불.[사진=레드불]

이쯤 되면 '오스트리아의 히든챔피언기업 육성정책은 뭐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에 대한 대답은 바로 오스트리아 정부의 기본적인 커리큘럼에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법정 의무교육이 끝나는 9학년(한국의 중학교 3학년) 과정을 마치고 본인 희망에 따라 직업학교에 진학하면 이론과 현장실습을 동시에 제공하는 이중교육 과정을 통해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 습득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오스트리아에서는 2015년 기준 상위 중등교육(한국의 고등학교) 과정 내 직업과 연관된 실습 위주의 교육 비중이 OECD 평균인 46%를 훨씬 웃도는 70% 이상으로 조사됐다.

즉, 히든챔피언을 육성하기 위한 성인 레벨의 교육과정 도입이 아닌, 우리나라로 따지면 의무교육과정에 속하는 중, 고등학교 단계부터 직업훈련에 열린 자세로 임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빠르면 고등학교 단계, 늦으면 전문대학교에서 습득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선택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도입된 점이 글로벌 강소기업을 넘어 리딩기업으로 이끌 수 있는 근간이 되고 있다.

스와로브스키와 레드불도 처음부터 글로벌 기업이 아니었다. 이 같은 오스트리아 정부 주도의 직업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단계적인 성장을 거쳐온 것이다.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도 알고보면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다.[사진=스와로브스키]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도 알고보면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다.[사진=스와로브스키]

 

◇ B2B 중심 오스트리아형 히든챔피언 육성

오스트리아 기반의 세계적인 선박기업 가이스링어는 한국에도 진출해 있다.[사진=가이스링어]
오스트리아 기반의 세계적인 선박기업 가이스링어는 한국에도 진출해 있다.[사진=가이스링어]

오스트리아는 지리적 특성상 내륙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이 독일 등 경제 대국으로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불리한 지리적 여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오스트리아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글로벌 기업과 거래를 통한 기업 간 기업 즉, B2B 시장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펼쳤다.

실제 오스트리아의 히든챔피언 기업 중 60%이상이 B2B를 통해 성장한 기업들이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설비제조업체 중 하나인 안드리츠, 로프웨이(케이블카) 업체인 도펠마이어 등도 과거 히든챔피언으로 시작해 이제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다.

오스트리아는 내륙에 위치한 지리적 불리함을 역발상을 통한 성공으로 이끈 국가로도 유명하다. 선박부품 제조기업 ‘가이스링어’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오스트리아의 입지적 특성상 배와는 친숙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선박에 필요한 부품을 제조하는 글로벌 기업을 키워낸 점은 오스트리아의 히든챔피언 육성 기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불리한 지리적 요건으로 인한 편견을 적극적인 해외 비즈니스 확장을 통해 이겨냄과 동시에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키워낸 것도 오스트리아의 강소기업 방식이라고 볼 수있는 것이다.

 

◇한국과도 밀접한 오스트리아 히든챔피언 기업

지난 2016년 한국에 진출한 오스트리아 첨단소재 기업 플란제.[사진=경기도]
지난 2016년 한국에 진출한 오스트리아 첨단소재 기업 플란제.[사진=경기도]

오스트리아의 히든챔피언 기업들은 우리나라와도 밀접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6년 오스트리아 히든챔피언기업 플란제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도시첨단산업단지에 제조공장을 준공하며 ‘플란제 코리아’라는 법인을 설립,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1921년 오스트리아 로이테에서 설립된 플란제는 섭씨 3400도의 초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첨단소재를 만들고 있다.

이 밖에도 바이오매스(생물연료)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오스트리아의 기술도 이미 한국에 도입됐다. 관련 강소기업들이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으며, 친환경 연료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임업과 목재를 활용한 건축분야에 뛰어난 오스트리아 기업들 역시 국내에 진출해 관련 기술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수출입업계 한 관계자는 "오스트리아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강소기업과 글로벌 기업도 다수 보유한 '강소국가'라고 볼 수있다"며 "지리적 특성을 살린 산림 및 임업을 넘어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도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할 정도로 다양한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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