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너지, LTO 배터리 개발해 북유럽시장 공략 성공
에스엠랩,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양산 원천기술’ 세계 최초 확보
지속적 성장세…1조원 규모 유니콘급 기업으로 평가

그리너지 임직원들의 모습.[사진=그리너지]
그리너지 임직원들의 모습.[사진=그리너지]

[K글로벌타임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2차전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배터리업계에선 에너지 밀도가 높고 안정성을 갖춘 2차전지 개발이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국내 관련 스타트업들의 약진이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매료시킨 한국산 'K-2차전지' 스타트업의 비결은 무엇일까?

 

◇ 국내유일 LTO 제조사 그리너지, 북유럽서 인기

그리너지가 개발한 배터리팩의 모습.[사진=그리너지]
그리너지가 개발한 배터리팩의 모습.[사진=그리너지]

차세대 2차전지인 리튬티탄산화물(LTO) 배터리의 국내 유일한 양산업체인 그리너지는 2017년 방성용 대표가 설립했다. 그는 현대자동차와 LG전자, 애플과 테슬라 등에서 20년간 2차전지와 전기차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그리너지의 주요 시장은 유럽과 북미 지역이다. 그리너지가 가진 기술력은 특히 기온이 낮은 북유럽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건설장비업체 스타드(STAAD)로부터 5년간 240억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글로벌 완성차·전기차업체를 비롯해 철도·중장비업체들과 공동으로 연구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핀란드에선 차세대 노면전차(트램) 개발사업에 참여해 내년부터 LTO배터리를 시범 공급할 예정이다.

그리너지 생산공장의 모습.[사진=그리너지]
그리너지 생산공장의 모습.[사진=그리너지]

LTO배터리는 현재 양산되는 2차 전지 가운데 가장 첨단 기술력이 적용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저온에선 충·방전이 잘 안되고 급격한 온도 상승에 폭발하는 등의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됐다.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LTO배터리는 영하 30도에서도 충전이 가능하고 400도 이하의 온도에서는 불이 나지 않고 동시에 출력 성능은 3배 강해졌다. 충전시간은 10분의 1로 짧아졌으며 배터리 수명은 7배 길어졌다. 고위도·적도 등 극한 기후 지역이나 빠른 충전·고출력이 필요한 모빌리티 등의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그리너지는 또한 세계 최대 LTO배터리업체인 일본 도시바도 양산하지 못하는 파우치형LTO배터리도 만들어내는 성과도 냈다. 그리너지는 LTO배터리 기술과 관련, 국내 특허 13개, 국제 특허 9개를 가지고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에서 이미 124억원(시리즈A)을 투자 유치하기도 했다.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IB) 등 해외 자본도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방성용 대표는 "그리너지가 만드는 LTO 배터리는 내구성이 특화돼 있는 만큼 북유럽 등 혹한기 기후 국가에 진출하는 것이 필연적"이라며 "LTO 배터리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비효율성을 극복해보자는 생각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 에스엠랩, 세계 첫 망간·니켈 단결정 양극재 개발로 주목

에스엠랩 본사 전경.[사진=에스엠랩]
에스엠랩 본사 전경.[사진=에스엠랩]

에스엠랩은 2018년 7월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가 설립한 교원 창업 기업이다. 조 교수는 2017년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양산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하는 등 관련분야에서 저명한 학자로 이름을 알렸다.

하이니켈 원천기술을 토대로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망간과 니켈로만 구성된 단결정 양극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단결정 양극재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쓰이는 LFP 양극재에 비해 에너지 효율과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4월 글로벌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과 LNO(니켈·리튬)·LMR(니켈·망간) 소재 2개의 공동개발 계약 체결한 것이다.

지난해 7월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15분만에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며 다시금 주목받았따. 기존에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에 급속충전을 반복하면 양극과 음극에서 부반응이 일어나 수명이 저하된다. 에스엠랩에서 개발한 급속충전 기술은 음극에 흑연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양극 소재의 형성과 표면구조를 변화시켜 고속충전 특성을 개선했다. 양극 소재는 니켈 97%에 코발트 2% 미만인 단결정 소재(NiCoAlMn)다.

조재필 에스앰랩 대표.[사진=에스엠랩]
조재필 에스앰랩 대표.[사진=에스엠랩]

에스엠랩은 2021년까지 누적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 2021년 말에는 산업은행·KT&G 등이 포함된 투자단으로부터 450억원을 투자받으며 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높은 평가를 받은 에스엠랩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모집을 꾀했다. 그러나 최근 높아진 금리와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상장은 다음기회로 미루게 됐다. VC업계에서는 향후 에스엠랩이 상장에 성공한다면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2차전지가 배터리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장 매출 등의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과 해외시장 진출이 이어지면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